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기억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다. 특히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갓 PC 통신을 접하던 기억이다.

지금이야 우리나라 어디를 가든지 인터넷이 안되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예전에는 인터넷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드물었다. 컴퓨터 자체도 지금처럼 1인 1PC를 소유하지 못한 시절이었으니까.

그러던 어느날 사촌집에 갔는데 PC통신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가히 혁명적이었다. 

컴퓨터를 가지고 통신을 한다니 뭔가 신세계가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지금 보면 웃음칠 일이지만 정말 그때는 그랬다. 그게 불과 한 15년도 안되는 때의 일이었다. 지금생각하면 IT 기술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것 같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가자면 그날 사촌집에서 PC통신을 접하고나서 집에 가자마자 엄마에게  우리도 PC통신 하게 해달라고 떼를 쓰며 조르던 기억이 난다. 결국은 막둥이의 성화에 엄마는 졌다. 

야호! 나도 PC 통신을 하는구나~ 하며 방방뛰었다. 지금이야 인터넷 회사에 일정 금액을 내면 무제한으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지만 당시에는 모뎀이라는 기기를 통해 전화선과 연결해야 통신이 가능했다. 그리고 통신회사에 내는 요금과는 별개로 전화를 걸어서 하는 방식이라 사용한 만큼 나오기 때문에 그리 오랜 시간을 하지는 못했다. 01421, 01420 등의 번호로 접속을 하여 PC통신을 할 수 있었는데 이 때 요금이 시외요금으로 나와서 정말 후덜덜 했다. (나중에는 지역 통신번호가 있어서 다행히 시내요금으로 적용됐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요금이었다.) #참고로난 천리안을 사용했다. ㅎㅎ 나우누리, 하이텔도 있었지!

PC통신을 접속할 때 삐삐삐~ 나는 접속음은 뭔가 시끄럽지만 정겨웠다. ㅎㅎ PC통신 하는 동안은 전화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한국통신에 전화번호를 두개 신청하면 상관없지만 우리집은 하나만 사용했기 때문에) 주로 밤시간을 이용해야했다. 지금처럼 웹화면 방식이 아니라 그냥 파란화면에 글자만 나오는 수준이었지만 (지금 아이들이 보면 유물 처다보는 것 같겠다.ㅋㅋㅋ) 그때만 해도 얼마나 즐겁던지...

한번은 천리안에 있는 당구게임에 빠져서 몇시간 동안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다음달 전화비가 20만원이 넘게 나와서 엄마한테 죽도록 혼났던 기억이 난다.(지금 20만원도 큰 금액인데 그당시를 생각하면 정말 미친 짓을 한거다;;;) 이 후로는 통신게임은 안했다. 그리고 한번은 채팅이라는 것에 맛이 들어서 밤이면 밤마다 채팅방을 들락날락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야 수많은 채팅들이 변질되어있지만 정말 그 당시에는 순수하게 대화를 나눴던 때였다. 그 때 알게된 친구와 아직까지 연락도하니 말이다. 이런 유행에 맞춰서 아마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영화 '접속'이라는 것도 개봉했던걸로 기억난다. 음악도 아직 귓가에 맴돈다. 

통신이 많이 발달하여 언제든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시절이 왔지만 그 만큼 정보량도 많아서 너무 머리가 아픈 것 같다. 조금은 아니 많이 느렸지만 삐삐삐~ 하는 PC통신 접속 소리와 순수했던 통신문화가 있던 그 시절이 그립다. (정말 순수했었는데... ㅋㅋㅋ) 

*뭔가 더 끄적대고 싶지만 머리에 혼선이 일어나서 못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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