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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도시
글쓴이
이기봉 저
사회평론
평균
별점8.7 (3)
hhanss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은 조선시대의 한양으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대체 왜 조선의 건국자들은  한양을 수도로 정했을까? 한양의 지리적 위치가 소위 말하는 '명당' 자리인가? '명당'이란 풍수지리가 뛰어난 곳을 뜻하는가? 서울은 정말 풍수적으로 훌륭한 위치이기 때문에 수도라는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가? ...뭐, 이런 것들이 궁금해서 읽어본 책이다.

고려의 무장 이성계는 신진사대부 세력과 조선을 세우고 태조가 된다. 고려의 수도는 개성이었으나, 조선의 태조는 어찌 보면 쿠데타인 조선 건국의 정당화와 장기적인 권위를 확보할 명분이 필요했기에 한양으로의 천도를 단행한다.

새로운 수도의 건설은 큰 모험이지만, 성공적인 천도가 이뤄지면 새로운 왕조의 권위를 확실하게 백성과 지배층에게 각인시킬 수 있기에, 고려의 왕건이 그랬듯이 조선의 태조 이성계도 천도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불교 사찰을 지을 때 풍수를 따지기 시작했다고 하며, 본격적으로 왕이 사는 궁궐에 풍수를  따지기 시작한 것은 고려 시대부터라고 하니, 이성계의 조선은 왕건의 고려 개국을 상당히 참고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래의 개성과 한양의 지도를 보면 지형지세가(소위 말하는 배산임수와 주산-좌청룡-우백호-안산) 상당히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고려 개성지도

 


조선 한양지도

한양은 개성의 도시계획 원리인 풍수를 기본 원칙으로 함으로써 백성들의 급격한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방지하고, 개성에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던 중국의 도시 조영 원리(좌묘우사와 전조후시 : 궁궐을 중심으로 측에 종, 측에 직, 방에 정, 방에 장 ; 그러나 북악산이 경복궁의 바로 뒤에 자리하고 있던 한양은 시장이 경복궁의 동남쪽에 위치했으며, 중국 자금성에 비해 좌우 대칭이 엄격하게 지켜지지 않았다)를 새롭게 도입하여 고려의 단순한 개승이 아닌 질적으로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고자 하였다고.

어쨌든 조선의 지배세력이 수도인 한양과 왕궁의 위치를 정할 때 가장 우선시 한 것은 '왕의 권력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을까?


우리나라의 유명한 절을 가보면 산의 배경을 이용하여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경복궁도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지어진 것이다.


진관사(건물 지하 필로티→계단→산을 배경으로 깜짝 등장하는 본관)






내소사(...맙소사 진관사와 똑같은 구조잖아~)



남대문에서 경복궁(보라색)까지 직선로(파란색)를 만들지 않고, 돌아가게(붉은색) 하여 북악산과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경복궁을 맞이하였을 때 왕실의 권위를 느낄 수 있도록 시각적 효과의 극대화를 노렸다는 것이다.

경복궁을 둘러싼 북악산과 인왕산의 적당히 까진 이마(화강암)는 근엄한 교장선생을, 북악산 넘어 북한산(삼각산)은 왠지 뾰족한 것이 왕관을 연상시킨다고 하면 너무 억지일까나... ㅋ

 

​조선의 수도인 한양의 이러한 공간 배치는 자연을 이용하여 경제적이며 효율적으로 왕실의 권위를 드러낼 수 있었으나, 보안의 관점에서는 구멍이 컸다. 경복궁의 뒷산인 북악산에 올라가면 궁궐이 훤히 보이고, 배경(산)과의 비례를 중시하는 풍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궁은 대부분 작아서 적의 공격에 방어할 건더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양을 빙 둘러싸고 산에 위치한 도성은 길이가 약 18km에 달해 효율적인 방어가 어려웠다고.

그래서 왜란, 호란 등의 큰 침략을 당할 때마다 조선 왕실의 주전략은 36계 줄행랑이었다. 강화도, 남한산성 등으로.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이 한강철교를 끊고 간 것은 조선 왕실의 주전략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풍수지리'라는 것은 권력을 가진 철저한 지배층의 논리였다고 해야 할까... 물론 이 책에서 과학적으로 풍수를 고찰하지는 않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풍수사상은 민초들의 삶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는 개념이 아닌가 싶다.

조선을 개국하고 태조를 비롯한 지배세력들이 천도를 논할 때 정도전은 '국가의 흥망은 인간 세계에 있는 것이지 지기의 성쇠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입지 선정에 있어 풍수사상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한 고려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굴곡진 우리의 역사를 보면 답이 있지 않나 싶다.

마무리는 영화 곡성의 대사로 대신한다.

'것이 뭣이 중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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