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말 살려쓰기

파란놀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7.9.22
알량한 말 바로잡기
여정 旅程
여정을 기록하다 → 여행길을 기록하다 / 마실길을 적다
1박 2일의 짧은 여정을 마치다 → 하룻밤 묵는 짧은 나들이를 마치다
고달픈 여정이었다 → 고달픈 나들이였다
‘여정(旅程)’은 “여행의 과정이나 일정”을 뜻하고, “≒ 객정(客程)”처럼 비슷한말이 있다고 해요. ‘여행(旅行)’은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 하니 “가는 일 = 여행”이요, “여정 = 가는 동안이나 가는 동안 하는 일”을 나타낸다고 할 만합니다. 더 살피면 ‘旅’는 ‘나그네’를 뜻하는 한자이고, ‘程’은 ‘길’을 뜻하는 한자예요. 한자 뜻새김으로 ‘旅程 = 나그넷길’입니다. 뜻새김대로 ‘나그넷길’이라 할 수 있고, ‘마실길·나들잇길’ 같은 말마디를 써 볼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여정’이 여덟 가지 나옵니다만 모두 털어내어도 되지 싶습니다. 2017.9.22.쇠.ㅅㄴㄹ
여정(女情) : 여자의 정. 또는 여자의 정욕
여정(旅情) : 여행할 때 느끼게 되는 외로움이나 시름 따위의 감정 ≒ 여심(旅心)
여정(餘丁) : [역사] 1. 조선 시대에, 보충대의 강서(講書) 시험에서 낙방한 사람 2. = 봉족(奉足)
여정(餘情) : 마음속 깊이 아직 남아 있는 정이나 생각
여정(餘?) : 1. 아직 술이 덜 깬 상태 2. [북한어] 술탈로 인한 여독(餘毒)
여정(勵正) : [역사] 조선 시대에 둔, 토관의 정칠품 무관 벼슬
여정(勵精) : 마음을 가다듬고 성의껏 힘씀
여정(輿丁) : 가마를 메는 사람
사진은 결정적인 한 컷을 얻어내기 위한 긴 여정이다
→ 사진은 바로 그 한 장을 얻어내려는 긴 마실이다
→ 사진은 바로 그 한 장을 얻어내려는 긴 나그넷길이다
《조세현의 얼굴》(조세현, 앨리스, 2009) 96쪽
자신의 영적 여정을 존중하다 보면 주위 사람에게도 그런 일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거예요
→ 내 넋이 가는 길을 섬기다 보면 둘레 사람한테도 그런 일이 나란히 생겨요
→ 우리 넋이 흐르는 길을 고이 여기다 보면 곁사람한테도 그런 일이 함께 생겨요
→ 우리 넋마실을 곱게 아끼다 보면 곁사람한테도 그런 일이 같이 생겨요
《집으로 가는 길》(리 캐롤/오진영 옮김, 샨티,2014) 66쪽
어떤 길을 고르든 이 여정은 대단히 험난한 도전이다
→ 어떤 길을 고르든 이 길은 대단히 힘겨운 도전이다
→ 어떤 길을 고르든 이 마실길은 대단히 힘겹다
《문버드》(필립 후즈/김명남 옮김, 돌베개,2015) 57쪽
시 한 편 가슴에 품고 걸었던 여정을 마치고 보니
→ 시 한 편 가슴에 품고 걸었던 길을 마치고 보니
→ 시 한 편 가슴에 품고 걸었던 나들이를 마치고 보니
→ 시 한 편 가슴에 품고 걸었던 마실을 마치고 보니
《시인의 마을》(박수미, 자연과생태, 2017) 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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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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