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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혁명
글쓴이
에리히 프롬 저
문예출판사
평균
별점9.8 (25)
동그란세상



 



그 사람을 드러내는 것은 무엇일까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그 사람의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족한 저의 철학을 위해 사회철학자이자 사회 심리학자인 저자의 책을 골랐어요. 무엇보다 제목이 마음에 들기도 했죠. 희망의 혁명이라니. 희망은 혁명을 일으킬 정도로 강력한 것일까요? 기술이 인간을 흉내 내는 시기에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 볼까요?





 



저자 에리히 프롬은 독일 태생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 사회철학자입니다. 1962년 아이텍 베르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뮌헨대학교와 베를린 정신분석연구소에서 정신분석을 연구했어요.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며 사회심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죠. 1933년 나치 치하의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할 무렵 정신분석학자로 높은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후 미국의 주요 대학에서 정신분석학 강의를 하면서 인간의 욕망에 따른 사회와 개인의 갈등에 주목하는 논문을 발표하죠. 1974년 스위스로 이주 후 1980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랑의 기술>과 <자유로부터의 도피>, <건전한 사회>, <인간의 마음>, <소유냐 존재냐>등의 저서를 남겼죠.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판 서문과 함께 개정판 서문이 책의 시작을 알리죠. 1장은 교차로라는 제목으로 현재 사회를 진단합니다. 2장은 희망이라는 주제로 저자가 생각하는 희망에 대해 말해요. 3장은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하고 있나라는 주제로 저자가 살았던 시대뿐 아니라 미래까지도 통찰력 있게 내다보며 인간을 통한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하고,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합니다. 4장은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는이라는 주제로 인간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하죠. 5장은 기술 사회의 인간화를 위한 단계라는 주제로 기술 사회에서 기술에 지배당하지 않는 인간을 위한 단계를 제시합니다. 6장은 우리가 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앞으로의 문제점과 어려움, 가능성 등을 말하고 있어요.



저자가 살았던 20세기 말에 생각하지 못하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AI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서도 인간으로서 살아가고 존재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희망을 품고 살아내야 하는 걸까요? 천천히 곱씹듯이 책을 펼칩니다.



 



희망이란 존재의 상태다. 준비가 되어 있는 내면의 상태, 열정적이지만 아직 쓰이지 않는 능동성(activeness)이다. (p39)



철학자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단어에 대한 자신만의 개념 정의 일 것 같습니다. 정신분석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마르크스와 프로이트를 비판적으로 계승한 저자는 희망을 이렇게 정의해요. 희망이란 존재의 상태라고요. 이 말에 밑줄을 그으면서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요. 희망이라는 것은 바라는 것이 아니던가 싶은 짧은 생각으로 인해 더 커진 희망의 개념을 담지 못하는 모습이죠. 이어지는 실명에서 활동의 개념과 현대 사회의 모습을 설명합니다. 우리 문화 전반은 활동에 맞춰져 있다고 해요. 활동은 바쁘다(busy)의 미이며, 바쁘다는 것은 비지-니스의 바쁨(busymess)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바쁨으로 정의되는 현대의 활동이 아니라 생명과 성장에 수반되는 정신 상태가 희망이라고 해요. 우리가 생각하는 생산적인 경제활동으로서의 활동이 아니라 생명과 성장에 수반되는 정신 상태가 희망인 것이죠. 우리의 희망은 지금 어떤 상태로 어디에서 존재하고 있는 걸까요? 바쁘지만 희망적이지 않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다만 첫 번째 개념은 사람들이 공유하지 않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들리고, 두 번째 개념은 수백만 명의 사람과 강대국 정부들이 공유하기 때문에 정상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p93)



어떤 사람들을 정상으로 보는 것과 질병으로 보는 것의 차이를 설명한 주석 부분입니다. 사회의 문제들도 이런 관점으로 보면 명확하게 이해되는 것 같아요. 국민 대다수가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면 국가는 그 정상들에 반응하면서 외교 문제나 정치 문제를 풀어나가야 맞는 것이죠. 그러나 여기서도 문제는 생깁니다. 국민 대다수라는 기준과 근거는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일 방송에서 아무 문제 없다고만 나오는 뉴스를 정상적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여요. 정말 아무 문제가 없다면 뉴스가 그렇게 쏟아져 나올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대다수가 개념을 공유했기 때문에 지난 역사에서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지능이 조금 부족한 사람들이 병자 취급을 받거나 감옥 같은 병원에 수감되었습니다. 그들의 상태를 재판에서 병으로 판단하는 순간 그들은 가족들과 이웃들로부터 격리되었죠. 그 후로 한 번도 병원 담장을 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했지만, 그 당시에 공유된 개념은 그들은 병자라는 것이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보게 됩니다. 그들을 비정상이라고 격리하고 가두었던 일들이 옳은 일이 아니었음요. 지금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개념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그러니 더 신중하고, 저자의 말처럼 인간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선택과 정책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가치관의 궁극적인 원천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p181)



무엇을 위해 기술은 발전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분명 그 기술의 시작은 인간을 위한 것이었으나, 어느 때나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기술이 인간적이지 않은 때도 있어요. 인간이 궁극적인 원천이 되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경제적인 논리보다, 효율성보다 인간이 우선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말이 쉽지 그 기술을 구현하고 개발하는 사람에게 철학이 없다면(인간을 최우선에 두는 가치관) 그 말은 이상적인 이론에 불과합니다. 정말 말 그대로 희망적인 바람이 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저자가 말한 대로 생명과 성장에 수반되는 정신 상태의 혁명이 필요합니다. 정말 희망의 혁명이 필요한 것이죠. 문송하다는 말이 아프게 유행되는 우리나라에서 더욱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것의 기본은 인간이 가치관의 궁극적인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철학자의 책은 어렵습니다. 한글로 된 글이 맞지만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고 글자만 읽는 부분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가와 다시는 읽지 말자는 다짐 사이를 오가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기본적으로 사랑이 있는 희망적인 사람입니다. 현대 사회를 통렬하게 진단 비판하면서도 사랑과 희망을 잃지 않고 방법들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여요. 그의 말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기술이 더욱 발전할수록 더욱 인간이 중심이 되는 가치관의 개념 공유가 필요하다는 것은 깨달아요. 한 사람의 깨달음은 약하고 의미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대한 혁명도 갑자기 각성하는 경우는 더물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인간적인 가치관을 고민하고 생명과 성장을 위한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합니다. 저자가 책의 맨 처음에 인용한 성경 구절처럼 살아야 해요. ‘누구든 살아 있는 쪽에 끼어 있으면 희망이 있나니. 전도서 9장 4절’. 시대를 앞서 살았고, 사람들을 희망적으로 사랑했던 저자가 묻는 것 같아요. 당신은 살아 있는 쪽에 끼어 있느냐고요. 나와 당신, 아니 우리는 어디에 끼어 있나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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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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