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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글쓴이
마이클 셸런버거 저
부키
평균
별점8.4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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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환경보호, 이의 있습니다!!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도서명 :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글쓴이 : 마이클 셸런버거



펴낸곳 : 부키



펴낸날 : 2021427



완독일 : 202159



 



한줄평 : 종말론 환경보호론자에 대한 저자의 반격 - 이해는 되지만 공감은 어렵다.



 



지구 환경 보호에 경종을 울린 세기의 문제작 침묵의 봄을 전면에 내세운 책이었다. 얼마나 자신감이 있으면, 아니 어떤 상업적인 홍보를 하고 싶어 저 유명한 책을 들고 나왔나, 사실은 반감부터 들었다. 이왕 책을 냈으니, 많이 팔아야 한다. 그것이 지성과 자본주의의 모순이다.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글에 어떤 내용일지 심히 궁금하지만, 그동안 알고 있던 지성과 이성의 결합체에 큰 혼동이 올 것 같아 감히 신청하기가 힘들다고 댓글을 달았다. 출판사 담당자는 그런 의미에서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의견을 주었고 나는 용기를 내어 서평단 응모를 하고 책을 받게 되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의 지원으로 책을 무상으로 받아 작성하였지만, 철저하게 개인의 가치관에 기반하여 자유롭게 작성된 글이다.



 



(완독 후 전체적인 느낌)



저자의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웠다. 어떤 부분에서는 저자가 책을 쓰기 위해 또는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해 빈약한 이야기로 지나치게 많이 끌고 나갔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최근까지 수많은 환경론자와 과학자들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데 반해, 그것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색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저작 목적)



이 책이 그 동안의 환경보호가 착각이었다는 우려할 만한 제목부터, 과감하게 <침묵의 봄>을 전면에 내세워 맞장을 뜨는 부분까지 극적효과를 높일 수 있었던 자신감은 저자가 바로 30년 동안 실제 환경 운동가로 활동을 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마도, 그동안 몸 담았던 자신의 환경 운동에서 뭔가 다른 정보, 다른 느낌, 다른 지식을 통찰하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생각한다. 그의 동기는 순수했고 또 용감했다.



 



나는 지난 30여 년을 환경 운동가로서 살아왔다. 그중 20여 년은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관해 조사하고 글을 쓰는 데 바쳤다. 내 목표는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28)



 



저자는 자연환경 보호도 물론이고 보편적 풍요도 누리게하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자연환경 보호보다는 명백하게 보편적 풍요에 더 저울이 가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보호가 아니라 풍요의 필요성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서 집필되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이 있다. 이 책은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윤리관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한다. 혹자는 그것은 주류 윤리관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세속적 형태건 종교적 형태건 휴머니즘을 옹호한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곧잘 취하는 반인간주의에 반대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를 비롯한 환경 문제에 대한 논의는 흔히 혼란스럽고 혼돈에 빠지기 일쑤다. 대중은 과학의 탈을 쓴 공상이 아니라 진정한 과학적 사실을 구분해 알고 싶어 한다, 또한 인류가 가진 긍정적인 잠재력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이 책이 그러한 지적 허기를 달래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29)



 



또 이 책의 분명한 목적과 방향이 하나 있다. 저자는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윤리관을 옹호한다고 하였지만, 비판 대상으로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로 한정하였다. 따라서 이 책은 대부분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과격한 내용과 과격한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나는 독자로서 첫 출발점인 이 부분에서부터 이 책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생각한다. ‘극단론자를 데려와 비판하는 것은 쉽다. 저자의 의견이 돋보일 수 있다. 그러나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행동과 의견이 보편적인 환경주의자들의 의견은 아니다. 따라서 폭넓은 지지를 얻기는 힘들다.



 



(시간을 벌 수 있다?)



1901년부터 2010년까지 해수면은 19센티미터 상승했다.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는 2100년까지 해수면은 중간 수준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66센티미터, 심각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83센티미터 높아질 것이라 경고했다. 설령 이런 예측들마저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상당히 과소평가한 수치라 할지라도, 해수면 상승은 느린 속도로 이루이지기에 각 사회는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다. (39)



 



저자는 이 말을 하면서 네덜란드는 국토 3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지만 부유한 국가를 이루었다고 예를 든다. 얼마나 빈약한 예시인지 모르겠다. 해수면 상승은 일어난다. 하지만 느리게 일어나니까 우리의 기술발전 속도가 빠를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충분한 대비를 할 수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저자의 이 주장이, 설령 급진론자,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주장이라 하더라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준비해야 하는 것은 똑같다.



