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 스토리

사랑지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6.8.5
한비자(韓非子)가 한나라의 재상이 된 지 10년이 될 즈음 한나라의 귀족 가운데 법에 걸려 죽은 자가 많아 온전한 집안이 거의 없었다. 빈자리가 많이 나온 이유다.
왕이 재상 공숙(公叔)에게 물었다.
“과인이 인재를 등용코자 해도 이 나라 군신들은 모두 주요 관직을 맡기에 부족하니 어찌하면 좋겠소?”
공숙이 대답했다.
“대왕은 나무 심는 일을 아시는지요? 신의 집은 도성의 동쪽 교외에 있는데 대대로 나무 심는 일을 업으로 해왔습니다. 재목이 될 만한 나무를 들면 소나와 녹나무, 전나무, 측백나무는 기둥이나 들보로 쓸 만합니다. 심은 지 30년 내지 50년이 되어야 합니다. 그 아래로는 관음버들과 후박나무 등이 있습니다. 심으면 곧바로 자라나지만 땔감에 불과합니다. (중략)
저는 이들 나무를 모두 심어 그 이익을 모두 차지하는 까닭에 한나라에서 갑부에 속합니다. 제 이웃의 가난한 노인은 부러운 나머지 저를 흉내내 소나무와 전나무를 심지만 3년도 안 돼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베곤 합니다. 아침저녁은 먹지만 여유가 없는 이유입니다.
지금 대왕의 인재 등용은 노성(老成)해지기도 전에 중책을 제대로 떠맡지 못하면 법으로 죽이니, 나라의 기둥이나 들보로 쓸 만한 인재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어느 날 문득 집이 무너지면 이내 땔나무를 묶어 기둥으로 쓸지라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게 저의 걱정입니다.” (325~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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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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