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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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 소멸 사회
글쓴이
이관후 저
한겨레출판
평균
별점9.8 (16)
후아유



『압축 소멸 사회』의 저자는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정치학자 이관후 교수로 제16, 17대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했고, 2024년 11월에는 역대 최연소로 제10대 국회입법조사처 처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압축 성장했지만 이 성장이 지금은 유래 없이 빠른 속도로 대한민국 사회를  압축 소멸의 원인이 되었음에 주목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대한민국 공동체의 소멸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특히 소멸의 ‘속도’를 강조한다. 인간 사회에 변화란 항상 존재한다. 전쟁, 자연재해, 산업/경제/인구/기술의 변화 등으로 사회는 늘 변화했다. 어느 사회는 버텼고 어느 사회는 무너졌다. 변화를 감당하지 못하는 때는 보통 변화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일어나는 ‘격변’의 시기가 닥쳤을 때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사회를 소멸로 몰아넣고 있는 국내의 상황의 급속한 변화를 다각도로 살핀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

책의 1부 <대한민국은 왜 소멸을 선택했나>에서 저자는 우리 사회가 처해 있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의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국제 환경 변화와 에너지 전환이라 말한다. 한국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 장벽을 이용해서 수출 기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독특한 국제 환경은 비용이 많이 드는 안보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했고 경제적 자생에 필요한 원조 자금을 적극적으로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다가 냉전이 종식되고 탈냉전 세계화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 수출 의존 경제의 내실을 다지기도 샴페인을 터뜨렸고 준비되지 않은 채 세계화를 맞이했다. 그 결과는 결국 익히 알고 있듯이 국가의 부도로 이어졌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의 시작을 외환 위기에서 찾는다. 그 후 정부는 부도난 국가를 빠르게 수습했고 수출 주력 사업을 다시금 일으켰다. 


그러다가 신냉전 패권주의 시대가 열렸다. 신냉전 시기는 패권 국가들이 군사적/경제적으로는 패권을 두고 격렬하게 다투는 것처럼 보이지만, 협력이 필수적인 분야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문제는 한국처럼 낀 나라들이다. 신냉전 패권주의 시대에 한국은 안전한 보호망이 없어졌다. 트럼프의 천문학적 군사 분담금, 바이든의 한국 미국 투자 종용 등에서 알 수 있듯 미국은 더 이상 안보나 경제에서 일방적으로 한국의 편의를 봐주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전환도 한국 사회의 복합 위기의 또 다른 원인이다. 기후 위기는 비단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과 경제, 일자리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 미국과 유럽은 친환경 에너지를 새로운 무역 규제와 공급망 전환의 수단으로 삼으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압축 소멸을 앞당기는 정치 소멸

저자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정치’에 있다고 말한다. 이를 돌려 말하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압축 소멸 문제에 정치가 큰 책임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의 정치는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편 정치 소멸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저자가 말하는 정치란 무엇일까? 

정치학자인 저자는 ‘정치’의 수많은 정의 중 대표적으로 1)통치 기술로서의 정치, 2)공적 업무로서의 정치, 3)권력으로서의 정치 4)타협과 합의로서의 정치를 간략히 설명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정치에 기대하는 국정 운영 능력을 함께 고려한 뒤 ‘정치는 국가의 통치가 작동하는 것이고, 시민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하되, 권력관계 속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경쟁과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 정의한다. 

저자는 정치학자로서 정부 여당이나 야당 어느 한 편을 편들지 않고 한국의 정치 문제를 냉정하고 분석해 나간다. 저자는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는 ‘정치가 소멸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거대 양당은 압축 소멸하는 한국 사회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기보다는 상대방은 심판하는 프레임에 매달려 왔다. 저자는 책 전반에서 소멸을 막을 책임과 소멸 속도를 조정할 책임은 전적으로 정치에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정치는 사라졌고 정치가 사라진 빈 공간은 포퓰리즘과 팬덤 정치가 차지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저자는 책에서 국회와 정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노동, 인구, 지방, 복지, 교육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국내외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문제점을 진단한다. 저자는 <나가는 글>에서 ‘한 사람의 학자로서 완전히 새로운 미지의 대안을 찾기보다는 기존의 제도에서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을 잘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포퓰리즘이라는 정치 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이야기를 써나갈 수도 있다고 희망을 제시하는데 이는 두고 볼 일이다. 우리 개개인이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들을 분별하는 안목을 기르지 못한다면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 년 만 지나면 다 잊는다는 여당의 어느 의원의 말이 틀렸음을 증명해야 할 몫은 우리에게 있다. 



*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


#압축소멸사회 #이관후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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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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