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포카리
- 작성일
- 2009.8.9
나
- 글쓴이
- 정채봉 저
코리아하우스
오세암으로 유명한 정채봉 선생님의 유고 선집이다.
선집은 몇 편을 일정 기준으로 골라서 간추렸다는 뜻이다.
(부끄럽게도 선집이 뭔가를 찾아봤다는..ㅜ.ㅜ)
정채봉 선생님은 지난 2001년 타계하시고,
정리태님이 선친의 작품 가운데 몇 점을 정리한 책이 바로 <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이다.
<p5. 여는 글 중>
'나'가 어려움을 딛고 비로소 맑고 고운 영혼의 '나'가 되는 것. 그것이 아버지의 글을 한데 보듬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
책 역시 "나"라는 이름을 호명한 순간, 비로소 맑은 영혼을 품는 것 같다.
선친의 작품을 정리하면서 그의 고민들이 무수했을 것이다.
제목을 뽑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문장이다.
<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정채봉 선생님 그 자신을 향한 의미일 수도 있고,
그의 자녀인 정리태 자신을 향한 의미가 될 수도 ..
혹은 이 책을 접하는 독자 자신을 향한 외침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예전 인도의 유명한 명상가의 배꼽이란 책처럼,
간략한 글들 속에서 삶의 지혜를 담아 놓았다.
때론 우리 곁에서 들어봄직한 우화부터,
자신만의 짧은 생각을 정리한 글,
서양 유명한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와 정리한 글까지.
자신만의 느낌을 고스란히 글 속에 담아놓았다.
<p98>
연장은 좋은 일 하는 데 먼저 쓸 생각을 해야 한다.
길들임, 첫 걸음이 중요하다.
많은 여운을 남기는 대목이다.
<p60>
술 취한 형을 고자질하러 온 술 취한 동생에게 아버지의 한 마디.
'너 먼저 깨어라'
역시나, 대단한 울림이다.
깨어있으리라. 남을 살펴보기에 앞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그 안목에 감탄한다.
이처럼 책은 중간중간 삶의 지혜와 용기, 되돌아봄을 남긴다.
정말 나 자신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한 목적처럼 말이다.
가장 중요한 순간 순간의 기억과 행복의 참 의미를 깨닫는 글들은 더욱 가슴에 남는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과 달을 보며 술 한잔을 못해 아쉽다는 소리에,
"얼굴을 대고 먹어야 맛인가. 자 드세. 건배 "
왠지모를 정겨움이 묻어난다.
그래 달만 보며 술 한잔을 기울 생각보다,
달속에 담긴 그리운 얼굴과 한 잔하는 맛이라.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구절이다.
이렇듯,
책장 하나하나에 정리태 선생님의 탁월한 안목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나를 되돌아보는 선집을 구성한 까닭이리라.
흔히들 책 속에 길이있다고 한다.
책 속에서 만나는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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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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