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교양

사랑지기
- 작성일
- 2017.7.31
괴델, 에셔, 바흐
- 글쓴이
-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저
까치(까치글방)
저자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R. Hofstadter)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교수는 인지과학 및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 비상한 통찰력을 보였다. 그는 1961년 원자핵 구조에 대한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로버트 호프스태터 박사의 아들이다.
더글러스는
음악에 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7개 외국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르네상스의 현대판 천재라고 격찬하기도 한다.
1979년 『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Gödel, Escher, Bach: An Eternal Golden Braid)』(줄여서 GEB)이 출간되었을 때 어려운 내용에다 두툼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1980년 퓰리처상과 전미 도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출간된 지 4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과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저 중 하나다.
초판(1979)을 우리말로 펴낸 까치에서 ‘GEB 20주년 기념판(1999) 서문’이 수록된 개정판을 새로 번역했다. 안병서 번역가가 참여, 초판 번역을 맡았던 박여성 교수와 공동으로 작업했다. 상하권을 합본으로 묶었다.
내가 설치해 놓은 미시세계의 정교한 구조물과 루이스 캐럴의 알쏭달쏭한 환상세계를 공감하면서 이 책의 여러 곳에 나오는 형식과 내용 사이의 긴장과 해소, 수학적 엄정성과 문학적 익살 사이의 미묘한 조화를 집요하게 추적해가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새로운 유형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한국어판 GEB에 부쳐(1998.11)
저자는 수학자 쿠르트 괴델,
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 그리고 음악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에게서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냈다.
그
공통점이란 ‘이상한
고리(strange loop)’로
불리는 ‘영원한
황금 노끈’이었다. 책 후반부에 나오는 '뒤엉킨 계층질서(tangled hierarchy)'도 같은 맥락을 지닌 말이다(버트런드 러셀과 앨프리드 화이트헤드가 회피하고자 했던 "자기-지시(self-reference)" 역시 이와 관련돼 있다.)
가령 바흐의 음악
‘카논’을
보자.
카논이란
일종의 돌림노래로서 같은 멜로디를 다른 성부가 시차를 두고 부르는 음악이다.
이
카논은 진행 중에 조바꿈이 일어나며 이를 반복하다보면 다시 처음 시작했던 조로 돌아가게 된다.
여기서
‘이상한
고리’란
부분적으로는 한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를 이은 결과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에셔의 그림
〈폭포〉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괴델은
‘불완전성
정리(Incompleteness Theorem)’로
잘 알려져 있는 명제, 즉
‘한
체계 내에는 참이지만 증명 불가능한 명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표했다.
가령
두 명제 ‘크레타
사람들은 모두 거짓말쟁이다’와
‘이
명제는 거짓이다’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상한
고리’는
어디에 응용될 수 있을까?
바로
인공지능(AI)이다. 더글러스의 관심은 "어떻게 생명이 있는 존재가 생명이 없는 물질로부터 나올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무의미한 기호가 무의미한 기호임에도 불구하고 의미를 획득한다".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내 생각에 더글러스의 논리는 장자가 말한 '무용지물(無用之物, 쓸모없음의 쓸모있음)'과 일맥상통한다. 프랑스 프리메이슨협회가 발행하는 「위마니슴(Humanisme)」에 실린 한 서평에서 "GEB에서는 생각 없이 선불교의 유행을 열심히 따르고 있고..." 운운하면서 비판한 것도 힌트가 될 수 있다.
특히 더글러스의 통찰이 기여한 것은 겨우 PC가
보급되던 무렵 컴퓨터가 지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데 있다. 이
예언은 당시 침체에 빠져 있던 AI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했다.
사정상 방대한 분량을 전부 읽기 힘들다면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골라 읽어도 좋겠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펼쳐지는 해박한 논리가 동일한 주제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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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