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읽기(2013년)

블루
- 작성일
- 2013.6.4
나를 찾아줘
- 글쓴이
- 길리언 플린 저
푸른숲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 결혼하게되고, 그 사람과 몇년을 살때까지 우리는 곁에 있는 사람을 얼마나 이해하는가, 또는 그 사람을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겉으로 보이는 모습 말고 진실한 내면을 알수 있는가. 또는 이해할 수 있는가.
굉장한 찬사를 받았던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는 결혼하고 5년을 산 부부의 각자의 내면의 깊이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가란 질문을 가지게 만든 작품이었다. 맨처음 배우자를 만났을때의 그 두근거림, 설렘, 사랑으로 가득찬 나날들이었을것이다. 어느 정도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숨기고, 잘 보이고 싶고, 좋은 모습만을 보이고 싶지만, 여러 해를 살다보면 그이의 습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습관 등을 하나하나 알아 가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으로부터 그 사람의 사소한 습관까지도 알수 있는 가족으로 변하게 된다. 설렘보다는 편안함이 더 자리하는 곳. 때로는 권태기가 찾아와 다른 이를 마음에 품기고 하고 바람을 피우는 일까지 생긴다. 누군가 그러더라. 결혼해 10년쯤 살다보면 '그저 가족'이라고. 어떤 이는 남편과 자신을 가리켜 '우리는 형제'라는 말까지 하더라.
결혼 5주년을 맞아 아내인 에이미가 사라지고, 결혼기념일마다 하곤 했던 보물찾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녀가 남긴 보물찾기 쪽지를 발견했던 것이다. 에이미가 왜 사라졌는지 알 수 없다. 최근에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에이미는 미소를 지으며 아침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경찰들이 오고, 에이미가 남겨둔 보물찾기 단서를 찾아가던중 닉에게 불리한 증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에이미가 사라지는 날 부터의 닉의 시점, 7년전 처음 닉을 만나 일기를 써 온 에이미의 시점이 번갈아가며 진행이 된다. 우리는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진실된 속마음, 그동안 멀리해 왔지만, 아내에 대한 측은한 마음도 생겼고, 식었던 사랑이 다시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점점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고 닉이 에이미를 죽였을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TV 매체의 여론도 닉에게 적대적이 되어간다.
대중과 가까운 사람들, 흔히 연예인 부부들 중에 '쇼윈도 부부'가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집에서는 남남처럼 지내지만 대중에게 보일때는 한없이 다정하고, 사이좋은 잉꼬부부처럼 보여주는 걸 일컫는 말이다. 책 속에서 에이미의 부모는 에이미를 주인공으로 한 '어메이징 에이미'라는 시리즈로 된 책을 쓰고 있었다. 에이미는 '어메이징 에이미'와는 전혀 다른 애인데, 부모앞에서는 자신의 진짜 에이미를 감추고, '어메이징 에이미'처럼 행동하게 된다. 외동인 자신에게 모든 기대를 거는 부모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부모에게는 에이미 이외에 다른 어린애는 없었으므로. 부모의 큰 기대가 아이를 망칠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였다.
모든 여자들에게 부러움을 주는 사랑스러운 에이미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을때, 닉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을때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 에이미는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극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이런 부부가 있다면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났지 않나 싶을 정도였다. 닉은 에이미를 죽였다는 누명을 벗을수 있을까. 에이미를 죽였을지도 모르는 마당에 어린 여자애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사실이 발각이 되고, 임신한 아내를 죽였을지도 모른다는데 그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수많은 의문으로 가득찬 소설이었다.
읽어갈수록 닉을 미워하다가 또 에이미를 미워하다가 결국에는 이 둘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었을때 그 사람의 단점까지도 품을 수 있는 사람과, 그 모습이 가짜 모습인것처럼 변했다고 느꼈을때 불륜을 저지르거나 의문을 남겨놓고 사라지거나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다시 가정을 꾸렸을때 그들은 서로 진정으로 이해하며 살수 있는가. 나는 이게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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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