- 우리말 살려쓰기

파란놀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6.3.25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정적 靜寂
정적에 잠긴 산속 → 고요에 잠긴 산속
정적을 깨뜨리다 → 고요를 깨뜨리다
정적이 감돌다 → 고요가 감돌다
정적이 흘렀다 → 고요가 흘렀다
‘정적(靜寂)’은 “고요하여 괴괴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 ‘고요하다’는 “조용하고 잠잠하다”를 뜻한다 하고, ‘괴괴하다’는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고요하다”를 뜻한다 해요. ‘조용하다’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고요하다”를 뜻한다 하고, ‘잠잠(潛潛)하다’는 “분위기나 활동 따위가 소란하지 않고 조용하다”를 뜻한다 합니다. 그러니까 ‘정적 = 고요 + 고요’인 꼴이고, ‘고요 = 조용 + 잠잠’인 꼴이며, ‘고요 = 조용 + 조용’이 되는데, ‘조용 = 고요’입니다. 뜻풀이가 없이 돌림풀이일 뿐입니다.
‘조용하다’고 할 적에는 소리가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말하렴”처럼 쓰기도 해요. 이와 달리 “고요히 말하렴”처럼 쓰지 못합니다. ‘조용’이라는 한국말은 소리가 매우 낮고 몸짓도 아주 느린 느낌을 나타낸다면, ‘고요’라는 한국말은 소리도 몸짓도 아무것도 없이 멎었다고 할 만한 느낌을 나타냅니다. 2016.3.25.쇠.ㅅㄴㄹ
정적만이 감돌던 밤하늘
→ 고요만이 감돌던 밤하늘
→ 아뭇소리 없던 밤하늘
→ 죽음만이 감돌던 밤하늘
→ 모두 죽은 듯한 밤하늘
《히로세 다카시/육후연 옮김-체르노빌의 아이들》(프로메테우스출판사,2006) 10쪽
고요한 아침시간. 바다는 정적에 싸여 있다
→ 고요한 아침. 바다는 고요에 싸였다
→ 고요한 아침. 바다는 그저 고요하다
→ 고요한 아침. 바다도 고요할 뿐이다
→ 고요한 아침. 바다는 아무 소리도 몸짓도 없다
《고형렬-은빛 물고기》(최측의농간,2016) 188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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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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