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heegang1
- 작성일
- 2021.7.1
관계의 미술사
- 글쓴이
- 서배스천 스미 저
앵글북스
『관계의 미술사』-The Art of Rivalry
지은이: 서베스천 스미 Sebastian Smee
옮긴이: 김강희. 박성혜
펴낸곳: (주)앵글북스
지은이 소개
서베스천 스미는 「워싱턴 포스트 Washington Post」의 미술 비평가로 활동 중이다. 이전에는 「보스턴 글로브 The Boston Globe」에서 미술 비평가로 일했으며, 같은 시기인 2011년에 퓰리처상 비평 부문을 수상했다. 2008년에도 같은 부문 차점자에 오른 적 있다.
『관계의 미술사』는 아마존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전 세계 14 개국 번역 출간, 퓰리처상 비평 부문 수상작가 상을 받은 책이다.
책 표지를 보면 이 책의 주인공들인 에두아르 마네, 에드가 드가,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잭슨 폴록, 윌렘 드쿠닝, 루치안 프로이트, 프랜시스 베이컨의 이름이 나와 있다.
그림에 아무리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한 사람 정도는 이름을 들어보고, 작품도 봤을 것이다. 다만 나처럼 그림에 대하여 많이 부족한 사람들은 프로이트의 이름과 베이컨의 이름에 혼동이 있을 수 있다.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라는 것과, 베이컨은 우리가 아는 철학자와 이름이 같다는 것이다.
『관계의 미술사』는 참고 자료 포함하여 439쪽이 되는 책이다. 그만큼 할 말도 많고, 인물의 생애와 사고방식, 또는 추구하고 싶은 욕망 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많은 미술관련 책들이 화가들을 사조별로 분류 한다든가~주제별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관계의 미술사』는 말 그대로 정말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신적으로 ,또는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맨토를 따르는 인물들의 고군분투기 또는 자신의 정체성 찾기, 또는 자기만의 개성을 찾기 위하여 무던히도 애를 쓰는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휴먼 다큐멘터리를 글로 보는 듯하다. 한 편의 휴먼 다큐는 끝났지만, 그들이 우리들에게 남기고간 의미는 정말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는 예술가들의 삶과 함께 묻혀버린 이야기며 작품들을 전기수처럼 들려주면서 우리가 작품과 작가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는 안목을 갖기를 원하는 것 같다. 작가의 성장 배경과 부모님의 역할과 가족 관계 등 다른 도서에서는 읽을 수 없었던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작가는 친절하게 작가와 관련된 작품을 실어 줌으로써 책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아서, 그림을 찾아보면서 책을 읽으려고 하다 보니~시간을 많이 할애해야했다. 작가의 작품을 찾아봄으로써 작가의 생각을 더 많이 이해하려고 했었다.
책을 읽고 알게 된 것은 루치안 프로이트가 초상화를 많이 그렸다는 것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초상>.1952는 주머니에 들어갈 만한 문고본 크기다. 이 초상화는 독일의 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가 1988년에 감쪽같이 사라진 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베이컨 초상화가 도난당한 뒤로 13년이 흐른 후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은 대규모 프로이트 회고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때 나온 생각이 비록 도난당한 뒤 수년이 지나긴 했지만 만약 초상화를 되찾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홍보 캠페인이 기획되었단다.
베이컨과 프로이트는 초상화를 그리는데 있어서 서로 생각이 달랐단다.
프로이트는 BBC라디오 인터뷰용으로 준비된 성명서에서 ‘예술가로서 내가 가진 목표는 리얼리티를 더욱 강렬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내용으로 성명서를 시작했다. 그건 다시 말해 단순히 ‘사실적’인 것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다.-page 415-
일례로 그는 그림의 대상을 “철저한 관찰하”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밤낮 없이 관찰하다 보면 결국 여성이든 남성이든 사물이든 간에 그 대상은 자기 전부를 드러내 보일 것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아예 선택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한 프로이트는 대상이 입을 열게끔 하려면 자신과 일정한 감정적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중요하게 강조했다.-page415-416-
베이컨은 사진과 기억을 수단으로 초상화를 그렸는데 그러한 거리감, 다시 말해 “약간의 간격”은 그에게 특히나 중요했다.
프로이트가 생각하는 초상화란 대상을 천천히 끈기 있게 살피고, 실물과 똑같은 디테일을 꾸준히 축적해가며, 주변 공기와 분위기에 꼼꼼히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관계되어 있었다.-page 389-
이런 생각으로 프로이트는 베이컨의 초상화를 그렸다. 베이컨은 프로이트의 청에 기꺼이 응해서 작업은 매일매일, 세 달에 걸쳐 이루어졌다. 모델로서 포즈를 취하는 일이 기질적으로 맞지 않았던 베이컨에게 이는 시련과도 같았다. “난 오래 앉아 있는 걸 힘들어한다네.”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베이컨의 초상화에 프로이트가 그의 초상화에서 꼭 다루고자 했던 것이 변덕이었다고 한다.
어떤 방식으로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좋은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를 것이다. 아마도 그런 것이 화가가 가지고 있는 개성이고 소신인 것 같다.
프로이트가 그린 초상화 <침대에 있는 소녀>, <책 읽는 소녀>등이 유명한 이유도 인물을 그릴 때 최대한 관찰하고 최대한 집중했다고 말한다. “그림의 대상을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뭔가를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작업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늘 온갖 눈병과 심한 두통에 시달렸죠”라고 -page 397-말 한 것을 보면 프로이트는 인물들을 정말 사랑했나보다.
저자는 들어가며에서
이 책에서 초점을 맞춘 여덟 명의 예술가는 잘 알려져 있듯 저마다 누군가와 우정을 쌓고 경쟁하는가 하면 누군가로부터 영향 혹은 조력을 받았다. 그러나 수많은 주변인 누구와는 비교할 수 없이 중대한 의미를 지닌 유일무이한 관계도 종종-실은 대개가 그러하리라 믿는다- 존재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피카소는 마티스가 유혹적으로 가한 압박이 없었다면 자신의 돌파구가 된 위대한 작품<아비뇽의 처녀들>을 그리지도 , 조르주 브라크와 함께 입체주의를 탄생시키지도 못했을 것이다. -page26-
『관계의 미술사』에는 각각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화가 들이 서로서로 영향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과정이 잘 담겨 있다. 그리고 한 번쯤은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이 책을 읽음으로 그 시대의 이야기를 많이 알 수 있다. 어떤 비평가들이 활약했고, 각각 모임의 장소에서 화가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창조 활동을 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을 받고, 어떻게 자기만의 예술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혼자서 만들어 가는 개척의 세계가 때로는 지독하게 외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외로움을 잘 이겨내고, 단련해 간다면 꼭 몇 세대가 지나도 그 업적은 빛이 날 것이라는 확신을 얻을 것이다.
『관계의 미술사』는 그래서 현대 미술의 거장을 탄생시킨 매혹의 순간들이라는 부제를 붙인 것 같다. 현대 미술을 완성시킨 거장들의 이야기를 다룬 『관계의 미술사』는 예술가들도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때로는 지독하게 외롭고, 때로는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는 최고조의 흥분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의 노력과 끈기와 지치지 않는 도전 정신에는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삶의 쉼표를 하나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