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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지기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3.12.4
오소서, 거룩한 성령이여
조너선 하비 (1939∼2012)
Come, Holy Ghost
by Jonathan Harvey
영국 작곡가 조너선 하비가 1984년에 쓴 아름다운 성령강림절 찬가 〈오소서, 거룩한 성령이여〉는 모든 생명에 생기를 불어넣는 영원한 신비의 정수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이 곡은, BBC 라디오3에서 함께 일하는 훌륭한 동료 톰 서비스의 말마따나, 특정 신앙과 무관하게 음악이 “내세로 가는 길”을 열어 보여주는 한 예시다. 그러면서도 이 곡은 또한―“빵빵, 비켜요, 비켜!”―아예 작정한 듯한 “현대음악”이다. 그게 무슨 의미이건 간에 말이다.
2012년 오늘 숨을 거둔 하비는 따져 묻길 좋아하는 보기 드문 영혼의 소유자였다. 젊은 시절에는 브리튼(6월 22일)과 버르토크(3월 25일), 메시앙(1월 3일)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1980년대 초반 전설적인 프랑스 출신의 지휘자 겸 작곡가 피에르 불레즈에게 초대장을 받으면서 삶의 물길이 크게 바뀌었다. 파리의 퐁피두 센터 인근에 있는 아방가르드 음악과 사운드 전문 집단음향·음악 연구소IRCAM의 일원이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이었다. 커다란 지적·음악적 호기심을 실전에서 활용해보고 싶었던 하비는 전자 음향 예술 음악의 최전선을 탐험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천착해오던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단 한순간도 시야에서 놓지 않았다. 외부의 물리적 세계의 경험과 내부의 정신적 경험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융합할 것인가? 어떠한 방식으로 신령스러움―더 나은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에 가닿고 그것을 표현할 것인가? 하비는 지극히 진실한 자세로 창작에 임한다. 어쩌면 내가 그의 음악에 감동하는 이유도 그래서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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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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