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 리뷰 ]


심채경 저 | 문학동네 | 2021년 02월 22일
ISBN13 : 9788954677257
ISBN10 : 8954677258

?천문학자가 별을 보지 않는다면, 천문학자의 연구대상은 무엇이고 별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라는 가벼운 의문과 함께 혹시 내가 알고 있었던 천문학에 관한 일천한 상식마저도 잘못된 것은 아닌가라는 소소한 걱정을 하며 책을 펼쳤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도서는 현재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달 탐사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천문학자 심채경 박사가 쓴 에세이집이다. 필자는 2019년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주목할 정도로 연구 실적이 뛰어난 학자이기도 하다. 천문학에 관해서는 밤하늘의 별자리도 구분하지 못 할 정도로 별다른 지식이 없어서(솔직히 큰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어렵고 복잡한 이야기들만 쓰인 책은 아닌가라는 막연한 추측도 했었다.

프롤로그에서 필자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천문학에 관한 선입견에 대해 하나의 사례를 들며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내가 천문학을 한다고 하면 상대방은 일단 눈을 크게 뜬다. (중략) 별자리 운세에 나오는 황도 12궁이 13궁으로 바뀐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묻는 이도 더러 있다. (중략) 짐작 섞인 설명은 시작한 지 십오 초 이상 지나면 정적을 불러일으키는 놀라운 기능이 있다. 상대방은 이미 내가 앉아 있는 뒤쪽 벽의 무늬를 감상하는 중이고, 나는 입으로 말하면서도 생각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p. 7~8)"

필자의 상대방이 나였다고 가정해도 크게 달라질 것 이 없는 광경이라서 놀랍지는 않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천문학에 관한 선입견과 그 수준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서로 간에 다소 민망한 광경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행히 책에는 그런 민망한 상황을 연출할 의도 없이, 천문학과 필자의 일상을 담백한 글로 담고 있다.

29편의 에세이는 4부로 분류되어 실려 있다.

‘1부. 대학의 비정규직 행성학자’는 필자가 천문학을 시작하고 대학원을 진학하여 학위를 받는 과정과 강의를 하며 느낀 생각들을 6편의 에세이로 담고 있다. ‘2부. 이과형 인간입니다’는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연구원으로 일터를 옮기면서 일어나는 일상과 업무의 변화 그리고 아폴로 11호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네이처]지의 기획 기사 인터뷰 요청에 따라 연구주제를 ‘타이탄’에서 달로 바꾸면서 일어난 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3부. 아주 짧은 천문학 수업’은 일반인들도 알고 보면 천문학과 밀법한 사이라는 사실을 일상의 이야기로 말하며 천문학의 기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마지막 ‘4부. 우리는 모두 태양계 사람들’에서는 7편의 에세이에 우리의 삶에서 자리하는 동반자로서 우주와 천문학에 관한 생각을 독자에게 편안하고 일상적인 글로 전하고 있다.

이 책을 일기 훨씬 전, 막연하게만 생각해온 우주에 대한 이해를 키우기 위해 필자가 2부의 ‘즐기세요’에서 언급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읽어 보려고 구입했다. 그리고 얼마를 지났지만, 여전히 책갈피의 진도는 벽돌책의 앞부분에 머물고 있을 정도로, 전공도 그렇고 하는 일 역시 천문학과는 거리가 멀지만,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에세이를 읽으며 별과 우주에 관한 생각의 거리가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서 천문학적인 지식이 월등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필자의 이야기처럼 ‘우리는 모두 태양계의 사람들‘이라는 사실만큼은 충분히 이해되는 느낌이다.
[Hee]

● 문학동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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