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지기
  1. ♡ 고사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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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한 번 들고 발을 한 번 옮긴다.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로 일거일동(一擧一動)과 같다.

 

한유는 중당의 대유학자요 문장가이며 고문운동의 지도자로서, 자는 퇴지(退之)이며 벼슬이 이부시랑에 이를 만큼 관계(官界)에도 발을 깊숙이 들여놓았던 인물이다. 그는 산문가답게 시를 산문화했고, 비정상적인 장법(章法)과 운법(韻法)에 능했으며, 기괴한 글자나 편벽된 글자도 마다하지 않는 이단자였다.

 

그의 시는 웅혼(雄渾)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인데, 그가 철저한 유가 옹호론자였다는 데서 그의 작품이 탄생된 것으로 보인다. 현존하는 402수에는 전쟁이나 정치 문제를 다룬 것도 있고, 자기 처지를 비감 어린 필치로 묘사한 것도 있으며, 산수 자연을 아름답게 형상화한 것도 적지 않다.

 

한유의 글 가운데 「과거에 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글(應科目時與人書)」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것은 한유가 관직에 오르기 전에 이부(吏部) 시험에 거듭 두 번이나 떨어지고 나서 한 고위 관리에게 보낸 편지다.

 

이 편지에 ‘일거수일투족’이라는 말이 나온다.

“큰 바다와 강가에는 괴물이 있습니다. 그것은 흔히 보는 고기나 조개와는 다릅니다. 그것이 물을 얻으면 비바람을 일으키며 하늘을 오르내리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물을 얻기 전에는 그런 힘을 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물과의 거리는 겨우 한 발, 두 발, 한 자 한 치 사이밖에 안 됩니다. 높은 산과 언덕이 가로막고 있는 것도 아니고 넓은 길과 험한 곳이 가로놓여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른땅에 있으면서 제 힘으로 물에까지 가지 못한다면 수달피의 웃음거리가 되기 쉽습니다. 만일 힘이 있는 사림이 그 딱한 모습을 가엽게 여겨 물까지 끌어다줄 생각을 한다면 아마 손 한 번 들고 발 한 번 옮겨놓는 수고만 하면 될 것입니다(蓋一擧手一投足之勞也).”

 

그는 이 편지로 은근히 자기를 밀어주기 바라는 뜻을 전했다. 물론 여기서 한유가 말하는 ‘일거수일투족’은 더욱 쉬운 일을 뜻하는 말로 오늘날의 뜻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사성어 역사문화사전

김원중 편저
글항아리 | 2014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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