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입장 立場

 입장 표명 → 생각 밝힘 / 생각 밝히기 / 어찌할는지 말함

 입장이 난처하다 → 내가 어렵다 / 내 자리가 힘들다

 입장을 밝히다 → 생각을 밝히다 / 뜻을 밝히다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생각을 또렷이 했다 / 뜻을 또렷이 했다

  ‘입장(立場)’은 “당면하고 있는 상황. ‘처지(處地)’로 순화”를 뜻한다고 합니다. ‘당면(當面)’은 “바로 눈앞에 당함”을 뜻하고, ‘당(當)하다’는 “2. 어떤 때나 형편에 이르거나 처하다”를 뜻하며, ‘상황(狀況)’은 “일이 되어 가는 과정이나 형편”을 뜻하고, ‘처지(處地)’는 “처하여 있는 사정이나 형편”을 뜻하며, ‘처(處)하다’는 “어떤 형편이나 처지에 놓이다”를 뜻한다고 해요. 이리하여 ‘입장 = 당면한 상황 = 눈앞에 당한 형편 = 눈앞에 처한 형편/눈앞에 일이 되는 형편 형편 = 눈앞 어떤 형편이나 처지에 있는 형편’ 꼴이 되어요. 더군다나 ‘처지 = 처한 형편’이라 하는데 ‘처하다 = 처지에 놓이다’로 풀이하는 한국말사전이기 때문에, 이모저모 도무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아주 흔히 쓴다는 한자말 가운데 하나인 ‘입장’이라서 ‘처지’로 고쳐써야 한다고 말하곤 하는데, ‘입장·처지’를 한자로 풀면 “선 자리·놓인 곳”입니다. 그러니까 “입장이 난처하다”고 할 적에는 “선 자리가 어렵다(난처하다)”는 뜻이고, 이는 “내가 있는 자리가 어렵다”는 소리예요.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할 적에는 “선 자리를 또렷하게 한다”는 뜻인데, 이는 “내 뜻·내 생각·내 마음”을 또렷하게 한다는 소리입니다. 2016.4.14.나무.ㅅㄴㄹ

자신의 입장을 지키려는

→ 제 뜻을 지키려는

→ 제 생각을 지키려는

→ 제 믿음을 지키려는

→ 제 자리를 지키려는

《채희석-참된 삶을 위하여》(현장문학사,1989) 18쪽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자주 보이게 된다

→ 정부를 비판하는 자리에 자주 선다

→ 정부 비판을 자주 한다

→ 정부를 비판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나카야마 시게루/오동훈 옮김-전후 일본의 과학기술》(소화,1998) 16쪽

에코페미니즘의 입장에서

→ 환경과 여성을 생각하는 자리에서

→ 환경과 여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 환경과 여성을 함께 생각하면서

→ 환경과 여성을 헤아리는 눈길로

→ 환경과 여성을 걱정하면서

→ 환경을 생각하는 여성주의 테두리에서

→ 환경을 생각하는 여성주의라는 눈으로

《꿈꾸는 지렁이들》(환경과생명,2003) 48쪽

다른 세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세대가 선 자리에서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세대는 어떻게 느끼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세대는 어떠할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세대라면 어떠할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세대 눈으로는 어떠할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세대 마음으로는 어떠할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사람들은 어찌 받아들일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사람들이라면 어떠할는지도 생각해 보라

→ 다른 사람들이라면 어찌 볼는지도 생각해 보라

《글 그래도 쓴다》(조선일보사,2005) 183쪽

아이 입장에서는

→ 아이가 보기에는

→ 아이가 생각하기에는

→ 아이가 느끼기에는

→ 아이 생각에는

→ 아이 눈길에는

→ 아이로서는

→ 아이는

《이경수-가슴으로 크는 아이들》(푸르메,2006) 19쪽

엄마 입장에서보다는

→ 엄마 눈높이에서보다는

→ 엄마 자리에서보다는

→ 엄마 생각에서보다는

→ 엄마 마음에서보다는

《노경실-엄마 친구 아들》(어린이작가정신,2008) 머리말

먼저 친구 입장을 생각해 보렴

→ 먼저 친구 마음을 생각해 보렴

→ 먼저 동무 자리에서 생각해 보렴

→ 먼저 동무 마음으로 생각해 보렴

《김둘-다람쥐 해돌이, 잘 먹고 잘 노기》(자연과생태,2015) 58쪽

나 자신의 입장으로 돌아와 보지요

→ 내가 있는 자리로 돌아와 보지요

→ 내가 선 자리로 돌아와 보지요

→ 내 자리로 돌아와 보지요

《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야생의 실천》(문학동네,2015) 189쪽

이 책은 바로 그런 입장에서 쓴 하나의 결과물이다

→ 이 책은 바로 그런 자리에서 쓴 한 가지 열매이다

→ 이 책은 바로 그런 생각에서 쓴 열매이다

→ 이 책은 바로 그런 뜻으로 썼다

《이즈미다 료스케/이수형 옮김-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미래의창,2015) 10쪽

찬성 입장으로 돌변하면서부터

→ 찬성 쪽으로 갑자기 바뀌면서부터

→ 찬성으로 갑자기 돌아서면서부터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37쪽

끝내는 손님의 입장에 서 버린다

→ 끝내는 손님 자리에 서 버린다

→ 끝내는 손님과 같은 자리에 서 버린다

《권혁웅-외롭지 않은 말》(마음산책,2016) 1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