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헤란 나이트> 연재

정제희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3.4.10
이란으로 떠나기 전에 굉장히 궁금했던 것들이 있었다. 내가 20대 청춘인지라 이란인들의 연애와 청춘남녀들의 데이트 방식이 궁금하기도 했고, 또한 그들의 결혼문화는 어떤지 그리고 이슬람권의 일부다처제(코란에 근거하면 네 명까지 아내로 맞이할 수 있다)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많았다.
이란 여성들은(적어도 내가 겪어 봤을 때) 기가 센 편이다. 남성들에 고분고분 순종하는 그런 무슬림 여인들이라고 생각하면 큰코다칠 수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고, 사회생활을 하며 집안일을 하는 여성들이 많다. 실제로 난 만나는 부부마다 일부다처제에 대해서 질문을 했는데, 돌아오는 것은 한결같이 ‘아니다’라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 구절은 남자로서 네 명의 부인 모두에게 동일한 마음과 동일한 경제적 지원을 배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정확히 4등분하고 어찌 재산을 4등분으로 고루 나눌 수 있겠는가. 인간이라면 가능하지 않은, 가능하더라도 매우 힘든 일임에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다처제는 오래된 옛날의 관습으로 남았고, 지금 그 체제 하에 살아가는 남녀는 지극히 드물다.
이란 남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신도 하나고, 여인도 하나다”라는 말이다. 여자가 듣기에 꽤 달콤한 말일 수밖에 없다. 이란 남녀도 한국의 남녀와 마찬가지로 멋진 배우자를 기다린다. 그리고 평생 서로를 바라보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바라고, 언젠가 만날 단 한 명의 배우자를 기다리며 살아간다.
정리하자면, 이란엔 일부다처제가 있지만 이름만 남은 ‘죽은 문화’에 불과하다. 그들도 연애를 하며, 결혼을 하고 평생의 사랑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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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