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및 리뷰

현준아사랑해
- 작성일
- 2022.7.8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 글쓴이
- 발리 카우르 자스월 저
들녘
동생 니키는 언니 민디가 왜 중매결혼을 하려 할까?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이름, 나이, 키, 종교, 음식 취향 등의 신상 정보를 나열한 프로필을 사우스홀에 있는 큰 사원의 결혼 게시판에 붙여 연락이 오는 이들과 만나본 후 결혼을 하겠다는 언니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 남편을 찾겠다고 하니 도와주기로 하고 기차를 타고 사우스홀로 갑니다.
법학과를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2년 만에 자퇴를 하고, 딸이 법조인이 될 걸라 믿었던 아빠는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실망한 나머지 고향인 인도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고 떠났습니다. "돌아올 때쯤이엔 너도 정신을 차리겠지."라는 말을 남긴 아빠가 고향에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니키는 엄마와 언니를 남겨두고 독립해 친구의 아파트 근처 펍에서 바텐더로 일을 하는 중입니다. 자퇴를 하고 제대로 된 일을 찾지 못해 여전히 임시직 바텐더 일을 하며 펍의 위층에 살고 있는 니키가 그날 사우스홀 사원 게시판에서 여성 전용 글쓰기 강좌의 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는 바로 시크교 협회 쿨빈더 카우르에게 연락해 면접를 보겠다고 말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강좌를 맡게 된 니키는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멘토링하는 거야. 주 2회 수업이고, 학기 말에는 그렇게 쓴 이야기들을 엮어서 모음집을 만들 거야." (49쪽)라고 엄마와 언니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수업 첫날 자신이 생각했던 글쓰기 강좌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수강생들 대부분이 니키의 돌아가신 할머니를 연상케 하는 나이 지긋한 펀자브 출신의 여성 노인들이었으며 글자 자체를 쓸 줄 모르는 이들 인데다 과부들이 입는 하얀 살와르 카미즈를 모두 입고 있었습니다.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은 이렇게 시작 되어 프리탐 카우르, 타람팔 카우르, 시나 카우르, 아르빈더 카우르, 만지트 카우르를 만나 비록 그들이 글을 쓸 수는 없지만 그들이 상상했던 이야기들을 서로에게 들려주고 이를 받아적거나 녹음을 해 하나의 책을 내고자 수업을 진행합니다.
야하고 흥미진지한 소설이 하나 둘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수박 겉햝기 식으로만 알고 있던 인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인도, 인도를 떠나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영국으로 이민 온 이들이 겪었던 차별과 냉대, 영국에서도 여전히 자신들의 교리에 따라 명예살인이 이뤄지고 여성들이 뭔가를 배우는 것에 대해서도 제약을 두거나 협박과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도 서슴치 않는 남성들의 모습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도의 계급제도를 알고 있었더라도, 인도에서 여성은 가부장적인 남성 사회의 부속품이나 자녀를 낳는 존재, 소유하는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심지어 21세기 영국에 사는 이들조차 비슷한 처지라는 것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과부들의 욕망과 지적호기심을 풀어주는 사원에서의 글쓰기 강좌는, 감춰지고 지워진 진실을 향해 한발한발 다가가게 되고 그만큼 니키의 위험은 높아졌습니다. 영화 '노팅힐'에서처럼 책과 로맨스, 오해와 화해의 순간들이 함께 하며 순도 높은 시크교 과부들의 상상의 나래가 사우스홀 사원의 벽을 넘어 인도인 이민자 사회에 퍼졌을 때 두려움과 한편으로는 또다른 자긍심이 되어 버린 감동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 있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인 동시에 페미니즘이 가미 된 소설이 뱉어 낸 진실은 너무나 뜨악합니다. 우리는 당연시 해왔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삶의 방향도, 목표도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열 살에 자신 보다 서른 살이 많은 영적 지도자 케말 싱과 결혼 한 타람팔 카우르가 오히려 자긍심을 뿜어내는 모습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녀들이 지어낸 야한 소설들도 있지만 여전히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이 인도와 영국사회에 무수히 많다는 사실에 그저 탄식이 나올 뿐 입니다.