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정의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다. 확증편향, 조작적 조건화, 근본적 귀인 오류, 인지오류, 래포와 같은 심리학 용어를 들어보면 무슨 의미일지 감을 잡기가 힘들다. 인간의 마음과 의식과 행동을 정의하고 해석하는 심리학은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다가서기가 어려운 학문이다. 그런데 심리학을 주제로 쉽고 재밌게 구성한 책이 나왔다. 군대 생활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심리학적인 내용을 적용하여 해석을 한 책 <군대 심리학>이다. 2013년 3월에 전역하고 현재는 미시간대학에서 심리학 공부중인 여인택 씨가 쓴 책으로 젊은 나이에 재밌는 발상을 했다.

군에서 어떤 보직이든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을 텐데 PX병이나 행정병은 편한 보직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저자는 상황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섣불리 감정적으로 결론짓는 심리상태인 ‘근본적 귀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면서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쉽게 해석해 주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인간관계의 갈등은 불필요한 선입견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의 원인을 무턱대고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 하기 때문이죠.”

군에서는 선임과 후임이라는 두 상하 관계가 존재한다. 선임의 위치에서나 후임의 위치에서 군 생활은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을 텐데 이 두 관계 속에서도 엄청난 스토리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그런 에피소드와 모든 군인들이 군 생활에서 겪어봤음직한 이야기들 중에서 제일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위와 같은 형식으로 심리학 분석내용을 담았는데 각각의 내용들은 군대에서 선택이 없는 상황들에 부딪혔을 때 갖게 되는 불만에 대해서 적어도 이해는 시켜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6개월의 군 생활을 마치고 11년 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입대하던 그 시절부터 육군훈련소를 거쳐 자대배치까지의 여정. 그리고 부대에서의 생활들이 생각이 난다. 특히 내무 검사할 때 밀려왔던 짜증과 중대내의 고문관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 행정병을 하며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군 생활을 했지만 선임들의 질타를 들어야 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결국 이 책은 내가 겪었던 군대 생활에서의 심리를 잘 반영한 것 같다. 막상 군 생활을 하다보면 이해와 타협이 잘 이루어지지 않긴 하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입대하는 것보다 미리 알고 가면 좋을 군 이야기와 그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 다루어져 있어 앞으로 입대할 청년들이나 군복무중인 분들이나 그리고 그의 여친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