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지기
  1. ♡ 주역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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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震)은 형(亨)하니 진래(震來)에 혁혁()이면 소언(笑言)이 액액(啞啞)이리니 진경백리(震驚百里)에 불상비창(不喪匕?)*하나니라(진은 형통하니 우레가 옴에 두려워하면 웃음소리 껄껄거릴 것이니 우레가 백리를 놀라게 함에 종묘사직 제사 임무를 잃지 않는다).

*비(匕)는 제사 지낼 때 솥에서 삶은 제물을 꺼내는 수저이고, 창(?)은 제사 지낼 때 쓰는 술잔이다. 직역하면 우레소리가 천지를 진동해도 수저와 술잔은 떨어뜨리지 말라는 뜻이요, 의역하면 시절이 어수선해도 자기 자리와 본분은 잃지 말라는 뜻이다.

 

(初九) 진래혁혁(震來)이라야 後에 소언액액(笑言啞啞)이리니 길(吉)하니라(우레가 옴에 두려워해야 뒤에 웃음소리 껄껄거릴 것이니 길하다).

(六二) 진래려(震來?)라 억상패(億喪貝)하여 제우구릉(?于九陵)이니 물축(勿逐)하여도 칠일득(七日得)하리라(우레가 옴에 위태롭게 여김이다. 헤아려보니 재물을 잃을 것 같아 구릉에 올라감이니 좇지 않아도 이레 만에 얻을 것이다).

(六三) 진소소(震蘇蘇)니 진행(震行)하면 무생(无?)하리라(우레에 두려워 불안하니 두려워하면서 나아가면 재앙이 없을 것이다).

(九四) 진(震)이 수니(遂泥)라(우레가 마침내 진흙이다).

(六五) 진(震)이 왕래(往來) 려(?)하니 억(億)하여 무상유사(无喪有事)니라(우레가 가고 옴에 위태롭게 여기니, 헤아려 가지고 있는 일을 잃지 않는다).

(上六) 진(震)이 삭삭(索索)하여 시(視)가 확확(??)이니 정(征)이면 흉(凶)하니 진불우기궁(震不于其躬)이오 우기린(于其隣)이면 무구(无咎)리니 혼구(婚)는 유언(有言)이리라(우레 흩어짐에 두리번거리며 본다. 가면 흉하니 두려움이 그 몸에 있지 않고 그 이웃에 있으면 허물이 없을 것이니 혼인은 말이 있을 것이다).

 

진괘(震卦)는 쉰한 번째 괘로서 위도 우레 아래도 우레이다(重雷震). 진(震)은 '우레', '움직임', '장자(長子)'의 이미지를 가진다. 우레는 고대인들에게 자연현상 중 '두려움', '공포'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진괘는 이러한 이미지들도 가진다. 번개의 번쩍임 후에 엄습해오는 우레소리는 그들을 전율케 했다. 공포로 인해 인간은 자신 밖 신(神)의 존재를 믿고 의지하기도 한다. 그런데 '주역'을 만든 이는 오히려 이 공포를 안으로 돌려 자기반성의 계기로 승화시켰다. 이 진괘의 '상전(象傳)'에 '두려워하며 닦고 반성한다(恐懼修省)'함이 그것이다. 그런데 정괘(鼎卦) 다음에 왜 이 진괘(震卦)인가?

 

혁명의 대업을 완성하여 안정시킨 단계인 정괘 후 창업자는 이것을 언제까지라도 이어갈 수 있을 수성(守成)의 후계자를 바란다. 진시황(秦始皇)을 비롯하여 오늘날의 권력자나 기업의 창업자에 이르기까지 후계자로서 오로지 자신의 자식임을 바라는 이들이 있다. 그 능력과 자질을 고려하기보다는…. 그래서 국가권력과 기업경영권 승계를 위하여 온갖 비난을 무릅쓰는 피눈물나는 부모의 정을 보인다.

 

진괘(震卦)는 이에 대해 후계자의 능력과 자질 중 중요한 조건 하나를 말한다. 그것은 이 험난한 세상의 '두려움'이라는 '위기'에 대처하고 관리하는 능력과 자질이다. 이에 정괘(鼎卦) 다음 '두려움'과 더불어 후계자로서의 '장자'의 의미를 지닌 진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핏줄로서의 '장자'가 아니라 위기대처능력을 지닌 후계자를 말한다. 그래서 유가(儒家)에서는 자식이 아니면서도 진정한 후계자의 자질을 지닌 이에게 권좌를 물려준 요(堯)와 순(舜)을 이상적 지도자로 여긴다. 물론 오늘날 민주국가에서는 이 점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권리가 국민에게 있지만.

 

초구는 우레로 상징되는 위기가 엄습해 온다. 해이해진 마음을 수습하여 경거망동하지 않고 대처하여야(震來) 전화위복으로 웃을 수 있는 결과가 온다(笑言啞啞,吉). 육이는 위기가 옴에 삼가 조심하는 마음을 가진다(震來?). 경제적 손실이 올 수도 있는 위기를 감지하고(億喪貝) 높은 곳으로 피하듯 미리 대책을 세운다(?于九陵).

 

육삼에서도 그러한 위기에 두려워하듯 조심하면 재앙이 없다(震行无?). 구사는 위기에 나약한 마음을 가진 후계자를 경계함이다(震遂泥). 육오는 위기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지키는 후계자이다(億无喪有事). 상육은 위기가 비록 당장은 자신에게 오지 않고 이웃에 있지만 그것을 자신의 교훈으로 삼을 줄 알아야 바른 후계자임을 말한다(震不于其躬,于其隣,无咎).

 

정해왕 부산대 철학과 교수

 

*출처 : (51) 진괘(震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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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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