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주리야
- 작성일
- 2018.12.15
아! 병호
- 글쓴이
- 최우근 글
북극곰
아홉 살인 아들은 늘 기쁘게 학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서곤 학교가 마칠 때쯤엔 종종 씩씩대며 집으로 오곤 한다. 얼굴 표정만 봐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짓 이해가 되다가도 가끔 궁금하여 물어보면 참 별일도 아니다 싶다. 그리고 알게 됐다. 세월이 흘러도 결코 달라지지 않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을. 아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좋은 경험이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도 한다. '나도 그랬는데, 너도 그렇구나.'하고, '너도 그럴 때가 있구나'하고 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읽어볼 수도 있어서 좋다. 세상은 참 많이도 변했는데,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이 닮았는지. 그런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최우근 님의 <아! 병호>를 아이와 함께 읽었다. 마침 이 책의 주인공인 호진이와 병호가 아이 나이와 꼭 맞는 아홉 살이다. 얼마나 공감을 할 수 있을까 하며 시작한 책 읽기였는데, 웬걸 깔깔깔 호호호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도 공감했고 나도 공감했던 탓이다. 물론 공감의 무게나 질은 다르겠지만 분명 아이는 호진이와 병호 그 외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동네에서 아이들끼리 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며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심지어 자신의 경험담까지 줄줄줄 털어놓을 정도였다.
남들은 다 바보라고 여기지만 진짜 바보는 아닌 병호 같은 친구를 자신도 알 것 같다며, 왠지 그런 친구 하나쯤 학교에 있는 것 같다고도 했고, 병호처럼 책이며 공책에 낙서를 했던 자신도 병호 같은 마음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하고, 자존심 상하기 싫어 병호에게 아는 척하는 호진이의 모습에서 자신도 그런 적이 많았다고. 나에게도 그랬다. 만화방에서 추억,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놀던 기억, 여자아이들끼리 모여서 놀다 보면 꼭 끼어들던 남자아이들과 말싸움하던 기억 등. 오랜만에 옛 추억을 떠올리면 실컷 즐거웠고 행복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며 서로의 생각들과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해볼 수 있는 유쾌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면 분명 바보 같을 수 있지만 누구보다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병호가 사실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병호처럼 되지 않기 위해 규칙을 따지고 똑바로 해야 하고 빨리빨리 해야 하고 그저 열심히 살라고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어릴 적 나도 사실은 병호와 다르지 않았는데, 병호처럼 되면 안 돼!라고 생각하며 강박적으로 살았던 것은 아닌지. 우병호가 아니라 아병호면 어때. 그게 마음에 들면 되는 게 아닐까. 부모와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보물과 같은 책을 만났다. <아! 병호!!> 지금 순간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놓치며 살게 된다. 병호의 순수함으로 삶의 소중함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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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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