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스턴에서 헤지펀드 분석가로 일하던 인도계 미국인 살만 칸은 2000년대 중반 멀리 뉴올리언스에 살고 있던 사촌동생에게 수학을 가르쳐주기 위해 인터넷 과외를 시작했다. 그런데 서로 시간 맞추기가 어렵고, 다른 사촌들의 요청도 있어 2년 뒤엔 강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놓고, 사촌동생들이 편할 때 보게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동영상을 접한 일반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세계 최대 무료교육 플랫폼 '칸아카데미'(www.khanacademy.org)는 그렇게 탄생했다. 수학, 자연과학, 경제학, 인문학, 컴퓨터공학 등 분야별로 15분 안팎의 짜임새 있는 강의 동영상 4300여개를 제공하는 '칸아카데미'는 구독자가 100만명이 넘고, 미국에서만 2만여개 학급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교육의 미래를 보았다"고 극찬하는 등 유명인사들이 동참 의사를 밝히며 거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연습문제 제공, 학습목표 설정, 학습시간과 성취도를 담은 그래픽 차트 등을 통해 학습 의욕을 자극한다. 일부 콘텐츠는 한국어를 비롯한 23개국 언어로 자막이 제공된다.

중고생이 이끄는 '오픈놀리지'

지난 5월 청심국제중·고교 학생 몇은 '칸아카데미'에서 영감을 얻어 '대한민국을 밝히는 지식플랫폼'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오픈놀리지'(openowledge.com)를 열었다. 중고생들이 비영리 교육법인을 세우고 지식나눔의 주체로 나섰다는 점이 특이한데, 2~3명씩 팀을 이뤄 칸아카데미 강연을 번역하거나 자체 동영상 강의를 제작해 사이트에 올린다.

고교생이 하는 강의라지만 신경생물학, 서양철학, 미적분학, 세계 경제위기 등 만만치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칸아카데미의 미시경제, 세계사 분야 30여개 강좌도 번역해 한글 자막을 입혀놓았다. 이 학교 교사들이 만든 '10대들을 위한 5분 경제학', '고교수학' 등의 강의 시리즈도 게시돼 있다.

짧은 시간, 값진 힐링 경험 '세바시'

2011년부터 시작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www.cbs.co.kr/tv/pgm/cbs15min)은 온·오프라인 방송과 지식공유가 결합된 독특한 모델이다. <기독교방송>(CBS) 주관으로 매달 격주 월요일 서울 목동 케이티체임버홀에서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연사로 나와 강연을 하고, 강연 동영상은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통해 일반인과도 공유한다.

소설가 김영하, 음악감독 서희태, 탤런트 명로진, 재즈보컬리스트 말로 등 전문가·유명인은 물론 희귀병 아이를 둔 아빠 등 평범한 사람들도 연사로 참여해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