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리뷰

idwing
- 작성일
- 2022.2.26
기분이 좋아, 내가 나라서
- 글쓴이
- 소냐 하트넷 글/가브리엘 에반스 그림/라미파 역
한울림어린이
내가 나여서 힘들었던 수많은 순간들을 지나오면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나라서 기분이 좋다는 제목의 그림책이 당당하게 제 앞에 놓여 있네요.
맞아요.
<기분이 좋아, 내가 나라서>의 제목에서 빛나는 자신감에 갑자기 너무나 궁금해졌습니다.
내가 나라서 기분이 좋았던 날들, 내가 나라서 웃었던 순간들이 말이에요.
아침마다 학교 가는 일이 즐거워 눈을 반짝 뜨는 아이였나요?
아니면 꾸물꾸물 마지못해 끌려나오듯 이불과 떨어질 줄 모르는 아이였나요?
우리의 주인공은 후자군요.
학교에 가기가 싫습니다.
왜일까요?
친구들과 어울려야 하는 학교가 아이는 그저 부담스럽습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친구 사귀는 일에 서툴기 때문이죠.
잘하는 것은 아무리 찾아도 없고 다른 아이들이 자신보다 뛰어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병이라도 나서 학교에 안 갔으면 싶은데 그마저도 쉽지 않지요.
그저 누군가 나타나 구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간절합니다.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학교를 좋아하려고 노력해 보지요.
그렇지만 내일만큼은 정말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아요.
숙제를 못 해서 정말 울고 싶거든요.
아이는 용기내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엄마에게 말해요.
엄마는 아이에게 다른 아이들과 달라서 멋진 거라는 뜻모를 이야기만 합니다.
더 울고 싶어진 마음을 견딜 수가 없어 밖으로 나온 아이.
아이는 자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서히 깨닫습니다.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똑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요.
각각의 고유한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는 세상을요.
온틍 노란 꽃으로 가득한 꽃밭에 드무드문 핀 파란 꽃.
파란 꽃을 보며 아이는 다르다는 게 세상을 멋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모든 게 똑같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요.
다르다는 사실을 장점으로 받아들인 순간 아이는 스스로에게 미안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드디어 스스로에게 고백해요.
"기분이 좋아, 내가 나라서"
남들과 나를 비교해 다른 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일은 살면서 수없이 만나게 되지요.
더구나 다름을 잘못으로 쉽게 오해하고, 오해하게 만드는 사회에 사는 이들에게는 말입니다.
학교에 적응 못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보아서일까요?
학교라는 사회에 처음 나가는 아이들이 준비 없이 부딪혀야 하는 이런 순간이 좌절과 자기 부정으로 끝나지 않게 스스로를 다독이게 해주는 이 그림책이 참 고맙네요.
내가 갑자기 너무나 작아 보이고, 형편없는 존재인 것 같아 보이는 날에 나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이 하나 생겨 기쁘기도 하고요.
다른 이들과 나의 차이가 너를 너로,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소중한 것임을 인정하고 그 차이를 온전히 껴안게 되는 순간에 기분 좋은 마법이 일어납니다.
"기분이 좋아, 내가 나라서."
마법 주문과도 같은 이 주옥 같은 말을 당신의 손에도 쥐어드리고 싶네요. ^^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보고 생각하고 느낀 것을 담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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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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