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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8.25
최민석 저 |
신청 기간 :
8월26일 까지
모집 인원 : 5명
발표 : 8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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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현실주의자가 맞닥뜨린 유쾌한 중남미의 세계
소설가 최민석의 구구절절 인간적인 여행 일지
봄과 함께 찾아온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 수많은 여행자들의 계획을 마스크처럼 꽁꽁 틀어막았다. 여름 휴가철은 찾아왔지만 바이러스의 기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으며 휴가를 준비하던 부푼 마음들은 갈 곳을 잃은 가운데,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한국에서 지구 반대편을 향해 떠난 한 소설가가 있었다.
‘민숙 초이(Min Suk Choi)’, ‘문학계의 예능인’으로 불리며 적지 않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소설가 최민석이 신작 에세이 『40일간의 남미 일주』를 통해 중남미에서 또 한번 유감없이 ‘호구 기질’을 발휘하며 독보적인 웃음코드를 선사한다. 이 책에는 그가 2019년 7월 2일부터 8월 11일까지, 멕시코부터 콜롬비아, 페루, 칠레, 아르헨티나를 거쳐 브라질까지 6개국을 여행한 기록이 담겨 있다.
저자가 나홀로 배낭여행을 이어나가며 생성해낸 주옥같은 에피소드들을 총 41회차의 일지로 엮은 이 여행기는 저자가 현장에서 직접 찍은 113장의 사진들에, 사랑스러운 ‘아자씨(AJASSI)’ 캐릭터를 만든 캐릭터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장윤미의 깨알 같은 지도 그림까지 더해져 다채로운 재미와 볼거리가 있다.
저자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번 여행의 필수품을 ‘빠시엔시아(Paciencia, 인내심)’로 정하며 황당하고 절망스러운 순간마다 그 단어를 주문처럼 꺼내어놓다. 여행지에서 겪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은 능청스럽고 능란한 저자 특유의 화법으로 되살아나 진한 재미와 공감을 자아낸다. 속옷과 양말 몇 개 세탁하는 데 4만 원 상당의 금액을 지불하며 ‘국제 호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산티아고의 유랑 악단 앞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멋지게 살기로 결심했으나, 다음 날 계산서에 2만 원이 더 청구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래도 계산서는 꼼꼼히 확인하자’고 다짐을 덧붙인다. 세탁기 버튼을 잘못 눌러 맨발로 공항 면세점을 헤매다가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바와 카페에서, 리우데자네이루 언덕의 석양과 코파카바나의 해변에서 잊지 못할 감회에 휩싸이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예리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식민지풍의 건물들, 독재 정권과 초고속 성장의 흔적들, 이민자들의 도시,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조성된 중남미의 문화와 생활을 촘촘히 들여다보며,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중남미 여행 팁도 공유한다.
여행이 계속될수록 저자는 ‘빠시엔시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느리고 서툰 스페인어를 인내심 있게 들어주고, 계산을 안 하고 갔어도 돌아올 것을 믿어주고, 거리 곳곳에 군인과 경찰이 지키고 서 있는데도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놓고 큰 소리로 친절하게 말하고 춤추는 중남미 사람들의 ‘빠시엔시아’ 자세는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닌,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즐길 줄 아는 자세였던 것이다. 이에 저자는 스스로에게 “즐겁게 사는 것 빼고, 달리 생에서 뭐가 필요한가”를 되묻고, “더 잘 살고 싶어서” 여행을 온 것이었음을 상기하며 불안의 노예로 지냈던 일상을 되돌아본다.
생활인과 여행자, 주인공과 관찰자의 위치를 넘나들며 솔직하게 하루하루를 기록해나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삶의 사소한 순간도 특별해지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현지인들이 동네 사람처럼 정겨워진다.
“아프고, 낯설고, 신기하고, 불편한 것. 하지만 때가 되면 떠나고 싶은 것”이 여행의 본질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떠남’을 통해 익숙함에 안주하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세상살이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체득한다.
이처럼 『40일간의 남미 일주』는 현실 여행의 매력을 절묘하게 담아냈다. 고립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 있는 이들이라면, 위트 넘치는 소설가 최민석의 여행담을 읽으며 한바탕 짠한 웃음과 함께 잊고 있던 여행의 감각, 소중한 생활의 감각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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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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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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