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우리말

 

들어가면 안
돼요

안심이 되는구나

 

어지간해서는 모음 'ㅚ'와 'ㅙ'를 소리만 듣고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자로 적을 때에도 'ㅚ'와 'ㅙ'를 혼동하는 일이
잦습니다. 'ㅚ'와 'ㅙ'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되다'의 활용형

 

아래
문장에서는 '되요'가 맞을까요, '돼요'가 맞을까요?

 

이곳은 위험하니 들어가면 안 되요/돼요.

 

'돼'는 '되어'가 줄어든 것입니다. '하여'를 '해'로 줄여 쓸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돼'를 본말인 '되어'로 되돌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되어'로 고쳐 적을 수 있다면 '돼'를 쓰고, '되어'로 고쳐
적을 수 없다면 '돼'를 쓸 수 없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위 문장에서는 '되어요'로
고쳐 적을 수 있으니까 '돼요'가 맞습니다. 한번 다른 문제도 풀어 볼까요?

 

① 소년은 어른이 되면/돼면 엄마를 찾으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② 그 말을 들으니 이제 안심이 되는구나/돼는구나.

③ 이러다간 내 꿈이 물거품으로 되/돼 버릴지도 모른다.

④ 마음속으로 무척 걱정이 됬다/됐다.

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돼라.

⑥ 어머니는 착한 사람이 되라고/돼라고 말씀하셨다.

⑦ 여기 있으면 안 되/돼.

 

①, ②에서는 '*되어면, *되어는구나'로 고쳐 적을 수 없으므로 '되면,
되는구나'가 맞습니다. ③, ④에서는 '되어, 되었다'로 고쳐 적어도 뜻이 달라지지 않으므로 '돼, 됐다'가 맞습니다. ⑤에서도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로 고쳐 적을 수 있으니까 '돼라'가 정답입니다. 그럼
⑥에서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이 문장에서는 '*착한 사람이
되어라고 말씀하셨다'로 고쳐 적을 수 없으므로 '되라고'로 적어야 합니다.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⑤에서는 '되-'에 어미 '-어라'가 쓰였고, ⑥에서는 '-라고'가 쓰인 것이라는 차이가 있는 것이지요. 즉, '되-' 뒤에 '어'가 뒤이어 나올 때에만 '돼'로
줄여 쓸 수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⑦에서처럼
문장 끝에 쓸 때는 '돼'만 가능합니다. '*여기 있으면 안 되어.'가 어색한 것은 언중들이 준말 형태만
택해 쓰다 보니 그러한 것이고, 문법적으로 보면 '되어'가 줄어든 것이므로 '돼'로
적어야 합니다. '*여기서 뭐 하여?'라고 말하진 않지만 '*여기서 뭐 하?'라고 하지 않고
'여기서 뭐 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되다'뿐만 아니라 '괴다, 꾀다, 뇌다, 뙤다, 뫼다, 뵈다, 쇠다, 쐬다, 아뢰다, 외다, 죄다, 쬐다' 등과 같이 어간이 'ㅚ'로 끝나는 말들의 활용형 표기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철수 씨, 그럼 내일 봬요뵈어요.

명절은 잘 쇘니쇠었니?

근교로 나가서 바람 좀 쐐라쐬어라.

살이 쪘는지 바지가 너무 좨서죄어서 불편하다.

추울 텐데 이리 와서 불 좀 쫴쬐어.

 

-출처 : 국립국어원 소식지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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