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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츠
- 작성일
- 2015.6.2
4천만의 국어책
- 글쓴이
- 이재성 저
들녘
솔직히 이런 책 처음이다. 이 책을 산 이유는 순전히 '글쓰기를 위한' 표지글 때문이다. 순진하게 문법에 관한 책인지 모르고 샀다. 만약 문법책인줄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다. 후회하냐구? 전혀. 얼마다 다행인지 모른다. 국어 문법에 젬병인지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서서히 밀려 올 때 요녀석이 제발로 들어온 것이다. 아니면 영혼의 텔레파시가 나의 손이 책을 집어 들도록 신호를 보냈는지도 모른다. 난 그렇게 이 책을 샀고 읽기 시작했다.
지난 달부터 한국어 문법이란 주제로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알고 올리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책을 뒤져가면 나를 위한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놀란 건 우리나라 글이 생각 외로 복잡하다는 것과 용언이나 체언 등과 같은 문법 용어에 대해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난 정말 바보였다. 한국어도 제대로 모르면서 영어니 라틴어니 하며 우쭐대는 꼴이 말이 아니다. 이번에 제대로 한국어 배우고 가자. 그대로 모국어가 아니던가. 한국어 문법을 제대로만 알아도 먹고 살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생각과 말이 일치하고, 말과 글이 동일하다면 이처럼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까?
한 참을 읽다보니 이재성이란 이름이 나온다.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라 저자 소개를 보니 <글쓰기 전략>의 공저자였다. 글쓰기 전략은 얼마 전에 서평도 올린 바있다. 참 좋은 책이다. 그가 썼으니 어련하겠는가. 일단 글이 재미있고 명확하다. 이형진이 우스꽝스런 그림도 같이 그려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문법이란 딱딱한 주제를 다루는데도 어렵고 힘들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한국어 문법은 5언 9품사로 분류한다. <참조글(http://blog.yes24.com/document/8057876)>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어 문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 모국어 이기에, 평소에 쓰는 데 문제가 없기에 공부하지 않은 것이 치명적 실수다. 저자는 한국어의 체계로부터 사용법을 간략하게 전개해 나간다. 통사론1.2.3.4 형태론1.2. 음운론까지 다룬다.
통사론은 단어가 문장을 이루는 방법은 연구하는 언어학이다. 문장론으로 부른다. 즉 문장성분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공부다. 문장을 구성하는 요수는 주어, 서술어, 보어, 목적어로 부르는 주성분이 있고, 부사어, 관형어처럼 주성을 수식하는 부속성분이 있다. 마지막으로 문장 속에 있지만, 문장에서 삭제해도 문장의 흐름에 지장이 없는 독립성분으로 나눈다. 캬... 이렇게 쉬운 것을 어찌 몰랐을까.
한 문장은 하나의 생각만 담긴다.(37쪽) 문장은 '사람의 생각을 온전하게 나타내는 말의 묶음 중에서 가장 작은 단위다. 문장 끝에 마침표, 느낌표, 물음표 등이 오면 문장이 마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어제 학교에 갔다." 마침표로 끝남
"너는 어제 학교에 갔니?" 물음표로 끝남
"너는 어제 학교에 갔구나!" 느낌표로 끝남
이처럼 한 가지 사실, 하나의 생각을 담은 것이 문장이다.
책이 쉽지만, 문법은 어렵다. 명사 뒤 관형사가 나오고, 동사절 자리에 절이 내포된 복문은 '동사절 내포문'이라고 부른다. 어렵다. 차근 차근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노트에 꼼꼼이 적으며 읽어야 머릿속에 제대로 저장이 된다. 하지만 문법을 배우면서 글이 명확해지고, 힘이 있다.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의 차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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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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