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
  1. 나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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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태 켈러 저/강나은 역

돌베개 | 2021년 04월





 



가끔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이 궁금할 때가 있다. 내가 느낀 부분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느낄 때가 있는 까닭이다. 현실 세계와 떨어진 신비로운 이야기가 함께 있는 탓일까? 이런 책을 읽고 덮으면서 하는 마지막 생각은 늘 ‘아, 작가는 도대체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만들어내지?’이다.



 



주인공 릴리는 스스로가 투명인간이 되는 초능력이 있다고 한다. 남들 눈에 안보이는, 어쩌면 너무 조용해서 자기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취급하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고 쳐다보지 않는 것 말이다. 언니와 엄마와 함께 외할머니가 사시는 곳으로 돌아왔다. 릴리는 돌아오는 엄마의 차에서 바깥에서 보이는 호랑이 때문에 놀란다. “옛날 옛날 호랑이가 사람처럼 걷던 시절에....” 이렇게 할머니꼐서 말씀해주시는 호랑이가 눈에 보인거다. 정말 진짜 호랑이일까?



 



 



할머니와 만나서 여쭤본 호랑이 이야기에 할머니는 ‘호랑이는 나쁘고 사람을 속인다고 가까이 하지 말라’고 말해준다. 할머니가 호랑이들의 것을 훔쳤고, 그것을 되찾고 싶어한다고 말이다. 이야기 책 속의 할머니가 해주는 이야기는 우리가 읽었던 전래동화와 비슷하다. 하지만 어느 한구석씩 미국에서 들려준 이야기로 바뀌어서 그런지 조금 다른 부분이 보였다. 우리가 종종 듣는 동화는 이렇다. 하늘에 올라간 햇님과 달님 이야기 중 두 오누이가 함께 가서 누이는 햇님이, 씩씩한 오빠는 달님이 되었다고 쓰여있다.



 



그런데 이 소설 속의 두 오누이는 각자 다른 방향으로 올라간다. 언니는 동아줄을 잡고, 동생은 계단을 디디고 하늘 왕국 양쪽에서 따로 따로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언니는 해가 되고, 동생이 달이 되었다가 동생이 숨고 싶어서 자꾸 우니까 둘은 동생을 아무도 못쳐다보는 해로 바꾸었다고 말이다.



 



할머니는 많이 아프다. 화장실에서 토하는 것도 보이고,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때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보인다.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동생인 릴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집앞 도서관에서 젠슨과 리키도 만나게 된다. 그러는 중 릴리는 한 밤중에 호랑이를 만나게 되고 제안을 받는다. “네 할머니가 가둬 둔 이야기를 릴리 네가 풀어주면 할머니는 나아질거야. 그 별들이 계속 갇혀 있으면 할머니가 아프고 말이야” 라고 말하면서.



 



릴리는 고민하다가 승낙하는 시간을 놓치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만나 제안을 승낙하고 호랑이에게 유리 단지 세 개의 이야기를 건내주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할머니가 뇌종양이 있으시고, 치매가 있어서 전과 같이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할머니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도 듣게 된다. 릴리는 할머니를 구하기 위해 호랑이와 이런 저런 일들을 펼쳐나간다. 하지만 마지막 유리 단지 이야기를 열기 위해 호랑이를 아무리 만나려고 해도 만나지 못하게 되고, 할머니가 위독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엄마와 할머니의 관계에 대해서도 마주치게 되고, 언니가 밤마다 밧줄로 집을 나가는 것도 본다. 리키와의 마찰로 진흙이 들어간 간식을 주기도 한 릴리는 할머니의 위독함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린다.



 



 



릴리는 결국 모든 이야기 유리 단지를 깨버리고, 자신과 호랑이의 관계에 대해 의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임종을 보게 되는 식구들은 할머니와 한 명씩 이야기를 나눈다. 언니에게도 서운함을 느꼈던 릴리는 언니가 그동안 밤마다 할머니의 병을 낫게 해달라는 작은 일들을 해온 것도 알아차리린다. 할머니에게 호랑이의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 릴리. 그 과정에서 언니와도 하나의 마음을, 엄마와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릴 리가 연 마지막 유리단지이기도 했다.



 



1/4 한국인이라는 작가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나를 구성하는 것들이 무언가 조각나 있는 느낌, 남과 다른 느낌은 참 오래도록 사람을 괴롭힌다. 다르다는 것을 잘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양한 인종이 사는 다른 나라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 속에서 자신을 지켜나갔던 할머니를 지켜보면서 주인공이 함께 겪는 많은 모험과, 삶과 죽음의 이야기들은 마음을 많이 움직이게 했다. 마지막 이야기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래도 죽음의 끝까지 함께 해준 가족이 있다는 것은 참 따뜻하다. 마지막에는 할머니를 기억하며 떡을 만들어서 도서관에서 다른 마을 사람들과 기념하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만 기억되어도 참 좋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호랑이를 덫에 가두어서 할머니를 살려보겠다는 손녀의 마음이 소설 전체를 흥미진진하고, 한편으로 따뜻하게 해서 좋다. 내 마지막에도 이렇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런 시대에는 그것마저도 큰 행운일지도 모르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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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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