 



균형을 잡기 위해 동시에 읽고 있는 다른 책 <북극곰은 걷고 싶다>에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지구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시간의 엑스축과 공간의 와이축이 뒤틀리고 접힌다. 시간의 주관자이던 자연은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지구의 온도는 지난 100년 동안 0.74도 올랐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



 



이 모든 변화가 인간에 의해 일어난 것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기후변화 정부간위원회는 말한다. ... 균열 지점에서 이를 가장 혼란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들은 북극과 적도, 남극의 사람들과 동식물들이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 7)



 



(식량 증산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기계화가 좌우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식량 생산량 증가는 기후 변화보다는 트랙터, 관개 시설 개선, 비료 등의 요소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밝혔다. 가령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처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사는 농부라도 기술 발전이라는 단 한 가지 요인으로 40퍼센트의 식량 생산 증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전망했다. (41)



 



당연히 기계화는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그것은 땅이든 바다든 하늘이든 마찬가지다. 저자는 바다 생물의 멸종이 기후 변화보다도 인간의 남획에 의한 것이라는 걸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동식물의 멸종은 인간의 의해 일어났다. 그리고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을 이끈 것은 기계화다. 한꺼번에 더 많이 잡아들이려는 욕심. 그 기계화가 결국 멸종으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고 있다.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기계화가 농업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도 맞는 말이지만, 그 기계화가 동식물을 빨리 멸종시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지 한쪽편만 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사실보다 감정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하지만, 그도 진짜 지옥은 이런 곳이다같은 글로 마찬가지의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세계 종말의 모습을 직접 보고 싶다면 중앙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을 가보라고 말한다. 독자인 나는 저자가 도입부에 가져온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의 주장과 의견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저자가 그런 단체를 자극적으로 가져와 글을 쓰는 행태에 대해서는 역시 마찬가지 마음이다. 저자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그가 정말 자신의 의지를 잘 나타내려 했다면,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단체보다는 보다 온건한 자료와 전체적인 과학과 통계 자료를 중심으로 서술을 했어야 했다. 그의 의견 상당 부분이 맞는 말일지라도, 그가 가져오는 단체들의 면면과 그가 그들의 자료와 비교하는 서술 방식은 자신의 독립성과 정통성 및 과학성을 오히려 훼손해 버린다. 저자의 자료 역시 신뢰를 잃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많은 글은 과학적 통계와 보편적인 논문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 않았다. 종말론적 환경주의자가 말하는 내용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힌 사람들을 찾고 만나 그들과 인터뷰하고 그들의 말을 옮겨 적고 있다. 그 의견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와 통계 그리고 그 말을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은 소개되어 있지 않았다.



 



“2020년 영국에서 수행된 대규모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영국 어린이 5명 가운데 1명은 기후 변화와 관련된 악몽을 꾼 적이 있다.” (71)



 



도대체 이런 통계를 왜 가져와 글을 쓰는지 모르겠다. 이 역시 감정을 팔아치우는 자극적인 종말론적 환경주의자와 뭐가 다른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보자. 5명 가운데 1명이라면 나머지 4명은 왜 그런 악몽을 꾸지 않는지. 나머지 4명은 왜 같은 상황에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지, 임파워먼트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훨씬 숫적으로 많은 데 말이다.



 



저자는 지금의 모든 종말과 재난의 원인이 가난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국가가 부유해지면 모든 게 더 나아질 것이며, 그래서 지금 당장 가난한 나라에게는, 환경보호보다 화석연료가 들어가더라도 공장을 세우고 불을 지펴 경제를 먼저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일 수 있다. 당장 굶어 죽을 빈곤한 국가에게 가서 굶어 죽더라도 환경 먼저 보호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게 전체의 정답은 아니다. 저자는 철저히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판단하는 선진 국가의 입장에서 아직 개발이 덜 되었다고 생각하는 후진국을 대상으로 이 책을 집필하고 있다. 그가 보는 시선 자체에 문제가 있다.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나라들에 초점을 맞춘 부분적이고 편협된 시각으로 그것이 전체 지구의 환경 문제를 대변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부유한 국가일수록 재난 앞에서 회복탄력성이 더 뛰어납니다. 그러니 사람들을 더 잘살게 만들어서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해요.” (77)



