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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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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울의 리듬
글쓴이
호원숙 저
마음의숲
평균
별점9.1 (9)
정이

절반 이상 짧아진 연필을 빈 모나미볼펜대에 끼우고, 사각사각 소리내며 써내려간 듯한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선지 위에 음표들을 그려 넣듯, 옛일들과 어제와 오늘을 담백하게 기록한 듯 합니다. 그 느낌이 참 평화롭습니다. 



살구를 주워와 살구잼을 만든다는 문장에서, 그 모습을 상상하며 이제 곧 그 계절이 돌아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고 했고요.



간혹 책장을 넘기면서 만나는 연필로 그린 것 같은 그림이 그렇게 단촐하고도 정겨울 수가 없습니다. 연월일 그리고 날씨 같은 형식은 갖추지 않았지만, 저자의 호젓한 일상을 기록한 일기를 보는 느낌입니다. 글의 내용에서 시대나 연도를 짐작하게 되고, 또한 계절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제가 끝내 보지 않고 밀쳐둔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저자의 단상으로만 알고 있기에 충분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꽃과 나무 이름이 참 많이 나옵니다. 얼마나 될까, 궁금하기도 하여 메모지를 옆에 두고 책을 읽어 나가며 써보았습니다. 팬지, 글라디올러스, 장미, 과꽃, 봉숭아, 유도화, 샐비어, 포도나무, 국화, 꽈리, 찔레, 백합, 수국, 감나무, 목련나무, 단풍나무, 복수초, 산딸나무, 살구나무, 튤립, 라일락, 조팝나무, 모란, 진달래, 연달래, 병꽃나무, 은방울꽃, 초롱꽃, 대나무, 원추리, 매화, 배롱나무, 느티나무, 산수유, 앵두나무, 갈참나무, 만추국....  저자의 일상에는 꽃이 있고, 저자가 맞이하는 계절은 나무와 함께 오나 봅니다. 뿐만 아니라 일상을 기록하는 글에서 음식이야기와 책이야기, 가족과 지인들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음은 물론입니다. 한결같이 감칠맛나고 품위 있는 글이었습니다. 저자가 본 드라마, 책, 영화 중 몇몇은 저도 본 것입니다. 이 글에 나오는 장소에 저도 간 적이 있습니다.(저자와 저는 15년 이상의 나이차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조용한 걸음으로 무게중심 잘 잡고 나아가는 모습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초여름을 맞이한 요즘입니다. 때마침 저자가 미풍에 실어보낸 '아치울의 리듬'은 잔잔하고도 때론 경쾌하게 그 울림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책 표지의 연둣빛처럼, 저자의 푸른 에너지와 담백한 일상의 여전함을 기원합니다.



 



*이 글은 예스 24 리뷰어클럽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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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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