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나만의 평점 : 8.0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는 사실 전혀 관심이 없다가, 주변 블로거분들이 좋은 평을 남기시길래 호기심이 생긴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의외로 정말 재미나더라구요! 일본 영화가 생각날 정도의 B급스러운 진행에 웃음을 가득 담아놓았으며, 거기에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도 제대로 꼬집어놓은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들의 고질병인 120분 병을 넘어서지는 못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낄낄대고 웃으며 보다가도, 마지막에 가서는 또한 가슴 아픈 현실을 생각나게 했던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를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놉시스>

풀리는 일도 없고 존재감도 없이 몇년째 열심히 일만 하는 조감독 최보나(이시영). 육봉아(이원종) 감독님 밑에서 일한지 5년째지만 감독 데뷔는 커녕 후배들한테 PT도 밀리기 시작하는 처지. 그러던 중 아래 스튜디오에 이사온 대스타 이승재(오정세)와의 광고 촬영에서 의견 차이를 벌이다가, 혼자 해변에 버려지는 사고를 당한다. 터덜터덜 걷고 있던 그녀는 해변가에 차려진 Dr. 스왈스키(박영규)의 비법서 판매정메서 남자사용설명서를 사서 돌아오는데..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제대로 형식을 파괴한 듯한 영화!>

영화는 그 오프닝부터 정말 특이하게 시작합니다. 마치 관객이 남자사용설명서라는 비디오를 넣고 그 비디오를 시청하는 것처럼 시작한 영화는, 영화를 보는 내내 그 범주를 넘나듭니다. 영화속 주인공이 비디오를 시청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순간엔 그 비디오 안에 주인공들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은 연출을 보여주며, 현실과 환상을 오고 가는 형식으로 영화가 만들어져있죠^^ 거기에 관객들마저 그 비디오 속으로 끌어들이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그 형식부터 특이한 이 영화는 안에 담고 있는 이야기의 설정도 매우 특이합니다. 대스타 오정세, 스타 감독 육봉아, 진짜 사람인지도 알 수 없는 존재 Dr. 스왈스키 박영규씨 등 현실적이지 않은 설정들이 비디오와 현실을 오고 가는 형식에 더더욱 힘을 보태죠! 덕분에 환상 속에 있는 듯 하면서도 또한 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그런 영화가 바로 남자사용설명서입니다^^

<곳곳에 웃음거리가 가득!! 오정세씨 덕분에 숨도 쉬지 못하고 웃었던!!>

그러면서 영화는 곳곳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일단 Dr. 스왈스키라는 존재가 주는 웃음이 굉장히 쏠쏠합니다. 비디오를 틀면 그 비디오에 나오는 환상과 더불어 현실 세계에서도 자주 등장하시는 Dr. 스왈스키는 박영규씨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의해 제대로 웃음을 주는 캐릭터로 존재하지요! 그리고 항상 같이 나오는 프랑스인 2명의 어설픈 연기가 주는 재미가 또한 쏠쏠합니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 놀아나는 듯한 주연배우들의 이야기가 또한 그 분위기와 섞여서 굉장한 재미를 부여하죠^^ 오정세씨가 보여준 문제의 그 장면에서는 정말 숨도 쉬지 못하고 한 2~3분여간 웃어대기만 했었습니다..ㅠ_ㅠ 영화는 곳곳에서 정말 기발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여서 참 좋았지요!

<그 안에 현실의 아픔을 담아낸..!! >

그런데 그렇게 마냥 웃다가 끝나는 영화도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능력이 있어도 빽도 없고 출신도 고졸이라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 그래서 빽을 좀 이용했더니, 그 사람의 능력으로 판단해주는 것이 아니라 빽을 이용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욕을 먹는 세상.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일까요? 정직하기 위해 나의 능력도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가는게 맞는 것일까요? 그리고 정말 '남자사용설명서' 같은 것이 필요할 정도로 정형화되어버린 연예. 남자를 항목별로 분류하고, 그것에 맞게 정말 사용하고 버리는 듯한 연예의 모습. 이젠 사랑도 계획적으로 하고, 계획에 맞지 않으면 버려야 하는, 진실함이 사라져버린 사랑의 모습. 그러한 현실까지도 영화는 제대로 꼬집어주고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한국 코미디의 120분 고질병이 여전.. 이시영씨의 아쉬운 발성..>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는데요. 가장 아쉬웠던 것은 바로 한국 코미디의 120분 병을 이 영화도 버리지 못했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오정세씨의 빵 터지는 장면이 나오기 전 한 10~20여분은 매우 지루했거든요;; 그러한 부분을 과감히 잘라내고 100여분으로 갔어도 좋았을텐데, 역시나 제작사의 입김이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그런 부분은 좀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이시영씨의 발성은 아직도 조금 아쉽더라구요. 연기는 좋은데, 질러야 할 때 지르지 못하고, 오히려 소리가 먹어들어가는 듯한 발성이 조금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약간 여성 편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남성들이 보기에 약간은 불편한 영화도 될 수 있다라는 점이 있는 영화였죠^^

<제대로 웃음을 터뜨려주시는 오정세씨! 능청스러움의 대명사 박영규씨!>

이 영화를 이끌고 있으신 분은 이시영씨지만, 오히려 중심에서 사람을 좌우하는 캐릭터는 오정세씨가 아닌가 싶어요! 오정세씨의 천연덕스러운 연기 덕분에 정말 빵빵 터지기도 많이 터졌고, 어떠한 부분에서는 제법 감동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정세씨는 정말 이런 영화 이런 캐릭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극을 이끌어간 이시영씨도 발성을 빼면 훌륭했습니다^^ 이시영씨만의 그 귀여운 모습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영화였죠. 거기에 박영규씨의 그야말로 능청스러운 연기가 주는 효과가 정말 최고였습니다! 이 역할에 박영규씨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완벽했지요! 그 외에도 모든 조연분들이 정말 웃음을 주는 연기로 제대로 합을 이루어낸, B급스러운 유머이지만 웃음과 현실을 동시에 잘 담아낸 영화 남자사용설명서였습니다^^

☆ 단단한 달걀의 사족.. 이런 형식 파괴 영화 정말 좋아합니다!! ☆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엉뚱한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특히나 멋진 악몽 같은 엉뚱함이 들어있는 일본 영화라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편인데요, 이 영화도 그야말로 형식을 파괴하는 엉뚱함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 영화라서 너무 좋았습니다! 중반의 지루함이 조금 아쉬웠고, 이시영씨의 발성이 몰입을 살짝 방해해 점수는 조금 낮췄지만, 이런 B급스럽고 엉뚱한 영화 너무 너무 좋습니다! 우리나라 상업 영화 중에서 이렇게까지 엉뚱함이 가득 넘치는 형식 파괴 영화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앞으로 이원석 감독님의 영화는 무조건 챙겨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많은 남성분들이 그랬듯이, 약간은 이시영씨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영화에서 많이 깨어졌습니다^^ 역시나 사람은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 단단한 달걀의 3줄 요약 ◇

형식을 완전히 파괴한 B급스러운 분위기지만, 그 안에 넘치는 웃음과 더불어 현실의 아픔들을 제대로 담아낸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오정세씨와 박영규씨의 뻔뻔하고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빛을 발하는 영화! 120분 고질병을 고치지 못한 것은 조금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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