 



저자는 선진국들이 탄소배출량을 훨씬 더 많이 줄였다고 자랑한다. 그러니 어서 모두 선진국이 되는 게 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대로 말하자. 지금 선진국이라고 하는 서구 국가들이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을 식민지 삼고 화석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여 지구를 대기오염 덩어리로 만들며 선진국이 되었고,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는 브라질의 열대우림이 지구의 산소를 책임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의 이 주장은 나도 동의하는 바이다.) 오늘날 브라질에서 농경을 위해 숲을 개간하는 일이 그렇게 충격적이냐고 되묻는다. 삼림을 개간하는 것은 수백 년 전부터 유럽에서 벌어져 왔던 일인데, 왜 브라질만 그렇게 민감하게 보냐고 따진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유럽에서, 아시아에서 수백 년 동안 그렇게 숲을 파괴해왔기 때문에 이제 홍수가 잦아지고 동물이 사라지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고, 이제는 그러지 말자고, 좀더 보존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전히 생존을 위해 숲을 개간하는 건 그다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게다가, 빨리 선진국이 되어 스웨덴처럼 발전된 기술력으로 숲을 만들어내면, 100년 동안 2배 가량 조림된 숲이 늘어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기술만 발전하고 경제만 발전하면 그게 숲이든 바다든 모든 걸 다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는 참으로 초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볼 수 있다.



 



브라질은 세계은행이 삭감한 농업 연구 예산을 자체 재원으로 조달했다. 그랬더니 그린피스가 끼어들어 유럽 식품 회사들에 압력을 넣었다. 브라질산 콩을 구매하지 말라고 말이다.” (105)



 



농부 처지는 생각지도 않고 규제 위에 규제를 또 가하고 있는 그린피스에 대하여 저자는 매우 부정적이다. 그가 철저히 브라질 농부의 입장에서 쓴 글은 공감이 간다. 먹고 살기 위해 삼림을 개간하고 나무를 베어내고 콩을 심는데 그걸 막으면 농부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계속 가난하게 되면 그 피해는 도리어 전세계에 미치게 된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브라질 숲이 사라지는 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리고 설령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지구적 환경 영향은 매우 미비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저자는 바다 해양 쓰레기인 플라스틱,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매우 온건하다. 플라스틱에 대해 과학자들은 2015년에서 2025년 사이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10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했다고 전한다. (120) 그러면서 2007년에서 2013년 사이에 9명의 과학자가 24회 탐사를 실시하고, 미세 플라스틱이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100분의 1 수준으로 적었다고 밝혔다. 애초 예상을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적으니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얼마나 과학적인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저자는 햇빛이 플라스틱을 소멸시킨다는 하나의 연구자료를 제시했다. 이런 연구자료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고 보편화되었고 신빙성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도 업무상 여러 국가 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바다 플라스틱 및 미세 플라스틱 관련 자료를 많이 조사했었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인 연구자료보다 부정적이고 위험한 상황에 처한 자료를 더 많이 발견했다.



 



게다가 저자는 놀랍게도 플라스틱이 기적의 물질이라고 말한다. 플라스틱이 오히려 수많은 동물의 목숨을 구원했다는 것이다. 그 논리는 이렇다. 코끼리는 상아를 얻기 위한 인간들의 욕심에 의해 무참히 죽어갔는데, 상아는 피아노 건반 재료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기능성 플라스틱이 개발되면서 피아노에서는 점점 상아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되었고 그래서 상아를 위한 사냥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러니 코끼리를 구한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이다. 그러므로 플라스틱이 바다로 조금 흘러간다고 너무 호들갑 떨지 마라. 어떤 연구 논문에서는 다 분해된다고도 하지 않냐. 바다에 버려지는 비닐봉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0.8퍼센트밖에 안 된다. 그러니 좀 더 버려도 문제될 건 없다. ..... 솔직히 저자의 이런 주장에는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최근에 벽돌책 모디빅을 읽고 있다. 거대한 향유고래를 잡기 위해 모험을 펼치는 포경선 얘기다. 책을 읽어보면 당시에는 오직 고래로부터 기름을 얻기 위해 고래 사냥을 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고래로부터 기름을 얻지 않는다. 그래서 고래 남획은 많이 줄었다. 그런데 여전히 일본은 고래잡이를 실시하고 국가적으로 적극 옹호하고 있다. 최근 읽고 있는 책 <북극곰은 걷고 싶다>를 보면, 캐나다에서도 아직 고래잡이를 허용하고 있으며 북극에서는 생계를 위한 목적에 한해 이누이트(에스키모족)에게 고래잡이가 허용되고 있다. 저자가 좋아하는 기계화로 인해, 이제 에스키모인들은 고래를 작살총으로 잡고, 굴삭기를 이용해 해체 작업을 한다.



