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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공식계정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9.11.3
삶의 여정이란,
밤낮으로 흔들리며 멈추지도 못하고,
의미도 모른 채
그저 매달린 채 가야 하는,
절대 놓쳐 버릴 수 없는 여행길이었다.
-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 177쪽,
그녀에게 있어 삶은 그런 여정이었다.
아, 고달파라.
저렇게 매달린 채 가야만 하는 여정이라면.
하루라도 그렇게 온전히 눈 깨어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그 글을 읽으면서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그녀만큼 내 삶도 음침하고 음산했지만
의미도 모른 채
매달려 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글을 읽으며,
그래, 바로 내 삶이야! 하며 동질감을 느낄까를 생각하니
아찔해졌다.
부연 하늘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그래선 안 되는 여정이기에 그렇다.
끌려가더라도 의미를 모른 채 가선 안 되는 길.
밤낮으로 흔들리더라도
찰나의 순간에 흔들리지 않는 그 고요를 찾아내는
그 여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멈추지 못하면
질병으로라도, 상처로라도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탈북했다 중국에서 붙잡혀 다시 중국으로 끌려가는 열차 안에서
몸 날려 기차 밖으로 떨어지다 허리를 다치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 북으로 끌려가는 그 열차 안에
그대로 멈추지 못하고 달려가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 내 삶의 여정은 어떤가.
더러는 맞고
더러는 틀리지만
아, 내 삶의 여정은 어떠한가.
흔들리는 불안한 마차 안에서
세상을 바로 보는가.
아니면, 흔들리는 마차를 보는
길 가에 서서 손 흔드는
가난한 농부인가.
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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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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