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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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레오나르도 다빈치
글쓴이
월터 아이작슨 저
arte(아르테)
평균
별점9 (61)
사랑지기

 

올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4.15~1519.5.2)가 세상을 떠난 지 꼭 500년이 되는 해다.

치밀하고 정교한 글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스티브 잡스 이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주제로 고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잡스의 영웅이 바로 레오나르도였고, 저자 자신의 멘토가 바로 레오나르도였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내가 이전에 쓴 전기들의 핵심을 가장 궁극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이기 때문이다. 그 핵심이란 다양한 분야-예술, 과학, 인문학, 기술-의 접점을 찾는 능력이 혁신, 창의성, 천재성의 열쇠라는 것이다. (...) 레오나르도는 잡스의 영웅이었다. 잡스는 레오나르도가 예술과 공학 양쪽에서 모두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며 그 둘을 하나로 묶는 능력이 그를 천재로 만들었다라고 했다. - 머리말 중에서

 

저자는 레오나르도의 노트에 주목했다. 오늘날 전해지는 레오나르도의 노트는 무려 7200페이지에 이른다니 가히 놀랍지 않은가(이 마저도 전체 분량의 4분의1 정도로 추정된다). 사실 레오나르도가 남긴 작품은 몇 되지 않는다. 그의 유명세는 어쩌면 노트에서 비롯됐는지 모른다. 이 노트가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온전히 전해진 것은 레오나르도에게는 물론 인류에게도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레오나르도의 노트는
세상이 그 이전까지, 아니 그 이후로도,
목격하지 못한 종류였다.
그의 노트는 '종이에 기록된 것 중에
인간의 가장 놀라운 관찰력과 상상력의 증거'라
불리는 것이 당연하다."
- 본문 중에서

 

서두에 보면 저자는 레오나르도의 생애에 맞추어 그가 남긴 주요 작품과 연구 이력을 4쪽짜리 연대표로 정리하고 있다. 이 연대표는 곧 이어 나올 650쪽 분량의 텍스트를 안내하는 나침반이다.

책 구성은 모두 33장이다. 저자는 레오나르도의 유년기와 도제 시절에서부터 시작해서 독립한 뒤 밀라노, 피렌체와 로마 그리고 프랑스까지 전전하며 자신의 재능을 십분 살린 발자취를 고스란히 추적한다. 물론 그 중심에 레오나르도가 남긴 노트가 있어 가능했기에 저자는 8쪽 분량의 별도 장을 할애해 살피고 있다.

레오나르도는 오랜 전통의 공증인 가문 후손이었다. 그가 방대한 기록을 남긴 것이 집안의 습관이든 DNA를 통해 전해진 것이든 간에 남다른 것임은 분명하다. 레오나르도는 밀라노에 도착한 직후인 1480년대 초, 꼬박꼬박 노트를 작성하기 시작해 평생 습관으로 삼았다.

 

그의 허리띠에 달린 작은 노트들은 작업실의 더 큼직한 낱장 종이들과 함께, 그의 아주 다양한 열정과 관심사를 담는 저장소가 되었다. 그는 다양한 공학자로 자신이 목격하거나 상상한 메커니즘을 그림으로 그림으로써 기술력을 키웠다. 예술가로서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고 준비 그림을 그렸다. (...) 노트 가장자리는 해야 할 일 목록, 지출 내역, 머릿속에 떠오르는 인물들의 스케치로 채워졌다. 그의 과학 연구가 점차 진지해지던 긴 세월 동안, 그는 비행, , 해부학, 예술, , 기계, 지질학 관련 논문을 위한 개요와 구절로 페이지를 가득 채웠다. (...) (그의 노트는) 끝없는 호기심을 가진 탐험가가 바깥세상을 내다보며 매료되어 쓴 글이다.” - 149

 

한편 레오나르도가 생각하는 창조력의 원천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대목도 있다. 그가 루도비코 공작의 의뢰를 받아 산타마리아델레그라치에 성당에 최후의 만찬을 그릴 때 공작과 창조력의 작동원리에 관해 토론한 적이 있다. 그 내용은 창조력에 관해 빠트릴 수 없는, 어떤 영감을 안겨준다.

 

창조력은 때때로 천천히 뜸을 들이는, 심지어 아주 꾸물거리는 작업 방식을 요구한다. 레오나르도는 그렇게 해야 생각이 잘 무르익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관은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레오나르도는 공작에게 대단한 천재성을 지닌 사람을 때로는 가장 적게 일할 때 가장 많은 것을 성취한다.”라며 아이디어와 그 구상을 완벽하게 실행하는 방식에 관해 골똘히 고민한 다음에야 거기에 형태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 했다. - 360

 

사실 멍 때리는 것이 기억 향상에도 좋고 번뜩이는 인사이트에도 좋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모르긴 해도 레오나르도가 보여준 창조의 원천은 미루는 습관이나 끊임없이 수정하는 끈기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둘다이거나.

이렇듯 본문으로 들어가면 저자의 진가를 제대로 엿볼 수 있다.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최대한 팩트에 충실함은 물론, 자신만의 능준한 안목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재능을 십분 살려 최선을 다한 역작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1952년생이니 올해 벌써 예순일곱이다. 나는 저자의 오랜 팬이다. 그가 쓴 작품은 거의 다 소장해놓고 아껴가며 읽고 있다.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간절한 바람은 비단 나만은 아닐 것이다.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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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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