 



저자는 기술발전이 이루어지고 양식 산업이 활발해지는 것은 오히려 바다생물에게는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만약 자연산 물고기만으로 지구 사람들의 양식이 되게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게 될 거라고. 그건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바다 생물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그 결정적인 요인으로 기후 변화가 있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주장은 이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공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145)



 



그리고 말한다. 여러 나라에서는 쓰레기보다 더 중요하고 긴급한 일들이 많다. 어떻게 쓰레기에, 환경보호에 신경을 쓰겠나. 물론 나도 그런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실제 오래 전에 읽었던 <왜 지구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보면 가난의 문제가 단지 경제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온갖 복잡한 정치적 상황, 국가적 이해관계, 유럽 국가들의 아프리카 식민지 후유증 등이 얽혀 있다. 맞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환경보호, 온난화 문제를 계속 미루어둘 수는 없다. 곧 닥칠 일이고, 우리 자녀들이 그 시간을 온전히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교롭게도 경제발전을 이루어 환경보호를 잘 한 국가로 우리나라, 한국을 예로 들었다. 나무를 연료로 사용하던 가난한 나라가 농업을 버리고 화석 연료로 공장을 가동하여 공장과 도시화로 연료의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고 말한다. 저자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과밀해진 도시화 상태가 매우 만족스럽게 보이나 보다. 저자는 브라질이든 콩고든 농촌 인력을 공장 노동자를 탈바꿈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원자력에 대한 그의 주장은 또 어떠한가. 저자는 원자력에 대한 공포가 과도하며 원자력은 매우 안전한 물질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나 역시 과제를 위해 원자력 관련 자료를 조사했었다. 하지만 나는 어디에서도 원자력의 안전함에 대하여 확인할 수 없었다. 지구상에 완전히 안전하게 구축된 원자로는 없다. 하지만 그는 어떤 사고든 사람은 죽기 마련인데 원자력이라고 해서 크게 더 죽은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전혀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자동차 사망 사고 등을 대비하며, 우리나라 질병본부청이 백신 사망자를 자동차 사망자와 비교하는 것과 비슷한 말을 하며 분통을 터뜨리게 한다. 자동차, 발전소 등에서 화석 연료를 사용하면서 2016800만 명이 죽었지만 원자력 발전소는 아직 그런 사망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자로는 미래에 대한 가정이다, 현재의 사망자 수를 가지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



 



내가 업무상 조사했던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연감 자료에 따르면 원자력 시설에서의 중대 사고는 발생빈도는 매우 낮지만 한번 발생할 경우 그 피해나 결과가 매우 크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원전이 항공기보다, 자동차 안전보다 안전하다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서술하고 있다.



 



설령 사용 후 핵연료가 대기 중에 다소 노출된다 한들 세상이 멸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런 일에 대응할 수 있는 인원들이 늘 대기 중이다. (314)



 



저자의 이 글을 읽고는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참을 생각했다. 정말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 아닌가. 이런 글로 어떻게 원자력이 안전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참 실망스러웠다. 저자는 나아가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이 콩고와 같은 가난한 나라의 경제 발전을 막고 있다고 보고 있다. 콩고가 가난한 게 환경주의자들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유한 나라의 환경주의자들이 콩고 같은 나라의 가난을 초래하는 근본 원인은 아니지만 최소한 책임은 있다. 가난하고 낙후된 지역 사람들이 산업화와 개발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그 길에 들어서는 것을 어렵게 막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449)



 



북극곰은 어떤가.



