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를 믿어 (인문 창의 시사 건강)

신통한다이어리
- 작성일
- 2019.1.29
당신이 옳다
- 글쓴이
- 정혜신 저
해냄
1.
누군가 나에게 "넌 틀렸어" 그러므로 "넌 고쳐야 돼"라고 말한다면 나는 어떨까. 그 말에 즉각적 반응은 하지 않게 되더라도 속에서 끓어오르는 반발심과 나도 모르게 올라오는 분노를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틀렸으니, 내가 고쳐야 한다고 말해주는 그 상대방에게 오히려 "내가 맞고, 네가 틀렸어"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꾹 참았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당신이 옳다』는 그런 나에게 나의 분노가, 나의 반발심이 틀렸다고 말하지 않으며, 더불어 나에게 틀렸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는 이 순간, 당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모든 감정은 옳다. 내 글을 보고 욕이 나올 수도 있고, 또는 감탄사가 나오는 순간, 혹은 내가 쓰는 글을 보고 부러워할 수도 있고, 때로는 질투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 극히 드물곘지만 - 나를 선망의 대상으로 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 나는 그런 당신의 감정에 찬물을 끼얹을 생각은 없다.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 그 감정은 무조건 옳다. 당신의 감정이 옳듯이, 내가 쓰는 이 리뷰도, 내가 이 리뷰에 담아내는 감정들도 옳다. 내 리뷰를 당신은 틀렸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옳고 나는 내 리뷰가 옳다고 생각하니, 나도 옳다. 정혜신의『당신이 옳다』는 얘기는 그런 얘기다. 옳다고 하는 얘기. 그래서,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내가 되는 이야기.
2.
"엄마는 그러면 안 되지. 내가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지. 선생님도 혼내기만 해서 얼마나 속상했는데. 엄마는 나를 위로해줘야지. 그 애가 먼저 나한테 시비를 걸어서 내가 얼마나 참다가 때렸는데. 엄마도 나보고 잘못했다고 하면 안 되지."
- p.160
아이가 누군가를 때렸다, 참고 참다가 때렸다.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봐주지 않는다. 그저, 때리는 현상에만 집중하기에 일어난 사실이다. 때린 것은 분명 잘못한 것이지만, 아이의 마음을 봐주지 못한다면, 아이가 성장할 때는 상당한 난항을 겪게 된다. 누군가의 마음을 돌본다는 것은, 어른에게든 아이에게든 중요하다.
3.
물론, 나는 상담이론의 대부분을 안다. 상담의 이론을 안다고 해서 상담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건 아닌다. 이론은 이론일 뿐, 실제 현장에서는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가 상담에 관한 책을 잘 읽지 않는 이유도, 내가 그것들에 대해서 다 안다고 말하는 이유도, 대부분의 상담관련책이 기교적인 부분이나 이론을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거나 혹은 사례를 실어놓았더라도 기법에 치중해서 어렵게 소개해 놓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아니면 볼 수 없게 만들어놓은 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담관련 책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당신이 옳다』는 다르다. 상담현장에서 겪었던 전문가들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를 실세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쉽게 일반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서 풀어놓았다. 그래서 읽는 데도 어려움 없으면서도, 나의 감정들을 돌보게 되고, 나아가서는 힘들어하는 아이나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에 대해서도 깨닫게 된다.
4.
딸에게 사과해도 된다고 믿었고 딸이 옳다는 사실을 믿었다.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딸도 옳고 엄마도 옳다. 사람의 마음은 항상 옳다.
- p.288
그러므로 나도 옳다.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의 공감. 그 공감이 사람을 살리는 힘이 돨 수도 있다. 아이에게 건네는 한마디의 말. 그래서, 네 맘은 어떘는데? 그 한 마디가 아이의 미래를 바꿀지도 모른다. 지금 당신의 옆에 있는 사람에게 건네는 한마디의 힘. 당신이 옳다. 그 한 마디가 당신과 그 사람의 관계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당신이 하려는 선택과 는 별개로, 당신의 마음은 항상 옳다. 그러므로 내 리뷰는 감동적이야, 라고 주장하고 싶어하는 나의 마음도 옳다. 나의 마음에 당신의 마음을 포개어 보고 싶어하는 나의 그 마음에 공감을 얹어주기를 바라는 나의 마음은, 언제나 옳다. 당신의 지금 마음이 옳듯이. 사람의 마음이니까, 언제나 옳다. 물론, 때로는 동물의 마음까지도 옳다. 마음은 모두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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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