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구책방

hosem
- 작성일
- 2022.4.14
목요일 살인 클럽
- 글쓴이
- 리처드 오스먼 저
살림출판사
한밤중에 구급차가 와있는 풍경에 익숙한 동네, 쿠퍼스 체이스 실버타운. 이곳에 그 유명한 '목요일 살인 클럽'이 있다. 정보기관 MI6 출신의 엘리자베스를 필두로 전직 간호사 조이스, 의리로 뭉친 론과 이브라함 등 네 명의 노장들의 활약이 펼쳐 진다.
리처드 오스먼의 <두 번 죽은 남자>는 네 명의 노인들과 그들의 조력자들이 펼치는 드물게 '유쾌한' 미스터리물이다. 언제나처럼 실버타운에 모여 와인을 기울이며 미제 사건을 조사하고, 지나칠 정도로 타인에 관심을 두며 살고 있던 '목요일 살인 클럽'에 한 장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서서히 사건은 열리게 된다.
엘리자베스에게 전해진 초대장이 이상한 이유는 바로 '죽은 남자'로부터 온 편지기 때문. 특히나 이 남자는 '살았던 적이 없는 남자'기도 하다. 냉철하고 침착한 엘리자베스는 곧 이 초대장을 보낸 실체를 분석해내고, 전 남편 더글라스가 거대한 사건을 몰고 이곳 실버타운으로 스며들었음을 알게 된다.
악당 중의 악당으로부터 2000만 파운드 값이 나가는 다이아몬드를 빼낸 전 남편. 그러나 곧 남편은 주검으로 발견되고. 다이아몬드와 살인자의 행방을 쫓아 가는 '목요일 살인 클럽'의 활약이 서서히 전개된다.
<두 번 죽은 남자>는 머리통이 날아가는 처참한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지만, 이상하게도 읽는이에게 전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즉 '목요일 살인 클럽' 멤버-노인-들이 가진 특유의 여유 때문이다. 오히려 유쾌한 수사극의 인상이 더욱 크게 와닿는다.
이를테면 첫 번째 살해현장으로 와달라는 엘리자베스의 요청에 조이스는 늦은 밤 카디건을 걸치고 나선다. 그러면서 갖는 생각이 재미있다. 덤불 속 동물 소리에 조이스는 자신을 본 여우들이 무슨 생각을 할 지 상상해본다. "저 늙은 여자가 여기 뭐하러 왔을까."
악당 마틴 로맥스의 정원으로 향하는 세 노인이 어느 라디오 채널을 들을 지 의견을 모으지 못해 '스무 고개를 하는 장면, 그들이 '잠잠해지도록' 20분 마다 사탕을 물려주는 버나드의 모습 등 <두 번 죽은 남자>에서 '목요일 살인 클럽'이 보여주는 엉뚱함은 대단하다.
"노인들은 하나둘 씩 죽어가지만 그거야 누구나 마찬가지다. 우리도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을 뜨게 된다. 그러니 죽음을 기다리며 충실히 살아갈 수밖에. 말썽을 일으키고, 체스를 두고, 뭐든 마음에 맞는 일을 하면서." - 버나드
저자는 '목요일 살인 클럽'의 영구 명예 회원이 가진 특징을 책 말미에 잘 설명해준다. '위트와 매력, 다정함, 힘, 장난기와 충성심'이 그것이다. <두 번 죽은 남자>에서 다이아몬드와 살인자를 추적하는 노인들은 바로 '위트와 매력, 다정함, 힘, 장난기와 충성심'을 절대 잊지 않는다. 반전을 거듭하는 <두 번 죽은 남자>의 매력은 엄청난 등장인물에서부터 시작된다.(*)
* 컬처블룸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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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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