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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1.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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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글쓴이
전성원 저
인물과사상사
평균
별점9.1 (20)
후안

  미래? 아직 오지 않은게 아니라 아직 만들지 못한 것뿐이지 최근 TV에서 반영되는 모 금융기관의 광고에 나오는 문구이다. 엘빈 토플러의 말을 빌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는 광고문구이다. 이 문구를 뒤집어 생각해 보자. 그럼 우리의 현재는 누군가 과거에 만들어 낸 것에 기인한다는 애기이다. 과거에 우리의 현재를 만든 사람, 그들에 의해 오늘날 우리의 삶의 모습이 결정된 것이다. 우리가 알든, 모르든 말이다.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는 바로 우리의 현재를 만든 사람들에 대한 애기이다. 그 시대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지만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미래, 그로 인해 우린 그 현재를 지배당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고선 번역서인줄 알았다 표지의 디자인이나 책의 구성, 소재의 선택등이 전형적인 번역서 스타일이었다. 상당한 압박감을 주는 책의 분량도 거기에 한 기여를 했다. 하지만 이 책은 번역서가 아닌 국내작가의 책이다. 다수의 시위 참여와 격동기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경험을 갖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작가의 글쓰기는 세상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이 아닌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신선함을 제공해준다.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는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출생부터 살아온 환경,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세상의 변화를 이끈 사람들의 짤막한 기록이다. 1, 2차를 넘어 3, 4차의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친 무언가를 창조해 낸 사람들, 그들이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대량생산과 시간관리의 경영을 도입하여 경영의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공한 포드자동차의 설립자 포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AK-47소총의 개발자 소련의 마하일 칼라시니코프,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며 2차 대전당시 하늘의 제왕으로 불린 B-57폭격기를 만들고, 전쟁이후 747시리즈로 전 세계의 하늘을 제패한 보잉사의 월리엄 보잉,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로 많은 하층민을 양산한 세게 최대의 유통업그룹인 월마트를 만든 샘 월튼, 개인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워크맨으로 새로운 시대를 창조한 소니의 창시자 모리타 아키오, 침묵하는 다수의 마음을 읽은 과학적 여론조사의 창시자 조지 갤럽, PR을 통한 정보조작과 선전(프로파 간다 Propa gandia)의 창시자 에드워드 버네이스, 그는 나치의 선동자 괴벨스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미국문화의 첨병을 상징하는 코카콜라의대부이며 코카콜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로버트 우드러프, 그들이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탄생시킨 산타클로스는 아직도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이 되고 있다. 바나나 수출의 대명사 이며 녹색 교황으로 인정받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미의 군사적 쿠테타를 사주하는 등의 온갖 악행으로 이름난 새뮤얼 재머리, 20세기 석유 문명을 만든 탐욕의 신 존. D. 록펠러. 그는 인류의 역사상 가장 많은 자산을 가진 부의 재왕이다. 끊임없는 변신으로 20년간 세계의 화학산업을 지배해 온 듀퐁의 듀퐁 가문, 작은 생쥐 하나로 시작한 글로벌 미디어 제국의 창시자 월트 디즈니, 세계인을 고객으로 한 호텔 네트워크를 건설한 호텔의 제왕 콘래드 힐튼, 플레이 보이라는 포르노 제국의 건설자 휴 헤프너, 행복한 가정이라는 거대한 환상을 판매한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하지만 그의 실생활을 행복하지 못했다. 질소비료 제작법을 발명하여 녹색혁명을 일으킨 비운의 과학자 프리츠 하버, 그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독가스는 화학무기의 시초가 되었으며 1차대전동안 97만명의 사상자를 내었다. 그 죄책감에 시달린 그의 부인은 그의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한 비운의 과학자였다. 이 책에는 혁신적인 발명 및 발견으로 우리의 일상의 삶을 바꾼 16명의 성공신화가 그려져 있다. 그들의 그 획기적인 사업의 아이디어는 자신의 것이거나, 누군가가 외면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시대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일반 대중의 손에 쥐어줌으로 인해 세상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그들의 성공의 공통적인 요소는 그들이 시대의 흐름과 필요를 정확히 읽고서 거기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세상적으로 거둔 성공만큼 그들의 인생은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16개에 이르는 짧은 단략은 같은 형식으로 이어진다. 영화를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이야기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출생과 성장과정. 그들의 부모들에 관한 애기와 그들의 성공담, 그리고 이어지는 그들의 발명과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인한 세상의 변화의 모습, 그로 인한 그들이 사회에 끼친 해학과 현대에 미친 영향들이 기술되어 있다. 16개의 모든 이야기들이 위의 정해진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고 동일한 이야기 구조로 기술되어 있다. 동일한 구성의 반복으로 단락이 진행되어 갈수록 동일함이 주는 지루함으로 책이 주는 신선함을 반감시켰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무엇일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이 고안해 낸 조직 가운데 가장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집단은 아마 국가일 것이다. 하지만 그 국가의 위치마저 위협하는 조직이 있다. 바로 기업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권력이 바로 기업이다.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시작되는 하루하루가 수많은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하며 생활한다. 잠자리에서 우리가 덮는 침구와 침대, 그리고 아침식탁에 오르는 식료품을 구입한 대형화된 마트들, 출근길에 사용하는 자가용을 만드는 자동차 회사들,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우리의 직장, 살고 있는 집 등 모든 것이 기업들이 우리에게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 낸 제품을 소비하며 일상을 유지하고 그 기업에 소속되어 경제활동을 한다. 우리는 매일 수없이 많은 마케팅 기법으로 무장한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고, 그들이 만들어낸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애를 쓴다. 그 마케팅의 홍수 속에 갇혀 그 물건들을 사용하지 않으며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삶을 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처럼 우리의 모든 일상은 기업들에 의해 좌우된다.


