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리뷰

인디캣
- 작성일
- 2013.9.30
보통의 존재
- 글쓴이
- 이석원 저
달

『 모든 비밀이 없어졌을 때, 상대의 신비로움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 p33
『 절대로 드러나지 않을 만큼 안전한 비밀은 사생활이 되고 위험에 노출되는 순간 그것은 컴플렉스가 되어버린다. 』- p34
이 사람, 공감이 간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간 자신의 이야기가 어떨땐 우리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인것만 같은... 어떨땐 유별남이 돋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외계인같지는 않은 공감가능한 수준의 끄덕임이 나오는...
『 "나... 시작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
이유도 말했다. "사랑은 절대로 행복하지 않아. 사랑하면 할수록 더욱 그렇지. 그래도 난 네가 그 사람하고 뭔가를 시작했으면 좋겠어. 사랑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바로같은 일은 없으니까." - p41
우울할 때 힐링이 되는 장소를 찾아가서 마음을 안정시켜도 결국 다시 돌아갈 곳은 일상의 그곳이다. 기껏 얻은 마음의 평화는 다시 돌아갈 즈음이 되면 깨지게 된다. 그래서 싫다. 어차피 반복인걸. 작가도 그랬단다. 하지만 분명 의미있는 시도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약간의 발돋움이라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라는 그의 말에 우리는 힐링의 장소를 자신도 모르게 찾으려고 하나보다..라고 깨닫는다.
『 세상은 자기만 알고 있어도 되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굳이 공개적으로 쓸 때엔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생각을 드러내는 일에 대해서는 상당한 너그러움과 호기심을 갖고 대해준다 』- p372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된 책이다. 현재 2판 21쇄라니 이 책의 존재감은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는듯하다. 이석원 작가의 두 번째 책<실내인간> 소설을 읽다가 그의 첫번째 책인 <보통의 존재>를 뒤늦게 읽게 되었다. 두 책간의 연관점을 발견하게 되기도하니 <보통의 존재>를 읽고나서 <실내인간>을 읽으면 그 소설의 등장인물의 내면을 좀더 이해할 수 있다. 책을 정말이지 읽지 못하는 (신문은 읽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실내인간>의 용휘에게 대입되고, 이 책에서 언급한 상식에 대한 기준이 <실내인간>의 상식과 생각의 충돌에 관한 장면의 모티브가 되는 것 같다.

이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쓸쓸함이 묻어나오는... 그 여운을 가진 채 살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렇다고 신파조는 아니고 그 여운이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맛이 있다. 이 책의 인기비결인걸까. 단 한줄짜리 문장도, 몇 장에 걸친 이야기도.. 다 좋다~ 드문드문 빵 터지게 하는데 그게 흔한 유머 코드가 아니라 4차원적 웃음이라고 할까.. 매력있다.
너만 그런게 아니라고 다독여주는 그의 글들은 그 자체로 보통의 존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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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