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많은 분들과 함께 읽고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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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를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2년 만에 자퇴를 하고, 딸이 법조인이 될 걸라 믿었던 아빠는 그 사실을 알게 되어 실망한 나머지 고향인 인도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고 떠났습니다. "돌아올 때쯤이엔 너도 정신을 차리겠지."라는 말을 남긴 아빠가 고향에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니키는 엄마와 언니를 남겨두고 독립해 친구의 아파트 근처 펍에서 바텐더로 일을 하는 중입니다. 자퇴를 하고 제대로 된 일을 찾지 못해 여전히 임시직 바텐더 일을 하며 펍의 위층에 살고 있는 니키가 그날 사우스홀 사원 게시판에서 여성 전용 글쓰기 강좌의 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는 바로 시크교 협회 쿨빈더 카우르에게 연락해 면접를 보겠다고 말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강좌를 맡게 된 니키는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도록 멘토링하는 거야. 주 2회 수업이고, 학기 말에는 그렇게 쓴 이야기들을 엮어서 모음집을 만들 거야." (49쪽)라고 엄마와 언니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수업 첫날 자신이 생각했던 글쓰기 강좌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수강생들 대부분이 니키의 돌아가신 할머니를 연상케 하는 나이 지긋한 펀자브 출신의 여성 노인들이었으며 글자 자체를 쓸 줄 모르는 이들 인데다 과부들이 입는 하얀 살와르 카미즈를 모두 입고 있었습니다.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은 이렇게 시작 되어 프리탐 카우르, 타람팔 카우르, 시나 카우르, 아르빈더 카우르, 만지트 카우르를 만나 비록 그들이 글을 쓸 수는 없지만 그들이 상상했던 이야기들을 서로에게 들려주고 이를 받아적거나 녹음을 해 하나의 책을 내고자 수업을 진행합니다.
야하고 흥미진지한 소설이 하나 둘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수박 겉햝기 식으로만 알고 있던 인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인도, 인도를 떠나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영국으로 이민 온 이들이 겪었던 차별과 냉대, 영국에서도 여전히 자신들의 교리에 따라 명예살인이 이뤄지고 여성들이 뭔가를 배우는 것에 대해서도 제약을 두거나 협박과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도 서슴치 않는 남성들의 모습을 보며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도의 계급제도를 알고 있었더라도, 인도에서 여성은 가부장적인 남성 사회의 부속품이나 자녀를 낳는 존재, 소유하는 대상으로 여겨진다는 것을, 심지어 21세기 영국에 사는 이들조차 비슷한 처지라는 것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과부들의 욕망과 지적호기심을 풀어주는 사원에서의 글쓰기 강좌는, 감춰지고 지워진 진실을 향해 한발한발 다가가게 되고 그만큼 니키의 위험은 높아졌습니다. 영화 '노팅힐'에서처럼 책과 로맨스, 오해와 화해의 순간들이 함께 하며 순도 높은 시크교 과부들의 상상의 나래가 사우스홀 사원의 벽을 넘어 인도인 이민자 사회에 퍼졌을 때 두려움과 한편으로는 또다른 자긍심이 되어 버린 감동의 이야기가 잔뜩 들어 있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인 동시에 페미니즘이 가미 된 소설이 뱉어 낸 진실은 너무나 뜨악합니다. 우리는 당연시 해왔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삶의 방향도, 목표도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열 살에 자신 보다 서른 살이 많은 영적 지도자 케말 싱과 결혼 한 타람팔 카우르가 오히려 자긍심을 뿜어내는 모습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녀들이 지어낸 야한 소설들도 있지만 여전히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이 인도와 영국사회에 무수히 많다는 사실에 그저 탄식이 나올 뿐 입니다.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많은 분들과 함께 읽고 싶습니다.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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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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