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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푸
- 작성일
- 2020.8.2
Double 더블
- 글쓴이
- 박민규 저
창비
박민규 소설집.
<side A>(http://blog.yes24.com/document/12808655)와 같이 9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디서든 한번 쯤 경험했던 것 같은 이야기와 완전 4차원스러운 이야기들이 한데 묶여 있는, 그러면서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이다.
<side A>에 비해 좀 더 4차원적이다. '아, 그래. 이런 느낌도 박민규의 것이었어. 맘에 들진 않지만 :)' 역시 오랜 만에 느껴본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지만 오랜 만에 읽어본 그의 글은 나쁘진 않네.
'아스피린', '아치', '슬(膝)'은 왜 이렇게 낯익지? 이 책을 전에 한번 봤을까? 그렇다고 하기엔 다른 글들이 너무 낯선데, 아니면 다른 책에서 봤던 글일까? 아직 잘 모르겠다. 박민규의 다른 책들을 다시 한번 들춰봐야겠다. 조만간...
아 참, 책의 형태가 조금 특이하다. 정사각형이고 책 제목도 <side A>, <side B>, 음반을 만들려고 했던 듯. 게다가 두툼한 속지까지. 속지에는 소설의 글 조금, 제목에 해당하는 그림, 그리고 그 소설에 대한 헌정글까지. 알차다. 마치 싹쓰리 앨범처럼 ???
글을 읽으면서 조금은 허황된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러니깐 소설이지,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오싹거리기도 했고 외롭기도 했고 땀에 젖어 끈적이기도 한 그런 장면들, 느낌들. 쉼표에 맞춰 같이 호흡하면서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오랜 만에 읽은 박민규의 소설들. 책장을 보니 읽었었는지 불분명한 책이 한권 더 있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고, 조만간 볼 책이 정해졌다.
사십년 가까이 아내와 살았는데 말입니다,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 겁니다. 돌이켜보니 살가운 표정 한번 제대로 지어준 적이 없어요.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그렇게 살아온 것이... 그런 기분이었던 겁니다. 산다는 게 원래 이런 거라는... 예, 돌이켜보면 그저 먹고살았던 거예요. 일하고... 벌고... 그저 먹고살고... 자식들한테 내 전부를 걸고, 바치고... 우리 내외는요... 중국집 가서 짬뽕을 한번 못 먹었어요. 왜? 더 싼 짜장면이 버젓이 보이니까... 그래서 내가 짜장면을 시키면 집사람이... 글쎄 이 바보도 짜장을 시키는 겁니다. 왜 그랬는지, 그렇게 모아서 뭘 하려고 했는지...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데...정말 산다는 게 뭔지 이 나이가 되어도 모르겠어요. 안 그렇습니까? (p.27)
<side A>(http://blog.yes24.com/document/12808655)와 같이 9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디서든 한번 쯤 경험했던 것 같은 이야기와 완전 4차원스러운 이야기들이 한데 묶여 있는, 그러면서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이야기가 들어 있는 책이다.
<side A>에 비해 좀 더 4차원적이다. '아, 그래. 이런 느낌도 박민규의 것이었어. 맘에 들진 않지만 :)' 역시 오랜 만에 느껴본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지만 오랜 만에 읽어본 그의 글은 나쁘진 않네.
'아스피린', '아치', '슬(膝)'은 왜 이렇게 낯익지? 이 책을 전에 한번 봤을까? 그렇다고 하기엔 다른 글들이 너무 낯선데, 아니면 다른 책에서 봤던 글일까? 아직 잘 모르겠다. 박민규의 다른 책들을 다시 한번 들춰봐야겠다. 조만간...
아 참, 책의 형태가 조금 특이하다. 정사각형이고 책 제목도 <side A>, <side B>, 음반을 만들려고 했던 듯. 게다가 두툼한 속지까지. 속지에는 소설의 글 조금, 제목에 해당하는 그림, 그리고 그 소설에 대한 헌정글까지. 알차다. 마치 싹쓰리 앨범처럼 ???
글을 읽으면서 조금은 허황된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러니깐 소설이지,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오싹거리기도 했고 외롭기도 했고 땀에 젖어 끈적이기도 한 그런 장면들, 느낌들. 쉼표에 맞춰 같이 호흡하면서 읽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오랜 만에 읽은 박민규의 소설들. 책장을 보니 읽었었는지 불분명한 책이 한권 더 있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고, 조만간 볼 책이 정해졌다.
사십년 가까이 아내와 살았는데 말입니다,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 겁니다. 돌이켜보니 살가운 표정 한번 제대로 지어준 적이 없어요. 신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그렇게 살아온 것이... 그런 기분이었던 겁니다. 산다는 게 원래 이런 거라는... 예, 돌이켜보면 그저 먹고살았던 거예요. 일하고... 벌고... 그저 먹고살고... 자식들한테 내 전부를 걸고, 바치고... 우리 내외는요... 중국집 가서 짬뽕을 한번 못 먹었어요. 왜? 더 싼 짜장면이 버젓이 보이니까... 그래서 내가 짜장면을 시키면 집사람이... 글쎄 이 바보도 짜장을 시키는 겁니다. 왜 그랬는지, 그렇게 모아서 뭘 하려고 했는지...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닌데...정말 산다는 게 뭔지 이 나이가 되어도 모르겠어요. 안 그렇습니까?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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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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