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날 죽였지?” 

이 소설은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두 권으로 구성된 이 소설의 1권, 첫 문장은

“누가 날 죽였지?” 

이다

심지어 작가가 소설의 시작 부분에 위의 내용까지 포함시킨 걸 보면, 그가 첫 문장을 위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짐작이 간다.

여기서 잠깐 이 소설의 특징을 짚고 넘어간다면, 소설은 위 사진과 같이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에서 인용한 내용을 중간 중간 포함시키고 있다. 어찌 보면 소설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 같기도 하지만, 읽다 보면 작가의 의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내용들이 오히려 소설의 이해를 돕게 된다.

소설 속 주인공인 ‘나’는 죽은 자다. 

- 죽은 자가 말을 하다니!

‘나’ 가브리엘은 죽어 영혼이 된다. 가브리엘은 자신의 육신이 죽었다는 것을 처음엔 믿지 않았지만, 곧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그냥 물러설 수는 없다. 자신은 분명 누군가에 의해 억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반드시  그 죽음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

떠돌이 영혼이 된 가브리엘은 죽은 자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영매 뤼시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그녀는 이승과 저승, 물질세계와 비물질 세계를 연결하는, 더구나 저승의 상부와도 연락이 닿는 능력 있는 영매이다. 

소설은 가브리엘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작년에 이 소설이 출간되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내한했을 때, SNS을 통해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인터뷰 중 그는 자신의 소설에 있는 행간을 잘 파악해 달라고 했다. 작가의 의도가 요소마다 숨겨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독자들마다 이해하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그 행간은 한눈에 보일 수도 있고, 아무리 보아도 파악되지 않을 수도 있다. 또는 오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그 의미가 이해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에 녹은 설탕은 형체는 사라졌지만 엄연히 존재한다. 물질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영원히 사라진 것일까?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은 어디일까?

지금은 이 소설이 그저 천재적인 상상력의 소유자가 쓴 장르문학일 뿐이라고 단정하겠지만, 누가 알겠는가? 그것이 물질세계와 비물질 세계를 연결 짓는 과학의 영감이 될지.

소설 1권에서 작가는 영매 뤼시를 '헤디 라마와 꼭 닮은' 외모라고 표현했다.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가 아닌 굳이 ‘헤디 라마와 꼭 닮은' 외모라고 쓴 이유가 무엇일까? 헤디 라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필요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굳이 영매 뤼시를 헤디라마와 꼭 닮은 여인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 소설 2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