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강도헌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8.5.22
‘심판’은 영어로는 다양한 의미로 번역된다. 그중에서도 구분되는 것은 ‘레퍼리(Referee)’와 ‘엄파이어(Umpire)’이다. 축구 심판은 레퍼리를, 야구 심판은 엄파이어라는 말을 쓴다.
레퍼리라는 말은 심판이 선수들과 같이 뛰며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는 종목에서 쓰인다. 엄파이어는 선수들과 같이 뛰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판정을 내리는 심판을 지칭한다.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경기인지 아닌지에 따라 심판을 지칭하는 말이 다른 것이다.
축구의 현대화가 시작됐던 19세기 중반에는 축구 심판을 엄파이어라고 썼던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는 곧 레프리라는 말로 바뀐다. 당시 영국에서는 축구 경기를 치르면 부상자는 물론 사망자가 나오는 것이 다반사였다. 격렬한 축구 경기를 원만하게 마치려면 축구 심판은 선수들 틈에서 적극적으로 판정을 해야 했다.
심판이라는 말은 ‘저지(judge)’라는 말로도 번역된다. 점수를 매기는 피겨스케이팅 등의 종목의 심판, 즉 채점자를 말한다.
마태복음 7장 1-2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교회의 정체성이 무엇일까? 끝없는 질문이지만, 목사인 필자로서는 멈출 수 없는 질문이다. 우리는 세상에 대한 태도를 바르게 가져야 한다. 세상속의 잡다한 문제들과 어두운 곳, 더러운 부분에 대해 교회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엄파이어일까? 아님 저지일까?
교회는 ‘심판’이라는 개념에서 접근한다면 레퍼리에 가깝다고 본다. 판정만 하거나 점수만 매기는 존재가 아니라 현장에 뛰어가서 잘못을 바로 잡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우리 제자삼는교회 식구들이 삶의 현장에서 레퍼리와 같은 역할들을 잘 해내는 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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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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