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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이
- 작성일
- 2013.4.18
부활 (상)
- 글쓴이
- 레프 톨스토이 저
열린책들
이 책을 읽게된 계기가 있다. 빨간 버스를 타고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강남역으로 가던 중 내 앞자리에 앉은 늙은 아저씨가
아이패드로 이 책을 읽고 있는것이 아닌가! 일단 나이 지긋한 분이 내가 완전 갖고싶은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고 그걸로 책을 읽고 있어서
무슨 책을 읽는 것인지 지대한 관심이 갔다. 중간에 주인공 이름으로 보이는 네흘류도프를 폰으로 검색해보니까
부활이라는 책이 바로 나왔다. 이 책이로구나~! 괜히 나도 읽고싶어졌다.
생각해보니까 이 책 우리집에 있는데 완전 오래되어서 종이라 누렇게 바랜 87년도판이랑 초등학생용 두가지가 있었다.
집에와서 찾아보니 초등학생용은 전에 책 버리면서 버린것 같고 청목에서 나온 책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가 톨스토이 책을 처음 읽은 건 초등학교때 부활이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감도 못잡으면서 그냥 글씨만 쭉 읽어서 기억에 남는게 하나도 없다.
그리고 나서 읽은 건 작년 겨울 쯤 학교 도서관에서 괜히 끌려서 읽게된 유년시절이라는 책이다. 재밌긴 했는데 너무 두꺼워서 1/3정도 읽고 반납했었지 아마. 이 책 다시 빌려서 읽어야겠다. 아니면 아예 사던가 ㅋㅋㅋ
아무튼 그리고 나서 버스에서 본 한 사람에 의해 부활을 제대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제목과 같이 주인공인 두 남녀가 타락했던 과거를 깨끗이 씻어내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두 남녀의 배경은 뻔했다. 부자인 네흘류도프와 그의 숙모 집에서 일하는 하녀인 카츄사. 둘은 뻔하게 사랑에 빠지고 남자가 여자를 범하고 결국엔 차버린다. 여자는 창녀가 되고 남자는 군인이 되었다. 여기까진 그저 그랬으나 네흘류도프가 나중에 범죄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카츄사를 재회하며 이야기는 다르게 전개된다. 배심원과 피고의 관계로 십년만에 재회하게 되어서 네흘류도프는 매우 당황하며 카츄사가 이렇게 된 건 자기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 자신의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인해 카츄사가 결국엔 이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는 카츄사의 누명을 벗겨주기로 생각한다. 카츄사를 위해 감옥까지 찾아간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기다리며 억울하게 감옥에 오게된 많은 사람들과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고 그 곳에 갇혀있는 죄인들을 보며 그동안 매우 안일하게 살아온 자신에 대한 수치심을 느끼게된다. 카츄사를 돕기 위해서는 고위 관리들을 만나서 그들에게 호소해야 하지만 네흘류도프는 그들을 만나며 속으로 역겨워 할 뿐이었다. 결국 카츄사의 누명을 벗겨주는데 성공하지만 카츄사는 감옥에서 만난 시몬손이라는 정치범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 그곳에서 새롭게 깨어나고 결국 시몬손을 선택하게 된다. 네흘류도프는 그런 카츄사의 선택을 존중해주며 그 또한 결국엔 새로운 사람으로 깨어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이 있다. 돈 많고 남부러울것 없이 살았던 네흘류도프가 진정한 양심을 되찾게 되는 계기는 창녀 혹은 범죄자들이라는 것이었다. 진정으로 타락한 이는 누구인 것인지,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것에 흠뻑 취해 진정한 양심을 잃고 힘 없고 죄 없는 사람들을 몰아내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톨스토이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 느끼게 되는 감정이나 생각의 묘사가 매우 탁월해서 내가 마치 그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이 된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 책에서 인상깊었던 장면은 네흘류도프가 카츄사를 십년만에 처음 보고 느낀 그의 감정이다.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땐 변한 모습이 매우 낯설었지만 보면 볼수록 예전의 얼굴 특징 같은것이 여전히 살아있어서 결국엔 예전의 그 모습이 나타난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이 부분의 설명을 반의 반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건 진짜 책으로 읽어야된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네흘류도프가 된것 같았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톨스토이의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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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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