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를 믿어 (인문 창의 시사 건강)

신통한다이어리
- 작성일
- 2018.6.30
나의 타자
- 글쓴이
- 러셀 그리그 외 1명
인간사랑
1.
여기서만 살짝 밝히지만, 저는 상담심리를 전공했습니다. 어디에서 전공했는지는 여러분의 몸과 마음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가 상담심리를 전공했다는 것을 밝히는 이유는, 그래야만 이 리뷰가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밝히지 않은 진실을 밝히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이 그러하였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어디에서 전공을 했는지 궁금하신 분은 쪽지 한 통! 다만, 답장은 가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만전에 만전을 기하고 전하여 주시옵소서.
『나의 타자』는 이렇게 상담심리를 전공한 나의 삶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무색함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는『나의 타자』가 주는 난해성 때문입니다. 그 난해성을 풀어내는 게 『나의 타자』를 읽는 동안의 숙제가 되었습니다.
'나, 숙제 하는 거 가능할까?'
2.
내가 『나의 타자』를 읽는데 어려움을 느낀 것은 아닙니다. 단지, 글이 써지는 방식이 어렵다고 느꼈을 뿐입니다. 저, 지금 제 자랑하려고 이러고 있는 겁니다. 그런 저에게 "너, 잘났다!" "혹은 "어, 참, 대단해!" 하고 감탄하거나 혹은 욕을 하고 있다면, 당신의 내면에는 당신의 타자로서 "신통한 다이어리" 가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신통한 다이어리"는 당신의 주인으로서, 또는 당신의 노예가 되어 당신을 조종하고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즉, 당신의 내면은 당신의 것이 아닌 "신통한 다이어리"의 것이 된 것입니다.
"복종을 하는 순간 노예는 주인의 타자로서 행동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의 타자성의 상실은 종국에는 주인을 무로 바꾸어 버린다. 자신의 위치를 보전하기는커녕 주인은 모든 실제적 목적을 위해서 노예에 완전히 의존하게 됨으로서 궁극적으로 노예의 일을 통해서 자신의 본질마저 소외시키게 된다. 다른 한편 노예는 두 주인, 인간과 절대적 주인, 즉 죽음에 복종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통해 노예는 이 두주인 너머로 비상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주인의 정체성을 빼앗아서 인간 주인을 넘어서고, 미래의 생산(역사)을 통해 얻어지는 초월을 통해서 죽음을 넘어서게 된다. 주인의 정복이라는 오랜 관념은 상호적 인정을 통해 극복된다. 과거의 주인은 노예로부터 주인성의 본질을 인식해야 하고, 이 주인성은 다른 진설에 속한다. 더 이상 동료 존재의 복종을 통해 외부적 타자를 정복하는 것이아니라, 자신의 일을 통한 초월과 변형에 토대를 둔 자기 자신의 정복이다
- p.57
3.
『나의 타자 』는 슬라보예 지적, 마리나 드 카넬, 데이비드 맷츠거, 커스틴 힐드가르, 앤드류 J. 루이스, 조엘 도르, 러셀 그리그 등의 다양한 논의를 다루었지만, 그러나, 결국 주제는 하나입니다. 제목에서처럼 "나의 타자" 즉, 타자와의 동일화, 그리고 그 속에 스며 든 강박, 그렇게 해서 밝혀지는 나의 타자성.
"우리 앞에…놓은 것은 어떤 것이 또 하나의 다른 것이 되고 이 타자는 대체로 또 다른 타자가 된다. 그렇게 또 다른 하나와 본질적으로 관계를 맺는 어떤 것은 실질적으로 그 하나에 대한 타자이다. 일부가 되었다는 것은 무시된 것과 마찬가이지므로, 그리고 그 둘은 동일한 속성을 갖기 때문에, 말하자면, 타자가 되기 때문에, 타자가 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은 오직 자신과 결합한다."
- p.54
말하자면, 나는 나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를 보게 됩니다. 나의 모습이 보이면서, 나는 다른 사람과 동일시되며, 동일시된 나는 그 부분은 이미 내 것이 되었으므로, 그것을 무시하고, 또 다른 자신을 찾아 나섭니다. 타자를 찾는 여행은 그렇게 끊임없이 나를 재촉합니다.
4.
저는 상담심리를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담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상담은 결국, 사람에게 기대는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상담은 살아가는 데 어느 정도의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아무리 비싼 돈이 들어간다 해도, 나의 비워진 마음을 온전히 채워줄 수 상담자는 없습니다. 그 비워진 마음을 채우기 위해 선택한 것이 교회였습니다. 저는 여기서 교회에 대해 얘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이 있는 곳이면, 생명이 있는 곳이면, 실제 세상에서 모든 것이 효력을 갖는 곳이면 어디든 변증법이 작용한다." 그렇지만 이 변증법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생성은 이중이 아니라 삼중의 속도로 진행한다. 이것은 소위 '악무한'과 '선무한'의 차이이며 왜 존재가 단순한 다양태가 아니라 기독교의 신처럼 하나이지만 삼중인 이유이다. 우리가 생성을 이원적 체계로 개념화해서 한 항목이 다른 항목을 극복하게 한다면, 우리는 유한이 부정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재생산될 무한대의 진행을 얻게 될 것이다." - p.53
기독교에서는 "삼위일체"의 개념이 있습니다. 하나님(성부)과 예수님(성부)와 성령(성령은 기도할 때 내려주는 마음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하나라는 것. 즉, 삼위일체를 통해서 나의 능력은 무한대로 뻗어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신이 내게 주신 능력이고, 그 능력은 어떻게든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됩니다.
나의 타자에 존재하는 개념은 무한대의 연결을 통해서 무한대로 뻗어나갑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사람의 삶을 느끼고 배우면서, 끊임없이 나의 타자를 발전시켜 나갑니다. 즉 『나의 타자』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무한대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라는 말을 아주 어렵게 풀어낸, 그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 책입니다. 그 증명이 제대로 되었는지, 그 증명을 제대로 전달했는지 판단하는 것은 저의 몫이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저에겐 무한대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 무한대의 능력을 발견해 준 『나의 타자』에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지금 이 순간, <신통한 다이어리> 의 매력에 이끌렸다면, 당신은 무한대의 능력을 갖추신 분입니다. 당신의 능력을 믿으시옵소서! 그리고, 그 능력을 마음껏 펼치시옵소서! <신통한 다이어리>의 타자가 <그대>의 타자 속에서 마음껏 춤추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라고, 또 원하옵니다!
이 리뷰는 인간사랑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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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