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췌>

지금까지 얘기한 것이 인생의 모습이오. 그건 부엌보다 더 아름다울 것이 없고, 부엌과 똑같이 악취를 풍기는 것이오.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하면 손을 더렵혀야 하는 것이오. 다만 손을 깨끗이 씻는 법을 알아두시오. 우리 시대의 모든 윤리는 거기에 있으니까. 내가 당신에게 이처럼 세상 얘기를 하는 것은 세상이 나에게 그런 권리를 주었기 때문이오, 나는 세상을 알고 있거든. 내가 세상을 비난한다고 생각하오? 천만의 말씀이지. 세상은 항상 이와 같았소. 도덕군자들도 세상을 결코 변화시킬 수 없을 거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지. 때로는 다소간 위선자이기도 하고. 바보들은 인간이 품행이 바르니 그르니 하고 떠벌리는 것이오. 나는 민중을 위해서 부자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오. 인간은 상류층이건 하류층이건 중류층이건 다 마찬가지니까. 인간이란 이 고등 동물의 백만 명 단위마다 열 명쯤의 대단한 인물들이 있는데, 그들은 모든 것을, 심지어 법률도 넘어서 있소. 나는 그런 부류에 속하오. 당신도 탁월한 인간이라면, 머리를 높이 쳐들고 일직선으로 돌진하시오. 그러나 선망, 비방, 범용성과 맞서 싸워야 할 것이고, 모든 사람에 대항해 싸워야 할 것이오. 나폴레옹도 오브리라고 불리는 국방대신을 만나서 식민지로 쫓겨날 뻔했었소. 깊이 생각하시오. 매일 아침 전날보다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일어날 수 있을지를 살피시오.


딸들을 너무 사랑한 죄의 대가를 톡톡히 받았소. 그 애들은 나의 애정에 철저히 복수했고, 사형 집행인처럼 나를 고문했단 말이야. 그런데, 아비들이란 참 어리석기도 하지! 나는 딸들을 너무나 사랑해서, 도박꾼이 도박장을 다시 찾듯 나는 항상 그리고 되돌아갔으니. 내 딸들은 나의 악덕이었소. 그 애들은 나의 정부情婦, 요컨대 모든 것이었지!


그래, 이제 알겠다, 내 오장육부를 항상 열어 보인 습관 때문에 내가 해준 모든 일의 가치를 그 애들은 모르는 거야. 그 애들이 내 눈알을 파내겠다고 요구하면, '그래 파내라!' 하고 나는 말했을 거야. 내가 너무 어리석지. 그 애들은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저희들의 아비 같은 줄만 알고 있어. 걔들의 자식들이 나의 복수를 해줄 거야. 그러니 여기 오는 것이 그 애들의 이익에도 맞는 일이지. 그 애들은 지금 저희들의 임종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 것이라고 알려 주시오. 그 애들은 단 하나의 죄로 모든 죄를 범하는 셈이오. 그러니 어서 가서, 걔들에게 말하시오, 오지 않는 것은 부친 살해라고 말이오! 이 죄를 덧붙이지 않더라도 그 애들은 많은 죄를 범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