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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1. one's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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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반이 지나갔네요. 올해의 문턱에서 저는 너무 힘이 들었기에 의지할 곳이 분명히 필요했어요. 내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 있고 징징 짜는 소리까지도 다 받아줄 누군가를 갈구했어요. 원래 전 왜소하고 나약했으니 그런 존재를 바라는 것도 당연한 줄 알았거든요. 전에도 항상 누군가 가장 포근한 곳에서, 내 곁에 바짝 붙어 술에 취한 듯 의미 없는 말까지 다 들어주고 토닥여줘야 간신히 힘을 내고 험한 세상에 발을 디딜 수 있었지요.


 


하지만 올해 초 제 주위에는 절 위로해줄 어떤 누군가도 없었습니다. 그 따스했던 이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 날 냉정히 날 떠났죠. 보고 싶은데 볼 수 없고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들어줄 사람이 없는 거에요.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위험했던 시기가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아주 우연히 발견했어요. 누군가 나를 조용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한 명, 두 명, 세 명, 아니 그 이상이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는 것을. 아무도 없는 깜깜한 허공에 혼잣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그때 희망을 얻었어요. 그래, 비록 만난 적도 없고 음성도 들어본 적 없지만 내 마음 구석까지 읽어주는 이들이 분명 있구나! 그들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어보니 응답이 있었지요. 나는 더욱 기운을 내어 연인에게 속삭이듯 내 계획과 이상을 보여주었어요. 그랬더니 절 응원한다고 했어요. 바로 여러분이에요. 그 이후로 블로그 이웃님들이 절 여기까지 다치지 않게 데리고 왔어요. 덕분에 지금까지 두려운 세상에서 아슬아슬하게 내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어요. 저도 제가 애들처럼 어리광이 심하다는 것 잘 알아요. 그런데 오랜 습관처럼 힘들 때마다 여러분들을 다시 찾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 고요한 밤에 다시 한번 여러분들에게 기대어 우는소리 한번 하고 7 1일을 맞이하고 싶어요.


 


전 거짓말쟁이에요. 3월에 분명 책을 쓰고 출판을 해서 여러분들에게 보여준다고 약속했는데 결국 지키지 못했네요. 책을 쓴 것도 사실이고 그 책이 우리 집에 있기도 해요. (제본했죠--) 그런데 제가 출판 의지가 부족한 것일까요? 12군데 거절당하고 이건 안된다 스스로 판단했어요. 그리고 제가 복합문화공간 만든다고 한 거, 그것도 잠정 연기되었어요. 일주일 전만 해도 무조건 7월에 하려고 했어요. 원래 그것의 정체는 독립책방이었고 거기에 워크샵 같은 옵션을 더해서 사업을 하려고 했던 거였어요. 그런데 사업 시작 전에 그것을 직접 운영하시는 사장님들을 돌아다니며 만났는데 현실이 너무 처참한 거에요. 최소한의 수익이라도 나오면 억지로라도 하려고 했는데 월세 내기도 힘들다고 하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죄송해요. 저는 항상 말만 거창하죠.


 


요즘 많이 나태했어요. 어제도 축 처져 멍하니 있는 나를 보면서 차라리 공시생 시절 혹은 사회복지사 하던 때가 더 나았겠다 생각도 들었어요. 그때는 정해진 매뉴얼대로 살긴 했지만 적어도 이렇게 시간을 죽이지는 않았거든요. 지금 너무 허탈하고 손에 잡히는 뭔가도 없기에 이렇게 무기력한 거라고 억지 위로를 하기도 했어요. 고민 끝에 여러분을 찾은 거에요. 다시 힘을 얻고 싶었거든요. 저는 내일 독서실 한 달을 끊을 생각이에요. 그 한 달 동안 전에 썼던 책을 다시 정리하려고요. 이번엔 반드시 대중들에게 쉽게 읽히도록 고쳐 쓸 거에요! 그래서 출판사 문을 계속해서 두드릴 거에요! 이렇게 나태해진 나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 제한적인 미션을 주어야 목표의식이 조금씩 생길 것 같기도 하고, 또 다시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계획을 말하고 나면 예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힘을 내서 움직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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