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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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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도 익혀야지

 (249) 직무를 수행하다


그는 불가사의한 직무를 수행한다

《슈마허/이덕임 옮김-자발적 가난》(그물코,2003) 116쪽


 직무를 수행한다

→ 일을 한다

→ 일을 맡는다

→ 맡은 일을 한다

→ 일한다

 …



  손쉽게 할 수 있는 말은 손쉽게 하면 됩니다. 손쉽게 할 수 있는 말을 어렵게 한다면, 말이 꼬이고 괴롭습니다. 보기글에 나오는 “직무를 수행한다”를 생각합니다. ‘직무(職務)’를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직책이나 직업상에서 책임을 지고 담당하여 맡은 사무. ‘맡은 일’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수행(遂行)’은 “생각하거나 계획한 대로 일을 해냄”으로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맡은 일을 해내다”로 고쳐써야 올바르다는 뜻입니다.


  이 보기글은 “그는 불가사의한 일을 한다”처럼 고쳐써야 알맞습니다. 그런데, ‘불가사의’도 여러모로 ‘알 수 없는’ 낱말입니다. 이러한 한자말은 왜 써야 할까 궁금합니다. 이러한 한자말을 써야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만할까요? 이 한자말까지 손질하면 “그는 알 수 없는 일을 한다”나 “그는 알지도 못하는 일을 한다”가 됩니다. 그러니까, ‘아리송한’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면서 무턱대고’ 일을 하는지, 뚜렷하게 밝힐 수 있도록 글을 써야 할 노릇입니다. 4337.6.19.흙/4348.2.12.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는 알쏭달쏭한 일을 한다

그는 알지도 못하는 일을 한다


‘불가사의(不可思議)한’은 ‘아리송한’이나 ‘알쏭달쏭한’이나 ‘알지 못하는’이나 ‘알 수 없는’으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266) 우려가 있다


자기의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책을 고르고, 한 책에서 다른 한 책으로 읽어내려가면서 자기의 요구를 채워가는 것도 그것은 그것으로 훌륭하게 교양의 역할을 다하는 독서임에는 틀림없겠으나, 그것으로는 통일된 독서가 저해될 우려가 있다

《김규동-독서법》(한일출판사,1961) 30쪽


 우려가 있다

→ 걱정이 된다

→ 걱정스럽다

→ 근심스럽다

 …



  ‘우려(憂慮)’는 한국말이 아닙니다. 이 한자말은 “근심하거나 걱정함”을 뜻합니다. 한국말은 ‘근심’이나 ‘걱정’입니다. ‘워리(worry)’는 영어입니다. ‘돈 워리 비 해피’라고 하는 노래가 아무리 한국에 널리 퍼져서 여러 사람이 부른다 하더라도 ‘워리’는 한국말이 아닌 영어입니다. 한문으로 문학을 하거나 책을 쓴 사람이 꽤 많았다 하더라도 훨씬 많은 여느 한국사람은 ‘여느 수수한 한국말’인 ‘근심’과 ‘걱정’이라는 낱말을 훨씬 오랫동안 썼어요.


  이 보기글에서는 “우려가 있다”를 “걱정스럽다”나 “근심스럽다”로 고쳐쓰기만 해도 될 테지만, 1960년대에 나온 책에 적힌 글투를 살피면, 일본책에 나온 일본 글투를 그대로 ‘한글로만 바꾼’ 티가 뚜렷합니다. 여러모로 많이 손질해야 합니다. “우려가 있다” 같은 글투는 바로 일본 글투요, 이러한 일본 글투가 한국말에 스며들면서 한국말이 엉터리가 되기 일쑤입니다.


  “저해될 우려가 있다”까지 헤아린다면 “가로막힐까 걱정스럽다”나 “어긋날까 근심스럽다”나 “가로막힐 듯하다”나 “어긋나지 싶다”로 손볼 만합니다. “통일된 독서가 저해될 우려가 있다”까지 살핀다면 “한결같은 책읽기가 가로막힐까 걱정스럽다”라든지 “책읽기를 오롯이 못할까 근심스럽다”라든지 “책읽기를 제대로 못할 수 있다”로 손질할 만해요. 4337.7.3.흙/4348.2.12.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제 길을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책을 고르고, 한 책에서 다른 한 책으로 읽어내려 가면서 제 뜻을 채우는 일도, 이로써 훌륭하게 마음을 살찌우는 노릇을 하는 책읽기일 터이나, 이렇게 해서는 책읽기를 제대로 못할 수 있다


“자기(自己)의 목표(目標)를 염두(念頭)에 두고”는 “제 길을 생각하면서”나 “내 뜻을 헤아리면서”나 “내 꿈을 살피면서”로 손보고, “자기(自己)의 요구(要求)를 채워가는 것도”는 “제 뜻을 채우는 일도”나 “내 바람을 채워도”로 손보며, “그것은 그것으로 훌륭하게 교양(敎養)의 역할(役割)을 다하는”은 “이로써 훌륭하게 마음을 살찌우는”으로 손봅니다. “독서(讀書)임에는 틀림없겠으나”는 “책읽기일 터이나”나 “책읽기가 될 터이나”나 “틀림없이 (어떠한) 책읽기일 터이나”로 손질하고, ‘그것으로는’은 ‘이렇게 해서는’으로 손질하며, “통일(統一)된 독서(讀書)가 저해(沮害)될”은 “책읽기를 제대로 못할”이나 “책읽기를 오롯이 못할”로 손질합니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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