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사성어

사랑지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2.11
한단의 걸음걸이라는 말로, 자기 분수를 모르고 남을 흉내내다가 제 것마저 잃어버리는 경우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우리 속담과 뜻이 같다.
『장자』 「추수((秋水)」 편에 나오는 말이다.
조나라의 대표적인 논리학자 공손룡(公孫龍)은 자신의 학문과 변론이 천하제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장자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의 변론과 지혜가 그에게 미치지 못하는지 아니면 그보다 나은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위(魏)나라의 공자 위모(魏牟)에게 장자의 도를 알고 싶다고 했다.
위모는 안석(安席)에 기댄 채 한숨을 쉬고는 하늘을 우러러 웃으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바깥세상을 볼 수 없듯이, 가느다란 대롱 구멍으로 하늘을 보고 송곳을 땅에 꽂아 그 깊이를 재는 꼴이라며 비웃었다.
그러고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는 저 수릉(壽陵)의 젊은이가 조나라 서울 한단에 가서 그곳 걸음걸이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가? 그는 그 나라 걸음걸이를 배우기도 전에 옛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려 기어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 지금 자네도 장자에 이끌려 여기를 떠나지 않고 있다가는 그것을 배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네 본래의 지혜를 잊어버리고 자네 일마저 잃게 될 걸세.”
공손룡은 그곳에서 도망치듯 달아났다. 자질구레한 분석에 몰두하다가 장자 앞에서 조롱당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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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