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유유 출판사 책 몇 권 구입하면서 가장 먼저 담은 책이 이 책입니다. 인디캣책곳간이란 블로그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수준 미달은 되지 않으려고 읽은 책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읽는 내내 이불 킥하고 싶을 정도였다고나 할까. 어쨌든 서평 쓰기의 본질을 되새기며 심기일전!

좋은 책을 온전히 누리고, 어려운 책을 제대로 풀어내려면 서평을 쓰자.
서평을 왜 써야 하는지 서평 쓰기의 가치를 알려주고, 서평의 본질을 바탕으로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방법론을 차근차근 짚어주고 있습니다.
서평이란 무엇인가?
독후감과 서평의 차이를 구분할 줄 알면 감 잡을 수 있습니다. 독후감은 지극히 개인적인 정서적, 내향적, 주관적, 일방적 글입니다. 서평은 논리적, 외향적, 객관적, 관계적 글입니다. 읽고 나서 느낀 감동과 깨달음을 쏟아내는 것은 독후감이고 거기에 논리와 체계를 부여해 설득력을 높이면 서평이라는 거죠. 한마디로 서평은 잠재 독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읽을 마음이 들게 하거나 읽지 않게 하거나.
왜 써야 하는가?
말과 글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야 독서는 완결된다고 합니다. 저도 읽고 리뷰 쓰지 않은 책은 시간이 지나면 까무룩 잊는 정도가 심하고 그저 검은 글씨만 읽어치운 기분이라 찝찝하더라고요. 리뷰를 쓰고자 생각하고 읽는 책은 읽는 순간에도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가며 읽고, 요약하면서 꼼꼼하게 읽게 됩니다. 이처럼 리뷰 쓰기를 독서의 끝으로 잡으면 책을 읽을 때 자세와 태도에 큰 영향을 준다고나 할까요.

어떻게 쓸 것인가?
이것은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책에 대해 숭배자이면서 비판자 입장으로 읽으라고 합니다. 영혼 없는 예찬은 금물이라는 것도 잊으면 안 됩니다. 공감이 선행된 상태에서 비판적 책 읽기가 따라가야 한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솔직히 은근히 힘든 부분이긴 하더라고요. 절판된 책이지만 소개하고 싶은 모티머 J. 애들러 교수의 <자유인을 위한 책읽기>는 적극적 책 읽기의 규칙을 세세하게 알려주는데, 이 책을 예전에 읽긴 했지만 책 읽기 방식은 여전히 미흡하긴 합니다.
그래도 여러 요소 중 그나마 자신 있는 것은 요약인데요, 저자는 좋은 요약은 공정한 평가의 전제가 된다고 합니다. "서평의 기본 토대가 되는 요약이 어긋나면, 해석과 평가 또한 틀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서평 쓰기가 막막한 분들이라면 평가 요소를 생각해보면 되겠어요. 제목, 목차, 문체, 지식과 논리, 번역 평가 등의 요소를 하나씩 따져나가다 보면 어느새 긴 글이 짠~!
개인적으로는 가장 힘든 평가 요소가 문체인데요. 글의 난해함이 나의 지식이나 독해 능력의 한계 때문인지, 저자의 역량 문제인지, 번역서라면 역자의 문제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책입니다. 그런 부분을 콕 짚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더 노력해봐야겠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시중에 많지만 서평에 한정한 주제의 책은 생각 외로 없더라고요. 북바이북의 <서평 글쓰기 특강>이 있긴 한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 했습니다. 그 책도 읽어보고 싶어 목차를 훑어보니 이 책과 비슷해 보이긴 하네요. 이원석 저자의 전작 <거대한 사기극>을 무척 흥미롭게 읽어서 <서평 쓰는 법> 책도 믿고 선뜻 골랐습니다.
글쓰기 방법론을 세세하게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그런 책은 글쓰기 책을 따로 몇 권 살펴봐야 하고요. 그러다 보면 문법책등 읽을 책 리스트가 많이 늘어나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 <서평 쓰는 법>은 서평의 가치와 역할에 관한 개론서 수준의 책이니 애서가이자 독서가라면 읽어보세요. 처음엔 책 소개 정도로 시작할지언정 습관 들이면 책을 비판적으로 읽으면서 재해석하고 실천하는 힘을 북돋아 주는 서평 쓰기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