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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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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글쓴이
디파 아나파라 저
북로드
평균
별점9.4 (84)
댕구르르

<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

○ 저자 : 디파 아나파라

○ 출판사 : 북로드




V 2021년 에드거상 수상

V 인도 출신 영국 작가



■ 인도 빈민가에서 잇따라 일어나는 어린이 실종사건을 9살 소년 '자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보여준다.

사회와 어른들의 편견과 무관심 속에서 사라진 친구를 찾아 빈민가 구석구석을 다니는 와중에도 아이들은 계속해서 사라지고 어른들의 초조한 단속에도 더 많은 아이들이 사라지며 상황은 점차 심각해진다.



♤ 경찰은 우리에게 ‘봉사’하고 우리를 ‘보호’해야 하지만, 유령시장에서 내가 본 경찰들은 그와는 정반대의 일을 한다. 가게 주인들을 괴롭히고, 노점상에서 공짜 음식으로 배를 채우며, 하프타 뇌물을 제때 바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경찰봉으로 등을 맞을 건지 불도저로 집을 쓸어버리게 할 건지 고르라고 한다.



♤ 신이 주신 것이 결점일 리는 없었다. 신이 주신 것은 언제나 선물이었다. 옴비르는 세상 모든 일에 이유가 있다고 믿고 싶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모든 일이 일어날 이유가 뭐란 말인가?



♤ 도대체 신들이 우리에게 뭘 바라는 건지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 동네 경찰이 받는 것보다 더 많은 하프타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때리는 구루가 드린 푸자보다 더 성대한 푸자를 원하는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푸자는 크고 마음에 들었는데 우리에게 별 관심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정말 지겹다.



디파 아나파라 >

넝마주이로 일하거나 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학교도 가지 못하고 독학이라도 하려고 애쓰는 아이들, 종교적 폭력에 희생되어 학교를 떠나야 했던 아이들.

작가는 사회와 그 사회가 선택한 정부가 버린 아이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에게서 피해자의 모습이 아닌 유쾌한 유머와 신랄함과 에너지를 보게 된다.



인도에서는 하루에 180여 명의 아이들이 실종되지만 사건은 유괴범이 체포되거나, 잔혹한 범행이 세간에 알려져야만 비로소 뉴스에 나오며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것은 다뤄지지도 않는 실정이다.

그곳의 끔찍한 비극을, 취약계층의 문제와 자주 동일시하는 인도인들의 정서와 가난에 대한 진부한 서술에 머물거나 불평등을 축소하고 싶지 않았던 작가는 고민 끝에 '자이와 친구들'을 통해 그 길을 열었다. 글을 쓰던 시기, 개인적인 시련을 겪으며 많은 물음을 안고 있었지만 결국 작가가 이 이야기를 쓴 이유는 그 아이들이 통계수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맞서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숫자 뒤에 숨겨진 그 아이들의 얼굴을 기억하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을 이 책을 덮으며 답답한 가슴속에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 사회나 어른에게 보호와 도움을 받지 못해 정령에게나마 목숨을 구해달라고 빌어야만 하는 아이들이 만연한 곳에서, 어린 자이의 시선으로 자연스럽게 인도의 적나라한 모습을 구석구석 손에 잡힐 듯이 그려냈다. 그 모습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불편하고 답답해 불쾌했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책을 읽는 내내 가지고 있어야 했다.



끊임없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과 가정 내에서조차 성별에 의해 역할이 정해지고 차별당하는 모습.

불편한 시선과 편견, 혐오와 이해할 수 없는 늪과 같은 뒷말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여자들, 소수자들의 모습에서 인도에 만연한 사회 문제들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계급과 계층, 여성과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배척, 서로에 대한 혐오로 점철된 사회의 모습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사건도 불편하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이 상당히 아팠다.

계급으로 위에서 아래로 찍어내리는 모습도 존재하지만 그것보다는 일말의 사건들로 인해 평범한 사람들이 이웃을 옆에서 바닥으로 밀어버리는 모습은 익히 알고있던 '신들의 나라, 신성의 나라 인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 심각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단 한 권의 소설 속에 담아낸 작가의 방식이 굉장히 영리하게 느껴졌다.

'자이'의 시선으로 자이와 친구들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귀여운 행동들, 에피소드에선 손에 힘을 빼기도 하고 사건의 이면을 맞닥뜨릴 땐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하기도 하며 시종일관 책에 몰입하게 한다. 이야기의 사건과 그 현실성에 아프고 무겁지만 책을 덮고 싶지 않을 정도를 내내 가지고 가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고 우리가 어른으로서 사회인으로서 만들어 나가야 할 사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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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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