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토막지식들이 있지만 화면을 통해 보아넘긴 것은 내 것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가끔 내가 가진 책들이 너무 많아서, 책을 줄이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 e북을 처음 접했을 때 그 편리함 - 어색한 톤이긴 하나 읽어주기 기능이라든가 가볍게 언제나 볼 수 있다는 그러한 장점에 끌려 종이책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나는 아직 종이책에 집착한다. 종이책이 주는 편안함이 좋고, 종이책에서 얻는 지식이야말로 내 것이 되는 것 같은 그 느낌이 좋다. [중국사 인물 열전]을 읽으면서 나는 또 그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제목이 잘 표현하고 있듯이 중국사에서 한 자리 차지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글쓴이 소준섭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상하이 푸단대학교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외국어대학교에서 대우교수로 강의하였고, 현재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책앞날개)고 한다. 중국과 관련한 책을 많이 써 온 지식인이다. "국회도서관 중국 담당 조사관"이라는 직업이 어떤 직업인지 무척 궁금해진다.

 책은 전체 4부로 구성되어 있고 고대사에서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인물 79명의 이야기가 실려있는 책이다. 중국사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해서인지 책 목차를 훑어보다가 이 책에서 나열된 인물 정도만 알아도 중국사의 대강은 이해할 수 있겠다 싶을만치 유명한 인물들이 시대별로 잘 나열되어 있다. 중국사에 대한 입문서로 활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춘래불사춘"의 유명한 시 구절을 떠올리게 하는 왕소군이나  "나를 낳아준 사람은 부모지만 나를 알아주는 이는 포숙이다!"고 이야기하는 관중의 유명한 고사가 이 책에 실려있다. 중국사를 공부함에 있어 인물에 관한 일화 등을 참고하기에 좋은 사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중국사 인물 열전]이라는 생각이 들기에 앞으로 자주 펴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사이기에 더더욱이나. 책을 읽다가 살짝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인물에 대한 아주 간단한 프로필을 각 인물을 시작하는 쪽에 간략하게 실려있으면 더욱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최소한의 생몰연대 정도? 생몰연대를 알면 내용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물론, 궁금한 인물들에 대해서는 또 스마트폰에 의지해 생몰연대를 검색해보기도 했지만, 이 책이 그런 역할까지 다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나의 지나친 욕심일까. 앞으로 중국사를 공부할 때 자주 펴보게 될 것 같은 책. [중국사 인물 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