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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땅
글쓴이
임철우 저
문학과지성사
평균
별점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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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이 무지의 한 독자의 손에 잡히려면 어떤 유혹과 우연이 연계되어야 하는 건지 새삼 의아해진다. 1984년에 출간된 이 책을 나는 2022년에 손에 쥐었다. 수십 년의 시간은 작가의 존재조차 모르고 살았고 까닭 모를 이유로 이 책의 제목을 메모해 두었던 2020년 어느 날 이후로도 대출할 곳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올해 도서 앱으로 다른 책을 주문하면서 함께 포함시켜 나에게 도달한 책이다. 책이 태어난 지 38년 만이다. 그간 서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우리는 만났을까. 첫 페이지에 기재된 '쇄'들을 보면 적어도 이 책은 내가 만나야 할 이유들을 꾸준히 만들고 있었다.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있어야 모든 문장들을 읽어나갈 수 있고 그래야만 작가가 담아둔 재미 외의 것들도 전달받을 수 있다. 재미 외의 것들은 모두 덤이다. 문장의 구조미와 날카로운 통찰을 목격하는 건 거저 얻는 선물이다. 가끔은 소설을 재밌게 읽고선 남는 게 없다며 허탈한 소감을 던지는 사람도 있다. 재미있게 읽었던 시간이 엄연히 있었는데 남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건 덤을 기대했기 때문이겠지. 사람의 욕심은 단방향으로만 부피가 변한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의 본능이다. 신기한 건 이기적인 그 욕심이 종종 채워지기도 한다는 거다. 《아버지의 땅》이 그랬다. 모든 소설이 다 재밌다. 하지만 이 소설들은 '재미'보다는 '덤'이 메인이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을 위해 '재미'는 도구로 쓰일 뿐이다. 수많은 소설가 지망생들이 '재미' 한 가지 추구하기도 버거워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의 '쇄'가 왜 이렇게 불어났는지 이해가 된다.


11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 네 개 정도가 6.25 전쟁과 관련이 있다.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가 알지 못하는 감정들로 꽉 채워져 있다. 뒤에 실린 이수형 평론가의 해설도 작가와 소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소설과 평론 두 가지 다 좋은 책을 만나는 건 드문 일인데 게다가 이 책은 작가의 말이 두 개나 실렸다. 덤이 풍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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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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