 


  지금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튼 폰도 마찬가지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없던 제품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다. 이제는 일상에서 스마트 폰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도 없는 삶이 되었다. 스마튼 폰으로 하루가 시작하고 하루가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스마트폰도 몇 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애플이라는 회사에 의해 만들어진 이 제품은 짧은 시간에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물론 그로 인해 애플은 전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기업이 되었고, 애플의 경영자였던 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전 세계인을 침통하게 만들었을 정도다.


 


  현재 우리사회에 유행하는 담론의 태반이 소비자본주의의 마케팅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수정자본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논리로 무장한 그들의 마케팅 이론은 태어나자마자 다른사람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는 논리를 우리에게 주입한다. 초등학교 시절 사회선생님이 수업시간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미국은 우리보다 더 풍요로운 나라인데 왜 부부가 저리 맞벌이를 해야만 살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제기하셨다. 우리보다 더 잘사는 나라의 국민이 우리보다 더 바쁘게 사는 모습을 보고 하신 말씀이었다. 지금의 우리 삶이 그렇다. 한 가정에서 한사람만 경제활동을 해서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다. 어쩌면 지금 우리 주위에 자리 잡고 있는 저 많은 전자제품들을 구입하고 소비하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경제활동을 해야 된다. 기업에 소속되어 더 많은 경제활동을 하고, 벌어들인 소득으로 남보다 더 많은 가전제품을 사고, 남보다 더 큰 차량을 구입하고, 남보다 더 넓은 집에 살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조금의 삶의 여유도 없이 바쁜 일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바쁜 일상으로 인해 개인의 일상이 각박해지고, 가족은 무너져가고 가족과의 유대관계도 희생되어 간다.


 


  이 글을 쓰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어린 시절 집에 있는 전자제품이라야 흑백TV와 라디오가 전부였다. 그걸로도 풍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글을 쓰는 노트북, 옆에 있는 핸드폰, 갤럭시 탭, 거실 전면에 LCD TV, 홈 씨어터, 대형 냉장고, 김치 냉장고, 식기세척기,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오븐등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제품들, 그리고 이런 제품도 한 개가 아니라 일부 제품은 개인마다 방마다 있다. 그리고 주차장에 있는 차량. 수없이 많은 전자제품과 상품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러고도 우리의 구입예정 목록에는 새로운 품목과 서비스등이 계속 등장한다. 아무리 구입하고 서비스를 받아도 풍족함은 느끼지 못한다. 순간의 만족만이 있을 뿐이다. 현대화된 자본주의 논리로 점철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제품들, 그리고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이 아닌가 한다. 그들은 최첨단 화된 마케팅 기법과 우리의 눈을 현혹시키는 제품들은 지금도 꾸준히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이 갖게 된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정치, 경제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이 책에 거론된 것처럼 때로는 한나라의 정권을 바꾸는 시도를 비롯해서, 여론을 호도하고, 정치공작을 일삼아 한 나라 국민들의 현재와 미래를 바꾸기도 한다. 최근에 우리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도 이런 자본가들의 횡포에 대항하기 위한 방어장치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막강한 경제력으로 무장한 자본가들의 힘과 그들의 자본력에 굴복한 일부 정치세력 및 로비세력에 의해 끊임없이 그 근본을 위협받는다. 시장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형 마트의 격주 휴일 휴무제도 일부 기업들은 지키지 않고 시장 자유주의의 논리를 내세워 저항하고 있는게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가 우리의 일상과 더 나아가 한 국가나 세계를 지배하는 그들의 힘에서 벗어나는 길은 정년 없는 것인가. 거대한 소비담론에 맞서 내안의 또 다른 내가 가지고 있는 물질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과 남과 비교되는 자본주의의 극단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인가. 어쩌면 이 시대의 소비문화가 주는 거대 담론으로부터 스스로를 이겨내는 비판적 각성을 통해 자기계몽과 자기 주체화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일상에서의 조그만 혁명이 거대담론을 무너뜨릴 수 있는 문화 혁명으로 가는 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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