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씨쨩
  1. 힐씨의 책

이미지

도서명 표기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글쓴이
차영민 저
새움
평균
별점8.8 (16)
힐씨쨩


난 편의점 '알바'를 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기가 국내에 편의점이 생기고 자리잡던 시기였던 터라 별다른 정보가 없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 이 문장을 쓰다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1989년 5월에 생긴 세븐일레븐을 국내 최초의 편의점이라고 보는 듯 하다. ) 비싼 소매점 같은 분위기였던 편의점이 이제는 동네 카페도 되고 빵집도 되고, 택배 서비스도 된다. 손님으로서 나는 이제, 편의점은 24시간 열려있는 편리성 외에도 이것저것 할인을 적용하거나 1+1 등의 이벤트 때를 활용하면 보통 소매점보다도 저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게다가 편의점에만 있는 상품은 자꾸 눈길이 가면서 사보고 싶게 한다지. 그러나 내가 편의점에 머무는 시간은 길지 않다. 



달밤의 제주는 즐거워


: 심야 편의점에서 보고 쓰다


차영민 저

304쪽 | 446g | 136*200*30mm

새움




스스로를 「소설가, 편의점 알바생, 요망진 제주청년」이라 소개하는 작가의 '편의점 에세이'를 읽으며 작가의 알바 일상을 따라가보았다. 제주에 사는 젊은 작가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모은 에세이다. 관광지도 아닌 평범한 시골 마을의 편의점, 제주도 북서쪽 작은 어촌 마을에 있는 편의점에서 밤과 새벽시간을 지키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재고조사팀', 'OFC', 'GOT' 등 편의점에 관련된 용어들도 배운(?)다. 어느새 편의점 알바를 함께 하는 기분까지 든다. 자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충이라고도 볼 수 없는 유쾌한 매뉴얼. 이 매뉴얼은 편의점 선배 알바 Tip 까지 제공된다지. 익살스러운 문장과 함께 하는 '편의점 알바기' 쯤 되려나 하는 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이의 시선으로 편의점 손님들을 만나보게 된다. 그저 나는 잠깐 머물었던 편의점에 가득한 이야기가 놀랍다. 그 잠깐의 순간들이 모아보니 역동적이고 빛이 나는 이야기가 되었다. 진상 손님에 대한 이야기, 알바생이라서 넘어가야 할 많은 억울한 일들, 엉뚱하고 기묘한 손님들을 맞이하며 느꼈던 생각들을 풀어낸 부분들은 유쾌한 문장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한다. 



손님들이 보기에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는 편의점 알바생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들이고 딸이고, 형이고 오빠고, 친구인 사람이다. 낮은 자세로 손님들을 맞이한다고 해서 함부러 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알바생이 돈 한 푼에 영혼까지 파는 사람으로 보인다면, 자신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도아보길 바란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이는 만큼만 보는 법이니까. p164~165




알바를 하고 있지 않더라도 알바생들의 삶에 한번쯤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면 이 책으로 충분할 듯 하다. 문득 한 회사의 브랜드이미지 CF 이기는 하지만 '마음을 더하다' 라는 주제의 영상이 떠올랐다. 난 어떤 말을 전했던가. 나는 어떤 손님이었던가. 


< width="640" height="360" src="https://www.youtube.com//53g9rgJ9tL0"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에피소드 사이에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자리한 사진들은 덤으로 얻는 포토 에세이. 제주도의 풍경에서부터 편의점 속 작가의 사진까지 바다냄새, 사람냄새가 가득하다. 본인이 노안이라며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려주어서 였을까 생각보다 풋풋한 작가의 모습에 놀랐다. 푸핫. 하고 웃음이 터졌던 작가의 유머스러운 표현들이 더욱 와닿는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누군가는 알바라고 무시할 지 모르지만, 최소한의 ‘밥벌이’와 ‘글쓰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작가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택했다고 했다. 덕분에 그저 흔한 일상으로 지워질 뻔한 누군가의 시간들이 빛을 낸다. 함께 웃고, 화내고, 눈물짓게 한다.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은 단순히 물건만 사러 오는 것만이 아니라

종종 마음을 나누러 온다. 

그래서 난 그들을 더욱더 정성껏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이전에 나왔던 <효리 누나, 혼저옵서예 : 제주로 간 젊은 작가의 알바학 개론>의 개정판이다. 이전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기존 알바 생활 소개에 사람냄새를 더한 에피소드를 더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제주도에 가면 작가를 만나러 가보고 싶다.' 라고 생각한 나같은 독자에게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한 친구처럼, 두 팔 벌려 아주 격하게 반겨드릴게요. 

책에 담지 않은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도 슬쩍 해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속닥속닥).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3.04.26

댓글 0

빈 데이터 이미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

힐씨쨩님의 최신글

  1. 작성일
    2025.6.8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8
  2. 작성일
    2025.6.5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5
  3. 작성일
    2025.6.4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4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사락 인기글

  1. 별명
    사락공식공식계정
    작성일
    2025.6.17
    좋아요
    댓글
    6
    작성일
    2025.6.1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2. 별명
    리뷰어클럽공식계정
    작성일
    2025.6.17
    좋아요
    댓글
    4
    작성일
    2025.6.17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3. 별명
    사락공식공식계정
    작성일
    2025.6.18
    좋아요
    댓글
    0
    작성일
    2025.6.18
    첨부된 사진
    첨부된 사진
    20
예스이십사 ㈜
사업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