1963년부터 2016년까지 사냥 당한 북극곰이 약 5만여 마리인데, 현재 남아있는 북극곰이 25천여 마리이므로 그 두 배다. 그러니까 사냥이 문제였지 기후 변화에 따른 감소는 아니다. 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동물은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멸종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단순 숫자로 사냥에 의한 피해가 더 많을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앞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환경 변화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그는 이 부분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기후 변화에 따른 곰 숫자 감소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영향이 없다고 단정짓는 건 매우 위험하다. 저자는 기후 변화가 북극곰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극에서 생활하고 기후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에 따르면 빙하가 빨리 녹고 북극에 찾아오는 북극곰의 주기가 달라지면서 모든 생태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단단해진 얼음을 딛고 이동하던 동물 수백 마리가 빨리 찾아온 해빙기에 바다에 빠져 몰살당했다고 한다. 식물의 개화 시기가 달라지고, 식물을 먹고 사는 초식 동물의 이동이 흐트러지고, 초식 동물을 잡아먹는 북극곰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말을 한다.



 



이건 정말 중요한 이야기다. 환경 종말론자들이 퍼뜨리는 논의는 부정확할 뿐 아니라 비인간적이다. 인간이 생각 없이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는 말은 옳지 않다. 기후 변화, 삼림 파괴, 플라스틱 쓰레기, 멸종 등은 근본적으로 우리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가 아니다. 우리 인류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경제를 발전시키는 가운데 발생하는 부작용일 따름이다. (541)



 



저자의 이 글로 인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환호성을 지를 것이다. 우리를 옭죄고 있던 환경에 대한 책임론에서 완전히 벗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책에서 지속적으로 동물의 감소, 생태계 파괴에 인간의 욕심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해왔다. 저자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글로 독자들을,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개발에만 힘써 왔던 많은 기업인들을, 국가 지도자들을 해방시켜 주었다. 하지만 저자의 글 때문에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본다. 지금의 환경은 우리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환경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그건 맞는 말이 아닌가. 우리나라도 그러했다. 그래서 독재가 용인된 것이다. 그땐 그랬지만 이젠 그러지 말아야 한다. 모르고 저질렀다고 죄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인류가 마운틴고릴라 같은 멸종 위기종에 신경을 왜 써야 하느냐고 묻는다. 저자는 말한다. 마운틴고릴라가 멸종한다 해도 인류에게 물질적 손해는 없다고. 우리는 다만 영적으로 빈곤한 존재가 될 뿐이라고. 이 글을 읽고는 또 멍해졌다.



 



실제로 우리는 기온이 매우 변덕스럽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음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뚜렷한 4계절과 삼한사온이라는 기후 공식이 거의 사라지는 중이다. 우리나라는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그 자리를 대신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옷을 살 때마다 봄옷, 가을옷은 고민하게 된다. 너무 짧게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온난화가 큰 문제 없을 거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기존 환경종말론자의 주장과 대비할 것이 아니라, 실제 어떠한가를 보다 면밀하게 분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나 역시 그린피스든 어떤 환경주의자들이든, 괴상한 분장을 하고,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대기업을 공격하고, 제왕처럼 군림하는 것은 저자와 마찬가지로 옹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의 환경은 그린피스 혼자 구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 환경주의자와 과학자들 때문에 보호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환경 상황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던져야 했다.



 



또 논점이 조금 어긋났다. 가난한 나라들에게 기후 문제가 빈곤 문제보다 더 크냐며 기후 문제를 축소시켰다. 어떤 나라든 빈곤 문제는 당연히 당장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의 문제다. 하지만 기후 문제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저자는 선진국이 후진국의 기술개발과 경제발전을 빨리 도와주어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한 다음에, 환경을 생각해보자고 말하지만. (지금 우려하고 있는 환경 문제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므로) 그렇지 않다. 선진국은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경제발전과 함께 환경 문제도 함께 보호하는 일이 앞장 서야 한다.



 



저자의 주장은 신선하고 새로웠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 문제가 더 후퇴될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독자는 양쪽 의견을 다 들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환경문제에 대해 다른 관점의 주장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역사는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니까.



 



(이 글은 출판사의 지원으로 책을 무상으로 받아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책 리뷰는 지원과 무관하게 평소 리뷰 습관대로 개인적인 취향과 개인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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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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