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일 1클래식

사랑지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3.11.23
주님만이 유일한 희망
토머스 탈리스 (1505∼1585)
Spem in alium
by Thomas Tallis
《뉴요커》의 저명한 음악 평론가 알렉스 로스는 “르네상스 다성음악은 성스러운 힘에 아름다운 형태를 부여하여 우리가 그것을 귀로 듣고 알게 한다. 마치 시스티나성당을 눈으로 보고 성스러운 힘을 인식하듯이 말이다.” 1585년 11월 23일에 숨을 거둔 토머스 탈리스는 형태를 부여하는 음악이 황금기를 보내던 시절에 가장 우뚝 선 인물이다. 그는 또한 꾀 많은 수완가이기도 했다. 영국이 종교개혁의 격동기를 거쳐 가톨릭 국가에서 성공회 국가로 탈바꿈하자 탈리스는 엘리자베스 1세 치하의 왕립예배당 음악가가 되는 영광을 누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몰래 가톨릭 신앙을 유지했던 것으로 짐작되기 때문이다.
탈리스가 목이 달아나지 않고 목숨을 부지했다는 사실에 우리는 오로지 감사할 뿐이다. 이런 음악을 생산해내는 재능이 담긴 머리가 잘리지 않고 잘 붙어 있었으니 말이다! 〈주님만이 유일한 희망〉은 마치 색실로 융단을 짜듯 40개의 개별 성부를 서로 엮어 지극히 복잡하면서도 압도적인 빛을 뿜어내는 10분짜리 무반주 합창곡이다. 이 작품은 모테트 장르의 정점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들어보면 과연 그럴 만하다.
알레산드로 스트리조라는 이탈리아 작곡가가 쓴 미사곡을 제외하면 40개의 성부로 구성된 성악곡은 딱히 표준적인 편성은 아니었다(표준은 4개 성부 편성이다), 탈리스가 이런 어마어마한 편성의 곡을 쓴 정확한 이유는 미지수다. 메리 1세 여왕이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40 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막연히 짐작만 할 뿐이다. 어떠한 이유로 탄생한 작품이건 간에 걸작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frameborder="0" height="315" src="https://www.youtube.com//QmH1nZSGIyY?si=EDbDLZkniN2lO5-a" title="YouTube video player" width="560">>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